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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性과사랑③]作家 12人 릴레이 에세이- 사랑은 가고 ‘러브’만 남은 이 휘황한 밤에 

 

외부기고자 공선옥 소설가 hahan7@hanmail.net
예전 나 어렸을 때, 우리집에서는 근동의 ‘큰애기’들이 모여들 일들이 종종 있었다. 우리집에서는 누에를 많이 키웠는데, 바로 그 누에의 암수를 구별하는 일도 그 중 하나였다. 우리는 그것을 ‘누에 가른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시골에 처녀들이 꽤 있었다.



그녀들은 붉고 파란 원색의 ‘월남치마’를 입고 우리집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밤늦도록 노래를 부르며 누에를 갈랐다. 밤이 깊어질수록 그녀들의 손놀림은 빨라지고 노랫소리는 박자 척척 들어맞는 합창이 되어 우리집 대문 밖으로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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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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