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동 △△번지. 기자는 굳게 닫힌 철문 앞에 서 있다. 열리는 일 별로 없는 침묵의, 그러나 저절로 쿵 소리가 울려날 듯 둔중한 철문이다. 그 문의 안쪽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겉으로 봐서는 종잡을 길이 없다. 간판도, 명패도 달려 있지 않다. 안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히 그 안에는 무엇인가 있다.
존재하지 않는 듯 존재하는 이곳, 바로 모두가 그 존재를 암묵(暗默)적으로 동의하는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다. 대한민국 군부대 안팎의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살아 있는 첩보가 되고 정보가 되어 집결되는 보이지 않는 사령부. 민간인마저도 사찰대상으로 삼았던 ‘대형’(Big Brother). 그리하여 한때 그 정보력과 위력으로 대권까지 장악했던 그곳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