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이어령의 교토일기] 도시락과 빵 그리고 벚꽃 

 

편의점인 ‘세븐 일레븐’까지 걸어서 가 본다. 차를 타기에는 가깝고, 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다. 처음으로 그렇게 많이 걸었다. 거리가 점점 어두워지면서 하나 둘씩 불 켜진 창문들이 땅거미 속에 떠오른다. 저녁이 먼저 찾아온 깜깜한 골목길에 있는 사진 현상소의 진열장만 환한 대낮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핀 라이트의 조명을 받으며 일본 10대 스타들이 웃고 있는 사진들이 암실 속의 인화지 같다.



새들처럼 둥지로 돌아갈 시간이다. 귀소 본능의 헤드라이트를 켠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도심에서 외곽도로로 빠져나간다. 원래 세븐 일레븐은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는 뜻으로 붙인 미국의 체인 편의점 이름이다. 10시쯤에야 문을 열고, 저녁 6시면 일찍 문을 닫아 버리는 백화점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것이 일본에 들어오면 한 술 더 떠 24시간 영업으로 판매 전략이 바뀐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2405호 (2024.04.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