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Home>월간중앙>사람과 사람

[화제 기업인] ‘추억의 원기소’ 부활시킨 이정철 서울약품 대표 

“‘원기쏘’ 들고 북한 갑니다” 


지난 2월 13일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는 40~50대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이름’이 등장했다. 이날 남자 주인공 강기태(안재욱 분)는 연인인 이정혜(남상미 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혜씨는 내게 ‘원기소’ 같은 존재에요.”

“원기소가 뭐지?” 이들의 대화를 듣고 20~30대 젊은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름은 40~50대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고도 친근한 존재다. 1960~70년대 먹거리가 충분하지 않던 시절 ‘국민 영양제’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게 바로 ‘원기소’이기 때문이다.

당시 원기소의 인기는 대단했다. 쌀 한말이 2천800원이던 1970년대 후반, 한 통에 1천100원의 고가였지만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원기소 선물 한 통을 받으면 아이 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그보다 더한 것이 없었을 정도다.

특히 중년에 접어든 나이라면 누구나 원기소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다. 엄마 몰래 원기소를 하나둘씩 훔쳐먹던 기억, 동네 아이들을 줄 세워놓고 원기소를 나눠주며 우쭐했던 기억 등 ‘그 시절’의 아련한 향수 말이다.

서울약품 이정철(50) 대표에게도 원기소의 기억은 남다른 듯하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원기소에서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을 느낀다고 했다. “제가 열두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장롱 속에 보관하던 원기소를 한 알씩 꺼내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있어요. 어찌나 맛이 고소하던지 학교 다녀오면 늘 장롱 문이 먼저 열리길 기대했죠.”

‘원기소’는 1980년대 중반쯤 제조사인 서울약품공업이 부도나면서 한순간에 판매가 중단됐다. 그 후로 원기소는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 속에서도 사라졌다. 이 대표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원기소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것이 못내 아쉬웠다. 2004년 우연히 옛 서울약품공업에서 일했던 박억준 씨를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은 원기소를 ‘국민 영양제’로 부활시키기로 의기투합했다.

이정철 대표는 2005년 5월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서울약품’을 설립했다. 그동안 몇 차례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올 3월 다시 ‘원기쏘’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원기쏘’ 출시를 눈앞에 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 이 대표를 서울 천호동 서울약품 사무실에서 만났다.

30년 만에 원기소가 국민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왜 이름을 원기소가 아닌 ‘원기쏘’라고 하셨나요?

“2004년 11월부터 꼬박 7년이 걸렸네요. 사실 저희가 그동안 ‘원기나’, ‘원기에스 정’ 등의 제품을 이미 출시했어요. 추억의 ‘원기소’와 성분이 동일한 제품입니다. 2007년 선보인 ‘원기나’는 의약품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의약품보다는 건강식품이 허가를 받기가 쉬워 온라인 판매용으로 출시했습니다. 2009년 나온 ‘원기에스정’은 의약품이에요. NK균 배양물이 들어가 소화와 장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완벽한 ‘원기소’의 재탄생은 아니었어요. 주성분은 같았지만 과거 ‘원기소’에 사용했던 역기표 상품마크를 사용하지 못했거든요. 역기표 상품마크를 특허청에 등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지난해 4월에야 특허등록을 마쳤습니다. 이번에 출시될 ‘원기쏘’에는 역기표 상품마크가 그려져 있어요. ‘역기표’ 마크가 없으면 ‘원기소’가 아니지요. ‘원기쏘’는 ‘원기소’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원기쏘에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 녹여

먹을 것도, 복용할 영양제도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원기소’가 많은 사랑을 받았겠지요. 하지만 요즘처럼 비타민제다 뭐다 해서 건강보조식품이 널려있는 세상에 ‘원기쏘’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까요?


“인스턴트 가공식품 섭취로 각종 성인병과 소아당뇨 등의 질병이 증가하고, 잘못된 식습관으로 위장장애를 겪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에 540만 명이 위염환자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영양실조를 겪었다면 요즘은 ‘영양 불균형’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저희 ‘원기쏘’가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것은 효모와 효소 등 천연 원료입니다. 화학 원료가 사용된 약품들과는 달리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죠. 어린아이부터 임산부, 노약자까지 모두가 복용할 수 있습니다.”

‘원기쏘’에는 영양소뿐만 아니라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성분도 들어있다는데 어떤 것입니까?

“원기쏘에 사용되는 효모에는 사람의 몸이 필요로 하는 필수아미노산과 다량의 미네랄, 비타민 등뿐만 아니라 베타 글루칸(betaglucan)이라는 면역력 인자가 들어있습니다. 그것이 각종 암이나 바이러스성 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종양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셀레늄이 효모 100g마다 10~200mg이나 들어있거든요. 최근 국제학술지 <식물요법연구>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효모 추출물을 쥐의 뼈를 만드는 세포에 투여한 결과 성장호르몬이 두 배나 늘었고, 뼈 길이도 30% 길어졌다고 합니다. 여기에 유산균이 첨가돼 있어 몸 안의 노폐물 배출과 장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이정철 대표는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이 있은 1주일 뒤인 2010년 4월 3일 북한을 방문했다.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일원으로 북한의 영유아 어린이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당시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진 북한 어린이들이야말로 ‘원기소’와 같은 맞춤형 영양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민감한 시기라서 방북 당시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을 텐데요. 북한에서는 무엇을 보셨나요?

“방북할 때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죠.(웃음) 아내는 ‘꼭 지금 가야 하느냐’며 만류했지만 북한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전해들은 제 마음은 확고했습니다. 당시엔 ‘원기쏘’를 출시하기 전이어서 건강기능식품인 ‘원기나’ 2만 병을 가져갔어요. 평양은 한마디로 ‘회색도시’였어요. 빨간 깃발과 선동 구호는 곳곳에 눈에 띄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침울하다고 할까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더군요. 작은 키에다 바싹 마른 몸은 마치 1950~60년대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게 했어요. 북쪽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인종이 돼버린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 대표는 평소 나눔 활동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그의 집무실 벽에도 ‘생명존중’과 ‘사랑나눔’이란 경영가치를 적은 액자가 걸려있다. 그는 북한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전부터도 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회사를 설립할 당시 그 금액이 얼마가 되든 수익의 10분의 1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다짐했고, 그것을 지금까지 실천해왔다. ‘원기쏘’ 출시에 전력을 쏟아온 것도 사회적 책임준수의 일환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원기쏘’ 출시가 사회 공헌과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 거죠?

“2013년까지 전국 보건소에 ‘원기쏘’를 보급하는 게 목표에요. 먹고 살기에 바빠 약 하나 챙겨 먹기도 어려운 서민들이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거든요. ‘원기쏘’는 영양제인 동시에 암이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행이 요즘 복지정책도 예방의학 쪽에 맞춰서 가고 있어요. ‘원기쏘’ 보급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만한 사회공헌이 어디 있겠어요? (웃음)”

‘원기쏘’로 이루고 싶은 다른 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2012년 올해는 ‘원기쏘’에만 전력투구할 생각입니다. 다가오는 5월에는 ‘원기쏘’와 함께 다시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흔히 ‘체력은 국력’이라고 했잖아요.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요즘엔 ‘경제력이 국력’인 시대가 됐지만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경제력도 불가능하잖아요. ‘원기소’가 국민 영양제로 사랑 받았듯 우리의 ‘원기쏘’가 국력을 키우겠습니다.”

/images/sph164x220.jpg
201204호 (2012.11.12)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