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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진단 | 아내와 딸에게 들려주고픈 ‘성형의 진실’ - 조화와 균형이 중요. 다 예뻐질 수는 없다! 

눈, 코, 얼굴 윤 곽 시술에서 3인의 베테랑 전문의가 들려주는 최적의 성형조건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대한민국 성형1번지로 꼽히는 서울 압구정전철역 근처에 내걸린 한 성형광고. ‘성형 전후’ 사진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사람들의 시선과 마 음 을 잡 아 끈다. / 사진·중앙포토

국내에서 시행되는 성형 시술의 종류는 15개 신체부위 130여 개가 넘는다. 지난 8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전국 160개 병원 홈페이지 정보를 바탕으로 집계해 발표한 결과다. 가장 보편적인 시술인 눈의 경우 쌍꺼풀 수술 외에도 7종류가 있고, 가슴 부위 관련된 시술은 무려 16종류나 된다. 쌍꺼풀 수술을 더 세분해보면 시술방법이 무려 94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한국 성형술의 현주소다.

지난해 발간된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은 전체 성형수술 및 미용시술 건수가 세계 7위다. 인구 1만 명당 건수는 131건으로 1위를 차지해 2위인 이탈리아(116건)와 3위인 미국(100건)을 크게 앞섰다.

현재 우리나라의 각종 미디어에는 수많은 성형 광고가 넘쳐난다. 어떤 ‘비포 앤 애프터’는 너무도 드라마틱해서, 성형에 부정적인 사람들마저 미혹한다. ‘시즌 4’에 이르기까지 화제의 인물을 낳고 또 낳은 케이블 TV 프로그램 <렛미인>은 기적에 가까운 ‘용모개조’의 현장이다. 그 성형의 마력에 성형외과 의사들마저 경악한다.

세상에 멋진 외모를 갖는 것보다 한 개인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게 또 있을까? ‘미’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는 법이 별로 없다. 성형을 통해 갖게 된 ‘인공의’ 아름다움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보증수표로 간주된다. 그래서 엇비슷한 모습의 성형미인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그들은 의사가 만들어낸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의란성 쌍둥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폐해도 적지 않다. ‘의란성 쌍둥이’라는 말보다 더 심한 용어는 ‘성형괴물(성괴)’이다. 그들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가해자다. 도를 넘은 성형 중독자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에 대한 환상을 바로잡는 제대로 된 ‘미학교육’이 필요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여자에 끌렸던 적이 있었다. 그는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어여쁜 여자들은 상상력이 없는 사내들에게 넘겨주자!”고 말하고 있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완벽한 아름다움에는 일종의 압제, 창백함, 독단성이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흔들리기 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아름다움을 주체적으로 해석한 두 문호의 기개를 남녀모두 새겨볼 만하다.

인터뷰에 응한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한결같이 “손댈 필요가 없는 곳을 수술해달라고 할 때가 가장 난감하다”고 말한다. 경쟁적으로 예뻐지기를 욕망하면서, 정작 자신의 건강과 개성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시술하면 돈을 벌 수는 있지만 보람을 느끼긴 힘들다고 한다. 그들은 “적절한 시술을 통해 오랜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분당 서울대병원의 전문의들이 안면기형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성형은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신체적 결함을 교정해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순기능을 한다. / 사진·중앙포토



100세 시대 트렌드로 떠오른 ‘동안시술’

한국에 처음으로 자리 잡은 성형수술은 이목구비 성형이다. 본래 한국미인의 기준은 가늘고 긴 홑꺼풀 눈에 적당히 아담한 코, 통통한 볼이었다.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면 ‘작은 눈, 낮은 코, 넓은 얼굴’이 전통 미인의 기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미의 기준이 바뀐 시점은 한국에 미군이 진주하면서부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쌍꺼풀 수술을 시행한 사람도 미군 군의관이었다. 당시 한국인들은 크고 동그란 미국인들의 눈과 오뚝한 코에 매력을 느끼며, 동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수술을 통해 그들과 근접한 외모를 갖고자 했다.이후 미인의 기준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이목구비 중심의 성형문화가 바뀐 시점은 2000년대 이후다. 100세 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은 오랫동안 건강하고 젊게 사는 웰빙문화를 만들어냈다. 100세 시대 월빙문화가 만들어낸 성형의 트렌드가 ‘동안시술’이다. 이렇게 등장한 동안시술의 대표적 소재가 보톡스·필러다. 보톡스는 200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주름살 제거, 근육축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보톡스의 등장은 주름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주로 ‘에스테틱 피부관리’에서만 찾았던 국내인들에게 매력적인 시술로 인식됐다. 잘라내거나 절개하는 수술 없이 탄력 있는 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보톡스의 강점이다.

보톡스와 함께 동안시술의 소재로 등장한 제품이 필러(filler)다. 필러는 ‘채워 넣는다’는 의미를 가진 시술용어다. 노화의 대표적인 징후인 깊게 패인 주름, 꺼진 피부를 외부물질로 채워주는 동안치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필러와 보톡스가 이목구비 성형을 대체, 또는 보완하는 시술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바빠진 라이프사이클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3~6개월간의 회복기간을 거치는 수술적인 방법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시술에 편리함을 느꼈다. 그래서 코성형은 코필러로 턱, 이마, 귀족 보형물수술은 필러성형으로,사각턱축소술은 턱 보톡스로 대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수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보톡스, 필러시대의 개막에 한몫했다. 영구적이지만 부작용의 위험성을 가진 성형보다, 일시적이지만 부작용의 위험이 적은 필러·보톡스 시술의 장점이 부각됐다. 최근에는 양악수술을 대신해 필러·보톡스를 이용한 ‘쁘띠 양악시술’도 등장했다. 한마디로 한국의미용, 성형은 서구인들의 외모를 닮기 위한 이목구비 성형으로 시작해, 동안시술을 거쳐 주사시술이 이목구비 성형을 대체·보완하는 단계까지 왔다.

요즘 성형계의 핫 이슈는 ‘렛미인 신드롬’이다. 2011년 첫선을 보인 이후, 올해로 시즌4을 마무리한 케이블 TV 스토리온의 <렛미인> 프로그램이 부른 사회현상이다. <렛미인>은 외모때문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국내 최대 메이크오버 쇼다.

<렛미인> 한 편에는 외모 때문에 깊은 상흔을 입은 한 사례자가 렛미인으로 선정되고, 완벽하게 달라진 외모와 탄탄해진 정신으로 당당하게 무대 위에 오르는 모습까지를 담는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극적인 메이크오버 과정을 지켜보며 사례자들과 함께 슬퍼하고, 그들에게 새롭게 주어진 삶에 공감하게 된다.



겸허의 진리―모든 아름다움은 소멸한다

<렛미인>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자들의 공통점은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이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정작 본인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크게 괘념치 않았지만, “인상이 좋지 않아 보인다, 표정이 왜그러냐” 등의 말이 당사자에겐 큰 상처가 됐다.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진 사람을 편견을 갖고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보여줬던 프로그램이다.

사회적인 파장도 일었지만 이상적인 성형수술의 원리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현재까지 선정된 렛미인은 40명이상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렛미인 닥터에게 성형수술을 받아 드라마틱한 외모로 변신했다. 그들 모두에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조화와 비율이 맞춰진 이상적인 얼굴 밸런스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이상적인 얼굴 밸런스는 얼굴형과 연결되는 눈·코의 위치와 모양이 좌우한다. 의학적으로 이마·코·인중과 턱 끝까지의 얼굴 세로길이 비율이 1대 1대 1일 경우를 얼굴의 황금비율이라 말한다. 다시 말해 두 눈과 코를 이었을 때 정삼각형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얼굴 비율이다.

성형전문의들은 ‘성형은 조화’라는 점을 강조한다. 큰 눈과 오뚝한 코, 작은 얼굴을 만드는 것보다 얼굴 전체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대 바둑사의 기성(棋聖)으로 추앙받는 오칭위안(吳淸源)이 ‘바둑은 조화’라고 정의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배치의 묘미를 살리는 일이다.

이목구비 성형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눈, 코, 안면 윤곽 3분야의 ‘성형 진실’을 3명의 전문의에게 물었다. 의사도 환자도 욕심을 내선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이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길이며, 어떤 아름다움도 결국은 소멸한다는 ‘겸허함’을 배우는 길이라는 것이다.




사진·오상민
1.눈 성형 - “고칠 곳과 살릴 곳을 지혜롭게 판단해야”

이효련 압구정 오라클성형외과 원장

눈 성형은 세심한 주의와 예술적 감각을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수술이다. 눈은 생김새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수술 전 코나 얼굴 골격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눈은 사람의 첫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미의 핵심 기준이 되었다. 다만 미의 기준이 시대에 따라 변하듯, 아름다운 눈의 기준 또한 변하기 때문에 정의하기 쉽지 않다. 자신의 이목구비에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눈매가 가장 아름다운 눈이다. 눈 성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진실이라 할 것이다.

요즘은 연예인의 사진을 들고 와서 똑같이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성형 전문의들이 높이 평가하는 몇몇 연예인의 눈이 있다. 걸그룹 미스에이의 ‘수지’는 안에서 바깥으로 가늘게 그려진 옅은 쌍꺼풀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이목구비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선한 눈매다.

소녀시대 윤아는 사슴같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을 가졌다. 그의 미모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라고나 할까? 생기발랄한 미소를 가진 시크릿의 ‘한선화’는 웃을 때 그려지는 애교만점의 반달눈과 선명한 눈매가 압권이다.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은 시원한 서구형 눈매를 가졌다. 다소 차갑고 매서운듯하면서도 웃을 때 접히면서 올라가는 눈꼬리가 반전의 매력이다.

가요계의 섹시 아이콘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포미닛의 ‘현아’는 또렷하면서도 날렵하다. 눈꼬리가 올라가는 ‘고양이 상’ 눈매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누구나 다 이런 눈매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눈에는 아름다움의 인자가 있다. 눈 성형은 그 인자를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노련한 성형의는 ‘고칠 것’ 못지않게 ‘살릴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판단하는 사람이다.


2012년 성형수술 방송 프로그램 <렛미인>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만난 하지영(왼쪽)·송혜영 씨. 성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더 이상 콤플렉스에 갇혀 어둡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 사진·중앙포토



몽고주름 없애는 ‘앞트임’ 시술

눈 성형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그래서 ‘국민 성형’이라고도 불리는 쌍꺼풀 수술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쌍꺼풀 수술은 매몰법과 절개법으로 구분되는데, 둘 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절개법은 잘 풀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복기간이 길고 흉터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매몰법은 자연스럽고 수술한 티가 나지 않지만, 간혹 풀리는 경우가 있어 고민이다. 최근에는 매몰법과 절개법을 절충한 다양한 시술방법이 개발돼 있다.

쌍꺼풀 성형은 여타 수술에 비해 임상결과가 많아 비교적 안전하다. 하지만 눈은 피부와 근육, 지방, 안검판 등 여러 조직이 복잡하게 구성돼 있고 사람마다 모양과 구조가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자칫 무리한 수술을 받으면 기능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수술한 티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도한 욕심을 배제하고 수술 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수술방법과 디자인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때 자신의 이미지나 눈매 및 얼굴라인, 눈썹, 코 등 주변 구조와의 전체적인 조화와 눈을 뜨는 힘 등을 고려해야한다.

눈이 커지는 방법으로 쌍꺼풀 수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눈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싶거나, 원래 쌍꺼풀이 있는 경우에 눈의 가로 길이를 늘리는 방법으로 ‘뒤트임 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뒤트임 수술은 눈꼬리를 내려 순한 눈으로만들 수 있다고 하여 일명 ‘강아지눈 수술’이라고도 불린다. 안구가 돌출되었거나 눈의 상하길이만 긴 경우, 졸려 보이는 눈, 사나워 보이는 눈 등을 교정하는 수술로 피시술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앞트임’은 눈 안쪽을 가리는 몽고주름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동양인의 경우 상당수가 눈의 안쪽 가장자리에 피부가 덮여 있다. 이를 서양에서는 ‘몽고주름’이라고 부른다. 몽고주름으로 인해 눈의 안쪽을 가리게 되면서 눈이 작아 보이고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앞트임 수술로 이런 몽고주름을 제거해주면 안쪽의 숨은 몇 ㎜를 찾을 수 있다. 쌍꺼풀 수술과 병행하면 실제 눈의 길이가 길어지고 양 미간이 폭이 좁아져 또렷하고 세련된 인상을 줄 수 있다.

요즘엔 눈꺼풀이 두꺼워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피부가 두꺼운 경우, 지방이 많은 경우 그리고 피부 아래 근육발달이 과도한 경우 등이 원인이다. 피부와 근육이 두터운 경우에는 절개법 눈성형을 하는 것이 적합하다. 쌓인 지방이 원인인 경우에는 매몰법으로 쌍꺼풀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부분절개법을 활용해 지방을 제거해주면 된다.


사진·전민규



2.코 성형 - “무리한 ‘높이기’보다 안정적 변화를 구하라”

정동학 강남 심미안성형외과 원장

미인의 대명사 클레오파트라뿐 아니라 세기의 미녀로 불리는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엘리자베스테일러, 비비언 리, 잉그리드 버그먼 등의 미모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오뚝하고 균형 잡힌 코 일 것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당대 세계 제일의 미인이었지만 그가 20세 전후 코를 성형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테일러는 코가 너무 퍼지고 넓다는 영화사 중역의 권유로 코를 좁히는 성형수술을 했고, 그 결과 그는 세기의 미인으로 재탄생했다. 할리우드 비화나 테일러의 몇몇 전기에도 나오는 사실이다. 그보다 더 완벽한 코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옛날 할리우드 영화의 광적인 팬들은 테일러가 <젊은이의 양지> 이후 확실히 코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었다. 그는 나이가 든 후에도 수십 번의 성형수술로 성형중독 의혹을 받기도 했다.

파스칼은 수상록 <팡세>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도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스타 리즈 테일러(왼쪽)와 그레이스 켈리. 두 사람 모두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특히 아름다운 코가 팬들을 매혹했다. / 사진·중앙포토
클레오파트라의 기구한 운명을 생각할 때 높은 코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백인이 되고 싶은 마이클 잭슨도 무리하게 코를 높이려다 자신의 운명에 영향을 준 큰 문제를 야기했다. 코 성형술의 가장 중요한 진실은 무리한 높이 추구보다는 안정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양인의 낮은 코는 분명 코 성형술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부위다. 가장 기본적인 시술은 낮은 콧대를 높여주는 융비술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콧등을 높이는 수술이다. 실제로는 콧등의 높이뿐만 아니라 코의 길이도 길어지게 된다. 콧등이 시작되는 이상적인 위치는 어디일까? 눈을 떴을 때 쌍꺼풀이 생기는 부위부터 올리는 것이 자연스럽다. 콧등은 코뿌리와 코끝을 연결한 선보다 2㎜ 정도 안쪽으로 들어간 것이 좋다. 콧등을 높일 때 사용되는 재료로는 실리콘 삽입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코끝을 한복의 버선처럼 둥글면서 살짝 올려 주는 코끝성형도 있다. 복코처럼 뭉툭하게 퍼진 코끝을 모아주거나 매부리코처럼 아래로 처진 코끝은 위로 올리는 등 코끝의 모양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코끝의 연골을 모아주거나 코끝 연골의 위치를 교정한다. 코끝의 모양뿐 아니라 콧구멍의 모양도 교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콧대가 울퉁불퉁한 매부리코도 ‘코 콤플렉스’를 유발하는 가장 중대한 증상 중 하나다. 매부리코는 나이가 들어 보이게 할뿐더러 고지식한 인상을 만든다. 코의 중간 부위의 매부리가 너무 높다면 돌출된 부위를 낮춰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코끝과 코의 맨 윗부분이 코의 중간 부위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서 발생한 매부리코도 있다. 이 경우에는 돌출된 부위를 깎아 주는 한편, 낮은 코끝을 높여주는 코끝성형과 코의 윗 부분을 높여주는 융비술을 동시에 시술한다.



섣부른 지식으로 예단하지 말아야

코 수술은 부작용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가격의 ‘이벤트 시술’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초보 의사들이 수술 경험을 쌓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환자를 모객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 초기 수술한 보형물을 제거하고 문제점을 해결한 후, 새롭게 코 모양을 디자인하고 성형에 들어가야 한다. 무조건 콧대만 높이는 수술에 집착하게 되면 결국 비용과 시간 낭비가 불가피한 재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성형 보형물의 주재료는 실리콘이다.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실리콘 보형물도 이제는 자가조직 코성형에 그 자리를 조금씩 내어주고 있다. 좀 더 안전하고 자연스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자가조직 가운데에서도 특히 자가진피 코수술이 주목을 받는다. 대개 콧대를 올리는데 사용하며, 엉덩이에서 가장 많이 얻는데 코 재수술에 매우 효과적이다.

코 성형에서 자가진피를 이용하는 목적은 실리콘 보형물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즉 피부가 얇아져서 비치거나 빨갛게 되는 현상, 코가 들리거나 변형이 나타나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자가진피가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 흡수율(20~50%)이 높고 사람마다 편차가 심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뭉툭한 모양 때문에 콧대의 윤곽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코끝에 사용하는 것은 미용적인 측면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미리 판단하지 말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지미연



3.양악수술 - “구강외과·마취과 의사의 협진 살펴야”

강춘성 신사 다미인 성형외과 원장

서울대 치과대학의 민병일 교수는 1950년대 초 최초의 턱교정 수술에 성공했다. 양쪽 턱 아래쪽의 피부를 절개하고 주걱턱 환자의 하악골 턱관절 아래쪽을 사선으로 절단하여 길이를 줄여준것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술이었으나, 곤궁하고 혼란했던 시대상에 묻혀 그 진가를 알아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시의수술 기자재로는 윗턱에 대한 수술을 감히 시도하지 못했다. 하악골 부위의 수술에만 한정됐고, 피부를 광범위하게 절개한 흉터를 제대로 감출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그후 30년 후인 1981년 민병일 교수는 얼굴이 비뚤어진 환자에게 양악수술과 뼈 이식을 시술하였는데, 이 수술이 위턱과 아래턱을 동시에 시행한 양악수술 국내 최초 사례로 남아있다. 새벽 7시30분경에 시작해 저녁 9시경에 끝난 대수술이었다. 전신마취를 담당했던 마취 전문의는 이 엄청난 치과수술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양악수술은 안면기형을 해결하기 위한 턱교정 수술이다. 안면 기형은 얼굴을 구성하는 골격의 이상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양악수술은 위턱과 아래턱의 위치를 동시에 이동시킴으로써 치열을 정상으로 돌리고, 나아가 안면 골격의 기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요컨대 미용성형의 목적으로 개발된 시술법이 아니란 것이다. 단지 그 기법을 미용성형에 응용하고 있을 뿐이다. 아래위 두 턱의 골격 비율을 수정하면 얼굴의 각 부위 균형이 달라지면서 균형 잡힌 외모를 갖게 하는것이다.

양악수술은 위험하고 어려운 수술이다. 얼굴의 모양만 바뀌는 수술이 아니고, 치아의 맞물림, 씹는 기능, 턱관절, 심지어는 기도의 변화까지 유기적으로 연관돼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오랜 교육과 수련과정, 노하우가 필요하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됨은 물론이다. 전신마취, 치아교정을 위한 협진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악수술 전문의, 치과의사, 마취과 의사가 원활하게 환자를 수술하고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관련 의료장비의 놀라운 혁신이 이뤄져 수술에 따르는 위험은 크게 줄었다.

3D 사각턱 수술은 귀 아래 뼈에서부터 앞턱의 두께나 넓이에 이르기까지 한번에 수정하는 안면윤곽 수술이다. 연예인처럼 아찔한 V라인의 작고 갸름한 얼굴형을 만들어 양악 수술 못지않은 효과를 보여준다. 사각턱과 앞턱을 복합적으로 교정함으로써 뼈와 근육 모두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귀 뒤 사각턱 수술은 입 안을 절개하지 않고 귀 뒤의 피부를 최소 절개하여 부드러운 곡선모양으로 뼈를 절제하는 시술이다. 귀 밑이 사각형으로 각이 져 있는 경우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흉터에 대한 염려가 적은 시술법이다.

국제적 표준으로 정립돼 있는 양악 수술의 5대 요건은 피시술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턱교정 수술은 턱의 크기나 위치의 이상을 적절히 해결하여 환자의 씹고 말하는 기능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미용적인 문제들도 함께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수술이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 양악 수술은 그 결과를 다시 돌리기 어려운 비가역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예측 가능하고(predictable), 재현 가능하며(reproducible), 수술 후 정확한 평가가 가능해야 한다. 또한 수술 후 수술 결과를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셋째, 정확하게 이뤄진 수술의 결과가 이후 교정 기간과 유지 기간에도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술이 뼈뿐만 아니라 근육과 턱관절과 같은 주변 조직들까지 충분히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수술 후 크게 아프지 않아야 하며, 기타 수술로 인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크지 않아야 한다. 정상적으로 양악 수술을 했을 경우,수술 후 통증은 약으로 잘 조절되는 정도다. 다섯째, 양악 수술을 포함한 수술 교정의 전 과정이 반드시 교정 의사와 구강외과 의사의 긴밀한 협진으로 이뤄져야 한다. 성공적인 양악수술을 위해서는 환자의 얼굴뿐 아니라 치아와 턱관절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므로, 교정 의사와 구강외과 의사의 협진은 필수다.

201410호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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