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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중국 인물&인문지리지 ⑩베이징(北京) - 제왕의 엄혹한 기운이 서린 곳 

황제의 도시이자 슈퍼파워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중국의 핵심… 정치적이며 전략적 마인드, 질서와 위계의 관념 두드러져 

유광종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는 베이징(北京)이다. 한반도의 평양과 비슷한 위도(緯度) 에 놓여 있는 이곳은 달리 설명이 필요치 않은 지역인지도 모른다. 한국의 수많은 사람이 다녀왔고, 이제 국력을 키워 바야흐로 지구촌의 슈퍼파워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중국의 정치 및 사회 등 모든 분야의 핵심을 이루는 곳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이미지가 드넓은 천안문(天安門)광장과 고색창연한 자금성(紫禁城), 그리고 만리장성이다. 조선 왕궁인 경복궁에 비해 훨씬 웅장하게 지은 자금성, 그리고 그 앞에 걸린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영웅 마오쩌둥(毛澤東)의 초상, 기이하다 싶을 정도로 크게 지은 인민대회당, 아울러 ‘이 자리에 꼭 이 건축이 들어설 필요가 있었느냐’는 물음을 자아내는 만리장성 등은 베이징의 이미지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상하이(上海)가 개방과 진취를 표방하는 곳이라면 이곳 베이징은 엄 격한 구획과 질서를 바탕으로 대일통(大一統)의 제왕적 기운을 과시하는 곳이다. 따라서 상하이 식의 자유로움, 개방성은 이곳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구획성에 거대 중국을 끌고 가는 정치적 무게가 더 느껴진다.

이곳은 황제(皇帝)의 도시다. 명 태조 주원장(朱元璋)의 아들인 영락제(永樂帝) 주체(朱棣) 뒤로 태어난 모든 명나라 황제, 그리고 산해관(山海關)을 넘어와 베이징을 차지한 뒤 중국을 호령했던 청나라 순치제(順治帝) 뒤의 청 황제 등이 모두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 전의 원(元)나라 황제도 여럿이 베이징을 출생지로 두고 있으니, 어쨌든 이곳은 황제의 기운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 황제의 기운, 즉 제기(帝氣)는 사람이 뿜어내는 기운 중에 가장 강력하다. 이른바 ‘억조창생(億兆蒼生)’의 생사를 한 손에 쥐고 농락할 수 있으니 그 얼마나 대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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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호 (201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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