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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리포트] 토종벌이 사라진다! 

치명적 바이러스 질병 전국적으로 번져 2010년부터 급감… 정부는 서양벌이 꽃가루받이 역할 한다는 이유로 종복원 지원에 소극적인 입장 

글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ang.co.kr / 사진 오상민 기자 osang@joongang.co.kr
국내 토종벌이 멸종 위기에 몰렸다. 꿀벌 애벌레 소화기관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질병인 ‘낭충봉아부패병’ 때문이다. 이 질병으로 2010년 전국 토종벌의 98%가 폐사해 토종벌 농가는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농민들의 한숨소리는 깊어지지만 정부는 종복원 지원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예산 배정에 소극적이다.

▎꿀벌은 벌집을 짓는 재료를 몸 안에서 생산한다. 일명 밀랍이라고 한다. 무질서하게 집을 짓는 듯 보이지만 완성될 즈음에 보면 벌집의 각 부분은 마치 주사위와 퍼즐을 끼워 맞춘 듯 한치의 오차도 없다.
북한강에서 동쪽으로 10여㎞ 떨어진 경기도 양평군 명달리 마을 뒷산인 삼태봉 기슭. 6~7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수백 개의 토종꿀벌 벌통이 즐비했으나 지금은 잡초만 무성할 뿐이다. 이 마을 이장 유명현(62) 씨는 “아버지 대에서 100년 가까이 토종벌을 길러왔는데, 올봄에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는 80통이나 됐어요. 한 해 수입도 1000만~2000만원은 벌 수 있어 쏠쏠했는데….” 2010년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국적에 번진 낭충봉아부패병 탓에 벌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그는 몇 년을 쉬었다가 지난해 봄에 다시 벌통 22개를 분양받아 양봉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 사이 그 벌이 다시 폐사해버렸다고 한다. 유씨는 “그 전에는 벌이 병을 앓더라도 큰 탈 없이 지나갔는데 이 낭충봉아부패병에 한 번 걸리면 살아남지를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육각형의 벌방 속에서 자라는 꿀벌 애벌레의 소화기관에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벌방의 뚜껑이 쭈글쭈글해지고 감염된 애벌레는 부어오르면서 죽게 된다.

9월 20일, 충북 충주시 신니면 문숭리 들판에 충북지역의 양봉농민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폐사한 토종벌 벌통 800여 개를 쌓아놓고 불을 지르는 화형식을 열었다. 농민들은 호소문을 통해 “토종벌 낭충봉아부패병은 토종벌 농가에는 끔찍한 재앙”이라며 “2008년 처음 발생한 이후 2010년부터 전국을 휩쓸어 전국 토종벌의 98%가 폐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해법이나 예방책이 없어 농가는 완전 파탄에 이르렀다”며 “국내 토종벌과 한봉산업을 살리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 온 국민이 한봉산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멸종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토종벌과 이를 기르는 한봉산업이 벼랑끝에 내몰려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낭충봉아부패병이 퍼지기 전인 2010년에 전국 토종벌 벌통 수가 42만여 개에 이르렀다. 하지만 토종벌 양봉농가들은 현재 벌통 수가 1만 개(2%)로 줄었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말 이 질병을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2014년까지 30만 통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토종벌 종복원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올해까지 토종벌을 보존하기 위해 8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새로 토종벌통을 분양받는 농가에 벌통 하나 당 40만원을 지원했고, 농가는 10만원 정도만 자부담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사업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진행한 종복원 사업이 오히려 이 질병의 확산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평군에서 토종벌을 기르는 홍정석(52·여·전 경기도의원) 씨는 “정부 지원과정에서 감염된 벌을 제대로 가려내지 않고, 보급만 장려하는 바람에 병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감염된 벌통의 소각·살처분에 대한 지원 없어 농민들도 감염 사실을 숨긴 채 분양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2010년 토종벌 98%가 폐사, 멸종 위기


▎경기도 양평군에서 토종벌을 기르는 홍정석 씨가 벌통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종복원 사업 예산을 5억원으로 줄였고, 내년엔 아예 중단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서재호 서기관은 “한때 100원씩 하던 토종벌통의 가격도 지금은 떨어져 정부 지원이 없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필요성이 없다기보다는 워낙 토종벌 감염이 심해 분양을 받으려는 농민이 크게 줄면서 배정된 예산도 다 못 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토종벌 대신 서양벌 양봉 수가 2014년 말 현재 전국에 185만 통이나 있기 때문에 토종벌이 사라져도 꽃가루받이 등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와 일부 전문가의 인식도 작용했다.

2010년 5월 여름 평창·영월·정선 등 강원도와 전북 등지에서는 토종벌을 기르는 농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토종벌 성충(일벌)이 애벌레를 벌통 밖으로 물어 나르기도 하고, 어떤 벌통에서는 벌들이 아예 사라져버리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바로 낭충봉아부패병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으로 번진 낭충봉아부패병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토종벌 양봉이 활발했던 전북 남원시 경우의 2010년에는 토종꿀벌 양봉농가는 모두 325가구였고, 벌통 수가는 7만2800개에 이르렀다. 하지만 질병이 번진 2011년에는 69가구 406개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8가구 254개만 남았을 뿐이었다. 여전히 회복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충북 청주시에서 토종벌을 기르고 있는 토종벌 지킴이 김대립(42) 씨도 “3대째 1000개의 벌통에서 토종벌을 기르고 있는데, 지금은 250통으로 줄었다”며 “주변에 500~600통 씩 기르던 농가도 여럿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어졌다”고 말했다.

토종벌 농민들과 달리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그다지 심각하게 보지 않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농민들은 토종벌통이 1만 개라고 하지만 정부 통계에서는 9만9000개 정도 된다”며 “만성 질병 형태로 전환한 게 아닌가 판단된다”고 말했다. 농가에서 관리를 소홀히 하면 확산되고,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또 서양벌로 양봉을 하는 농가의 밀도(단위면적 당 수)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토종벌이 줄어들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9만9000개로 보는 것은 최대치라는 게 농민들의 시각이다. 김대립 씨는 “봄에 벌들이 분봉을 하면 벌통 수가 9만9000개 정도로 늘어날 수도 있지만 여름 내내 낭충봉아부패병이 확산되면 죽어버려 가을에는 다시 1만~2만 개로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자칫 토종벌 자체가 사라지는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동대 식물의학과 정철의 교수는 “서양벌은 산림과 농경지 경계부에서 양봉이 이뤄지지만 토종벌은 산속에서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며 “토종벌은 육식성 곤충과 새들의 먹이가 되는 등 산속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서양벌이 꽃가루받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토종벌도 전체 꽃가루받이의 25% 정도는 차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식량·과일·사료 작물 가운데 30%가 넘는 식물의 꽃가루받이를 담당할 정도로 중요하다. 서양벌보다 크기가 작은 토종벌은 꽃 크기가 작은 야생화, 멸종 위기종의 꽃가루받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최근 말벌이 도심에 자주 출몰하는 것도 먹이가 되는 토종벌이 사라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정 교수는 추정했다.

“여왕벌 격리해 바이러스 확산 막아야”


▎9월20일, 충북 충주시 신니면 문숭리 밭에서 한국한봉협회 충북지회 회원들이 낭충봉아부패병에 감염된 토종벌통 800개를 불태우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김기경(곤충학) 박사는 “서양벌의 경우 경제성에 맞춰 장소를 옮겨가면서 양봉을 하는 반면, 토종벌은 보통 한 곳에서 이동하지 않고 기른다”며 “서양벌에만 의존할 경우 꽃가루받이 등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종벌은 벌통 입구를 10㎝만 틀어놓아도 집을 못 찾을 정도라서 벌통을 옮기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농민들은 토종벌이 멸종위기에 처했지만 되살릴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낭충봉아부패병 청정지역을 지정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청정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의 농민들이 반대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오염지역이란 낙인이 찍힐 경우 벌꿀 등을 제값에 팔지 못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신 감염된 토종벌은 살처분하거나 소각을 하고, 건강한 벌을 증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살처분·소각을 하려면 소·돼지 구제역처럼 정부가 농가에 보상을 해줘야 하지만 정부는 검토만 하고는 시행은 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세계적으로도 벌의 살처분에 보상을 해준 사례가 없고, 벌통 속의 벌 수를 정확히 헤아릴 수 없어 보상액을 산정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기도 양평의 홍정석 씨는 “정부가 벌 수가 아니라 벌통 수를 기준으로 살처분 보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정부가 토종벌의 특성을 모른 채 벌통과 장비를 소독하고, 개량벌통을 사용하라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서양벌은 감염된 유충을 벌집 속에 방치해서 감염된 벌통을 소독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토종벌은 감염된 유충을 5㎞ 반경 내 곳곳에 물어다 버리기 때문에 벌집만 소독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개량벌통은 통속의 벌집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어 점검이 쉽다. 하지만 겨울철에 설탕물로 보충하는 서양벌에는 개량벌통이 적당하지만, 꿀을 먹고 겨울을 나는 토종벌에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살처분과 함께 여왕벌을 일정기간 격리하는 방법도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애벌레 사이에만 병을 일으키고 성충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왕벌은 벌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하루 2500개 정도 알을 낳는데, 여왕벌을 벌집 속 작은 ‘우리’에 가두고 덩지가 작은 일벌만 드나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왕벌이 산란을 하지 않는 사이 일벌들은 감염된 애벌레를 내다버리고, 빈 벌 방에 꿀을 계속 채운다. 열흘 정도 지난 다음에 감염된 애벌레가 다 제거되면 여왕벌을 풀어주면 벌 집단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씨는 “여왕벌을 골라내기가 어렵긴 하지만 벌통 아래에 체를 받친 다음 공기압주입기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여왕벌만 남는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최용수 박사는 “외국에서도 여왕벌을 격리해서 질병을 막는 사례가 있다”며 “토종벌이 서양벌보다 벌집을 청소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의 김대립 씨는 “토종벌을 지킬 방법이 아직 있다”며 “종복원 사업이 문제가 많다고 중단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동대 정철의 교수는 “토종꿀벌은 한반도 자연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야생 멸종위기식물의 꽃가루받이에 기여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꿀벌’ 실종에 대책 마련


▎경기도 양평군 수입리 한 농가에 있는 벌통. 멸종위기에 있는 토종벌 때문에 농가들도 위기에 처했다.
미국에서는 2005년, 꿀벌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캐나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 CCD)이다. 서부 해안지역에서는 꿀벌의 30~60%가, 동부 해안지역에서는 70%가 사라졌다.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해마다 30~40%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많은 학자가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매달렸다. 바이러스나 곰팡이, 응애가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고, 전자파·농약 탓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농경지에서 단일 작물을 재배하면서 잡초들을 제거해 꿀벌들이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제시됐다. 특히 최근에는 파종하기 전에 종자를 처리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라는 농약이 ‘주범’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CD가 어느 하나의 원인에 의해 나타나기보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하나하나는 작은 영향을 미치지만 상승작용을 일으켜 꿀벌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기구인 ‘어류 및 야생동물국(Fish and Wildlife Service)’에서는 지난 9월 말 하와이 토종벌 7종을 미 연방 ‘멸종위기종’ 리스트에 벌 종류로는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개발로 인한 시식지의 감소, 산불, 외래 곤충과 식물의 유입, 가뭄·허리케인과 같은 기상재해 등으로 인해 토종벌들이 멸종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토종벌은 하와이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식물의 꽃가루받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보호가 필요하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한 것이다.

- 글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ang.co.kr / 사진 오상민 기자 osang@joongang.co.kr

[박스기사] 새 집 찾는 꿀벌의 집단 지능 - 벌 집단 유지 위해 여왕벌 페로몬은 필수

수만 마리의 일벌과 한 마리의 여왕벌로 이뤄진 벌 무리는 늦봄이나 초여름이 되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난다. 수가 너무 불어나 한 집에 같이 살 수 없게 되면 분봉을 하는 것이다. 분봉을 하는 첫 단계는 여왕벌이 낳은 알에 로열젤리를 먹여 딸 여왕벌을 기르는 일이다. 분봉을 할 때는 새 여왕벌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 여왕벌과 기존 벌 무리의 3분의 1 정도는 옛집에 남겨두고, 옛 여왕벌과 나머지 일벌이 떠난다. 새 여왕벌이 자라는 동안 어미 여왕벌은 일벌로부터 시달림을 받아 몸무게가 25% 정도 줄어든다. 이 다이어트를 통해 비행이 가능한 몸매를 갖추게 된다.

옛집을 벗어난 벌 무리는 멀리 이동하지 않고 덩어리를 이룬 채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가까운 임시 거처, 즉 나뭇가지에 붙어 지낸다. 이 사이 수백 마리의 정찰대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집터 후보지를 찾아낸다. 후보지를 찾아낸 벌들은 나머지 벌의 지지를 이끌어낸다. 후보지 가운데 가장 좋은 곳이 선택되면 함께 이동한다.

좋은 후보지를 발견한 정찰벌은 임시 거처로 돌아와서는 숫자 8 모양으로 비행을 하는 이른바 ‘8자춤’을 추면서 보고를 한다. 8자춤은 목표지점의 방향과 거리를 동료에게 알려줄 때 사용한다. 후보지의 가치가 뛰어날수록 정찰벌은 8자 춤을 더 많이 반복한다. 탐색한 곳이 마땅치 않으면 아예 보고하지 않는다.

이렇게 8자춤을 계속 추면 다른 정찰벌들이 그 보고 내용을 확인하러 후보지를 방문하게 된다. 후보지를 다녀온 벌들도 자신의 평가 결과를 표시한다. 지지를 할 경우 동일한 모양의 8자춤을 추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특정 후보지에 대한 지지가 확산된다. 결국 모든 정찰벌이 한 후보지를 가리키는 8자춤을 추게 되고, 그렇게 되면 벌 집단 전체가 최종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 한편 벌 집단이 유지가 되려면 여왕벌의 페로몬(pheromone)이 필요하다. 페로몬은 동물들 사이에서 번식 등 성적 행동이나 집합 등 다양한 행동에 영향을 주는 신호물질이다. 여왕벌이 분비한 페로몬이 일벌 전체로 전달된다. 페로몬이 전달되지 않으면 일벌은 더 이상 무리를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 낭충봉아부패병을 해결하기 위해 여왕이 알을 낳지 못하도록 격리할 경우에도 페로몬은 일벌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완전히 막힌 곳에 여왕벌을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덩지가 작은 일벌은 드나들 수 있는 우리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611호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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