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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뉴리더(1)] 이재명이 키운 ‘영파워’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야 상관없이 민생 의제 풀어나갈 의원들과 협력할 것”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인천 최연소 당선인, 경기지사 청년비서관으로 이재명 대표와 인연 맺어
“가장 시급한 현안은 저출생 문제 해결, 생애주기 전체를 조감해야 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모경종 후보에게 ‘후보자 추천서’를 전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모경종(34) 더불어민주당 인천 서병 국회의원 당선인의 행로(行路)는 ‘이재명과의 동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청년비서관으로 시작해 대선 후보 수행비서, 의원실 비서관, 당대표 비서실 차장 등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보좌했다. 이 대표가 단식투쟁하고 있을 때 구급차를 부른 것도 모경종 당선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2대 총선에 출마해 현역 신동근 의원을 경선에서 제친 그는 4월 10일 본선 개표에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인천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 가운데 최연소다. 이 대표 보좌진에서 동료로의 변신에 성공한 모 당선인을 4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총선은 윤 정부에 경종 울린 것… 이제는 달라져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다음 영수회담을 빨리 잡아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라고 말했다.
5월 30일 22대 국회가 개원한다.

“설렘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역 주민과 국민의 열망을 충족시키고, 국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겠다. 22대 국회는 이전 국회와는 다르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재명 경기지사의 청년비서관으로 일하게 되면서 국민을 위한 삶이 참 보람되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됐다. 그러다가 이 대표 곁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몸소 느끼면서 ‘내가 평범한 사람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용기를 내봐야겠다’라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

4월 총선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심은 정권 심판을 바라는 걸까?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그들을 심판했다’라기보다 ‘그들이 더 잘하길 바란다’는 민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 이름처럼 국민이 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드디어 만났다. 영수회담을 지켜 본 소감은?

“다음 영수회담을 빨리 잡아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한 번의 영수회담을 통해 민주당이건 윤석열 대통령이건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겠나.”

5월 13일 오후 1시 30분, 민주당 초선 의원 30여 명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모였다. 고(故) 채 모 상병이 지난해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지 300일째 되는 날로, ‘채 상병 특검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 위함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채 상병 특검법을 즉각 공포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할까?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수용 의지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인데, 이제는 윤 대통령과 여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21대 국회는 실패한 국회라고 평가받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당이 어느 순간 용산의 입김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의 모습이 아닌, ‘민의를 반영해야 된다’라는 야당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묵살하면서 많은 것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21대 국회 실패는 원내 1당인 민주당 책임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정 운영의 책임자인 여당이 힘을 잃으니 그 역할을 대체하겠다고 야당이 발버둥 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행정·집행 권한이 없는 야당으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여당이 본연의 역할을 했다면 조금 더 나은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제22대 국회 첫 1년을 이끌어갈 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처음 공식 회동한 자리에서 팽팽한 기 싸움을 펼쳤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은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인 사안이다.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는 게 민심을 받드는 길”이라고 하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에서 잘 풀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시간을 좀 가지자”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의 무엇’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 모경종(오른쪽),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인이 5월 1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 선포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 모두 계파색이 강해 여야 갈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여야 원내대표 모두 원내대표로서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계파색은 결과론적인 얘기라고 본다. 저도 ‘이재명의 무엇’이라고 불리곤 하는데, 이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89년 광주 출생인 모 당선인은 전북 전주의 명문 상산고(25회)를 졸업한 뒤 2009년 연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제3회 대학생 국가안보 및 국방 분야 우수논문 발표회에서 금상을 받았으며, 중위로 전역한 뒤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추진한 경기도 청년비서관 블라인드 공개채용에 응모해 합격했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키운 젊은 정치인’이라고 평가한다.

“저는 이 대표가 키운 사람이 아닌 이 대표와 함께해 온 사람이다. 물론 이 대표 덕분에 좋은 정치적 경험을 많이 쌓은 건 사실이지만, 이 대표와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잘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지금까지 일해 왔다. 이제는 이 대표의 동료로서 조금 더 힘 있는 조언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에게 직언(直言)을 해야 될 순간이 온다면, 할 수 있겠나.

“당연하다. 이 대표를 보좌할 때도 직접 제 생각을 물으시면 제 생각을 가감 없이 말씀드렸다. 그것이 대세와 반대되는 이야기라도 스스럼없이 전달했다. 이 대표도 아마 22대 당선인들에게 그런 모습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는 ‘이 대표 연임론’이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현재 민주당이 처한 상황에서 적임자가 이 대표라면 과감하게 연임하는 게 맞다. 국민께서 21대 총선 때 민주당에 180석을 밀어주셨지만, 결과적으로 실망스러웠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렇다면 22대 국회는 달라져야 하지 않겠나.”

국회에 입성해서 가장 해결해보고 싶은 현안을 꼽는다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지금까지는 정부에서 여러 혜택을 제공할 테니 ‘아이를 낳아 달라’는 식으로 정책을 펴왔지만,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생애주기 전체를 조감해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사회에 진출해 소득이 생기고, 결혼-출산-육아를 생각하는 생애주기 전체를 조감해봐야 출산·육아가 부담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저출생 문제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지역 현안을 중앙 의제화하는 데 힘쓸 것”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어느 당이든, 선수가 몇이든 상관없이 저와 손잡고 함께 민생 의제를 풀어나갈 분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선거 기간 인천 검단구 준비위원장을 자처하기도 했다. 어떤 지역 현안이 있나?

“크게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 ▷서울 5호선의 검단 연장 등이다. 수도권매립지의 경우 지난 1992년부터 30여 년간 인근 주민들께서 악취와 위생, 소음 등으로 고통을 겪어 오셨기 때문에 해결이 시급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018년 매립이 끝난 뒤 구체적 활용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을 문화복합 테마파크로 조성해 지역민들께 돌려드릴 생각이다. 문화복합 테마파크 조성은 일자리 창출과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지역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다.”

교통 문제는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수도권 서북부, 특히 검단에 인구가 엄청나게 몰리고 있다. 실제 직장인 출·퇴근길을 이용해보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이곳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하루에 왕복으로 2~3시간 정도를 길바닥에 허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지역민들의 삶의 질과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반드시 해결해 내겠다.”

지역 현안과 중앙정치를 균형 있게 다루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저는 지역 현안이 어느 한 지역에만 국한되는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서울 5호선 검단 연장의 경우 우리 지역의 현안이지만, 출퇴근 문제 해결은 어느 지역에서나 통용(通用)된다. 그래서 지역 현안과 중앙정치는 연계돼 다뤄져야 한다. 지역의 현안을 중앙 의제로 만들어 해결한 뒤 그 결과를 다시 다른 지역에 적용해 해결하면 보다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뿐더러 지역균형발전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22대 국회에서 지역 현안을 중앙 의제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22대 국회를 지켜보는 국민과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는 바윗돌, 자갈, 모래알 등 다채로운 크기의 돌들을 큰 통에 담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커다란 바윗돌로만 통을 채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중간에 빈 곳이 생기게 된다. 통을 완전히 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자갈과 모래알도 필요한 것이다. 현실 정치에서도 여야가 대치하는 중에 누군가는 민생을 챙겨 여야 간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저는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그러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어느 당이든, 선수가 몇이든 상관없이 저와 손잡고 함께 민생 의제를 풀어나갈 분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202406호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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