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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4차 산업기술 활용해 활기찬 농어촌 만들기 총력”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가뭄과 집중호우, 지진 등 재해 대비 시스템 구축… 복합영농기반 갖춰 지역 모델 발굴에 힘쓸 것

▎정승 사장은 “농어업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동화기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미래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업인의 소득 증대 및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정부 출연기관이다. 주요 업무는 농어촌용수와 농지 관리, 그리고 지역개발사업 등이다. 최근 농어업 분야는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승(59)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정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급격한 기후변화”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리시설의 설계기준 등 관련 규정을 현실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업의 첨단과학기술화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한다. 정 사장은 “농어업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동화기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청년들이 농림수산식품에 눈을 뜨고 농어촌으로 돌아와 도전해주시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남 완도가 고향인 정 사장은 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촌개발국장, 농촌정책국장, 제2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농림수산기술기획평가원 초대 원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역임했다. 이번 농어촌공사 사장까지 합치면 공공기관장만 ‘4관왕’이다. 활발한 활동과 상생을 통해 한국 농어업 발전을 선도하는 정승 사장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돼간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나?

“농정의 변화에 맞추어 농어업인에게 필요한 사업을 주도해 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저수지와 방조제 등 농업 생산기반 관리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에 안주하지 않고 기후 변화, 4차 산업혁명 등의 흐름에 맞춰 대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경영자원을 미래 성장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정하고 조직을 개편했다.”

농정환경의 변화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후변화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0.75℃ 올랐는데, 한국은 두 배 수준인 1.5℃가 올랐다. 농어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분야다. 가뭄과 집중호우 같은 재해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수리시설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올해에는 노후 시설 개보수와 안전진단 등에 총 5400억원을 투입한다. 수리시설 설계기준 등 관련 규정을 기후변화 상황에 맞게 현실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사에는 가뭄에 대비해 저수지의 물그릇 키우기, 홍수 대비 배수장 펌프용량 증대 등 ‘기후변화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지난해 11월 전남 광주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나누기’에 참가한 정승 사장.
“첨단 ICT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물 관리 추진, 용수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재해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전국의 주요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 등에 설치된 3328개의 자동수위 계측기를 활용해 모니터링을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국지성 호우로 수로 수위가 급상승할 경우 자동수위계측기가 감지해 시설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경보 문자를 발송하거나 중앙관리소에서 원격으로 용수공급을 중단하고 수문을 개방해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정 사장은 이어 “올해 전국 9개 지역본부에 드론을 도입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수리시설 누수, 시설 토사의 붕괴 여부, 오염원 유입 등 저수지의 물넘이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을 효과적으로 점검할 수 있어 재해 예방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국민의 불안감이 커졌다. 지진에 대비한 계획도 세워져 있나?

“주요 시설물의 내진보강을 추진하고 있다. 내진설계의무화 대상인 대규모 저수지 594개소 가운데 538개소의 내진설계와 내진보강 시공을 완료했는데, 현재까지 90%가 마무리됐다. 내진 미보강 저수지 56개소는 최소 3~4년 걸리는 내진보강 공사기간을 단축해 내년(2018년)을 준공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 주요 저수지 19개소에 설치돼 있는 지진 계측시스템의 계측 결과를 각 시설 관리자에게 5분 이내에 문자로 알람을 보낼 수 있는 체계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미래형 농어촌 지역개발 모델 발굴 힘써


▎3월 3일 농어촌공사는 APEC기후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농업부문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대응협력 체제를 갖췄다.
우리 농어촌에 고령화와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다. 농어촌에 사람을 모으기 위한 전략도 마련했나?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활용과 세계시장 진출 등으로 농어업이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 돼야 한다. 영산강 간척지 등 대규모 간척지에 고품질의 수출농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등 미래농업의 수요를 반영할 계획이다. 농어촌이 도시 못지않은 생활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네덜란드 큐켄호프에서는 지역 토산물인 튤립을 활용해 세계 최대의 꽃 축제를 열고 있다. 전남 화순군 능주면에 개발한 농어촌뉴타운은 교통과 교육여건이 좋아 입주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성공했다. 미래형 농어촌 지역개발 모델 발굴에 힘써서 장수시대에 맞춘 복지시스템, 원격의료 등 적용하고 귀농·귀촌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명품마을 조성 등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쌀 생산과잉도 문제다. 공사의 주력사업에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농촌용수를 논농사 이외에 밭농사, 생활·환경용수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복합영농기반을 갖추기 위한 다목적 용수개발에 3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목적 용수개발은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 등을 설치해 용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대규모 간척지를 논 위주에서 벗어나 첨단농업 등 미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스마트팜 등 첨단수출원예단지나 친환경 축산, 수산양식, 관광농어업 등 새만금의 농산업 클러스터단지에 식품기업을 유치하면 세계적인 원료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농어촌 지역개발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정부 사업을 수탁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정부와 선제적으로 협업해 성공모델을 만들겠다”며 “올해 내 농어촌개발기획처라는 별도 조직을 신설해 기능이 축소되거나 변경된 농업기반시설에 지자체와 민간자본을 유치해 주택단지, 농업공원, 수변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201704호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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