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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먹을 것 앞에서는 좀 솔직해지자 

 

도서현 인턴기자

뻔한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말머리만 들어봐도 대충 상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다 알 것 같은 그 기분. ‘귀에 박혔다’는 비유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도 한번쯤은 왜 상대가 자꾸 뻔한 소리를 하게 됐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뻔한 이야기를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영양소가 고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 누가 모를까? 그렇지만 운동은 귀찮고 실천하기 힘들기에 식품으로라도 건강을 영위하고자 한다.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게 되고, 몸에 안 좋다면 피하게 된다. 그러나 왜 좋고 나쁜지 의구심은커녕 관심도 없다. 근거가 없거나 부족한 ‘썰’은 건강에 대한 욕망을 농락한다.

‘식품은 약이 아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문장이자, 저자가 식품으로 건강을 영위하려는 이들에게 건네는 불편한 한마디다. 식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식품이 건강과 관련이 없다는 것도 아니다. 식품으로 병을 ‘치료’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1부에서 식품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여섯 가지를 바로잡는다. 전통식품과 발효식품에 대한 맹신, 발암물질과 화학조미료에 대한 오해 등을 과학적 연구 결과 기반으로 꼬집는다. 2부에서는 그런 오해를 촉발시킨 원인 제공자들, 정보 수용자, 식품회사, 식품 연구자 각각의 역할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식품에 대한 허황된 홍보나 과장된 보도에 속지 않는 방법을 알아본다.

식품을 멀리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이 뻔한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불량’식품 정보의 홍수 속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수저를 드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도서현 인턴기자

201705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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