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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담백한 결혼을 위한 심리학자의 처방전 

 


“결혼이라는 관계에서 너무나 많은 기대와 책임이 쌓였다. 미국인들은 점점 더 배우자를 최상의 친구이자 속내를 털어놓는 절친으로, 황홀한 섹스가 가능하며 자신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로 본다. 그러면서 친구·부모·형제자매들과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고, 사회 활동에도 소극적이게 된다.”

사회적 관계를 연구하는 심리학자인 저자는 미국인의 결혼 문화가 ‘모 아니면 도’로 편향됐다고 말한다. 배우자를 통한 자아 표현의 욕구는 커지지만, 함께 욕구를 충족할 시간은 줄어들면서, 대다수는 결혼을 끔찍한 선택으로 여기며 자포자기의 삶을 살아간다. 자아실현을 자아도취로 몰고 가는 개인도 양극화된 결혼 생활을 심화시킨다.

저자는 건강한 결혼을 위해 ‘재교정’이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한다. 부부는 배우자에게 바라는 것들은 잠시 내려놓고 상대에 대한 기대치를 재조정해야 한다.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다 보면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관계가 아닌 성취하는 결혼으로 도달할 수 있다. 결혼 생활에 고민이 많고, 갈등을 겪는 부부라면 ‘기능적 관계’로 나아가는 방식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지 방향을 재설정할 수도 있다.

책은 미국 내의 결혼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이혼·동거·비혼 등 미국 사회가 수백 년간 경험한 문제를 압축적으로 겪고 있는 만큼 극단에 치달은 결혼문제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나 자신의 행복에만 몰두해 결혼을 자아실현의 대척점에 두는 독자에게도 결혼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제공한다.

- 이태림 인턴기자

201907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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