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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2019년 충청권 최고의 여행지 11선] 충청남도 당진시 

바다, 산, 들…발길 닿는 곳마다 가을이 내려앉은 당진 

문상덕 월간중앙 기자
충남 서북권 해안도시 당진은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북쪽으로는 긴 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너른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다. 또 내륙으로 걸음을 옮기면 여인의 눈썹처럼 아름답다하여 이름이 붙여진 아미산이 고즈넉한 마음의 휴식을 선사한다. 여기에 당진(唐津)이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 백제가 당나라와 교역을 할 때 교두보가 될 정도로 오랜 역사 속에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당진이다.

솔뫼성지~신리성지 13.3㎞ | 순교자의 길, 버그내순례길


대한민국 천주교에서 순교와 박해는 빠질 수 없는 역사다. 그 박해의 역사 속에 당진은 한국 천주교의 요람이자 신앙의 못자리가 되었다. 당진의 천주교를 대표하는 유산으로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탄생한 솔뫼성지를 비롯하여 신리성지, 합덕성당이 대표적이다.

국가사적 제529호인 솔뫼성지는 당진시 우강면에 위치해 있다. 솔뫼성지에는 김대건 신부 생가와 김대건 신부 동산, 기념관, 4대 순교자 기념탑, 아레나 광장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김대건신부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대단위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사이에 위치한 합덕성당은 충청도 최초의 본당으로 역사적,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되었다.

성 다블뤼 주교의 손길이 깃든 신리성지는 한국 천주교 초기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합덕읍 신리에 있다. 특히 신리성지에는 일랑 이종상 화백이 봉헌한 13점의 순교기록화와 다섯 성인들의 영정화가 전시되어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 미술관이 2017년 개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런 솔뫼성지와 합덕성당, 신리성지를 하나로 이은 길이 바로 버그내순례길이다.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대상에 선정된 버그내순례길은 합덕 읍내를 거쳐 삽교천으로 흘러들어 만나는 물길이자 합덕 장터의 옛 지명인 버그내에서 유래했다. 이 길은 솔뫼성지를 출발점으로 합덕성당과 합덕제를 비롯해 합덕제 중수비와 원시장·원시보 우물터, 무명순교자의 묘를 경유해 신리성지까지 이어진 13.3㎞ 코스로 이뤄져 있다. 버그내순례길이 관통하는 우강면과 합덕읍 일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곡창지대 중 하나다. 황금물결이 넘실거리는 넓은 평야에서 가을이 주는 풍요와 평화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 바로 버그내순례길이다.

삽교호 자전거길 | 라이딩의 계절, 가을이 반갑다




삽교호 관광지에서 출발해 우강면 부장리까지 이어진 왕복 19㎞의 삽교호 제방길은 자전거 동호인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이다. 한쪽으로는 호수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고 반대편으로는 수확의 계절을 맞아 황금빛 옷으로 갈아입은 들녘의 풍광을 품고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평지 위주의 코스로 구성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삽교호 관광지 안에 자전거 대여가 가능한 자전거터미널도 있어 자전거를 가져오지 않은 관광객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최초 1시간 1000원(이후 30분마다 500원 씩 추가)에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다.

휴식 같은 아미산 | 초보자도 오르는 가을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지면 당진 아미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걸음 부쩍 늘어난다. 미인의 눈썹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아미산은 당진의 최고봉이지만 해발 349.5m로 높지 않다. 게다가 산세도 험하지 않아 1봉과 2봉, 정상인 3봉까지 모두 합쳐 한 시간 남짓이면 오르내릴 수 있어 전문 등산객뿐만 아니라 초보자와 남녀노소 모두 등산을 즐기기 제격이다.

아미산에서 핀 진달래를 따다가 면천 안샘의 물로 술을 담가 아버지 복지겸 장군의 병을 낫게 했다는 영랑설화가 깃든 곳이 아미산이다. 복지겸의 딸 영랑이 담근 술이 바로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만찬주로 쓰인 두견주다.

해 뜨고 지는 마을 왜목 | 사시사철 색다른 매력


왜목마을은 서해의 일출 명소로 유명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사시사철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곳이다. 왜목마을 하면 알려진 대표적인 일출 사진은 사실 1월 1일에 촬영한 것이 아니다.

장고항 노적봉 남근바위 위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은 늦가을인 11월과 초봄인 2월 경 찾아가야 볼 수 있다. 겨울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면 여름에는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왜목마을을 찾는다. 그리고 봄과 가을에는 바지락이나 조개를 잡고, 해안을 산책하며 휴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곤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해상 조형물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새빛왜목이 조성돼 왜목마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했다.

상록문화제 9월 20일~22일 | 저항시인 심훈을 기린다


매년 가을 심훈 선생의 기일에 즈음해 열리는 상록문화제는 당진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문화 행사다. 심훈 선생의 고향도 아닌 이곳 당진에서 상록문화제가 열리는 이유는 바로 그의 대표소설 상록수가 집필된 곳이 바로 당진이기 때문이다. 심훈 선생은 당진으로 내려온 1932년에 쓴 소설 [직녀성]의 원고료와 빚을 더해 ‘붓으로 밭을 가는 집’이라는 뜻의 필경사를 손수 설계하고 지었고, 지금도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에 남아 있다.

이곳에서 농촌계몽 소설 [상록수]를 저술했다. 당진시는 1977년부터 매년 상록문화제를 개최해 문학인 양성과 지역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상록문화제에서는 심훈 전국 시낭송 대회, 뮤지컬 공연과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독립운동사, 심훈 포토존, 대한민국 임시정부 사진전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올해 상록문화제는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당진시청 일원에서 열린다.

장고항서만 맛보는 귀한 몸 | 당진의 별미 실치회


20여 년 전부터 미식가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봄철 미각을 돋아주는 별미로 유명해진 실치는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마을에서 처음 먹기 시작해 지금은 당진9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실치는 서해바다에서 주로 3월 말경부터 잡히기 시작해 5월 중순까지 약 두 달간 먹을 수 있는 계절음식으로 이맘때 잡히는 실치가 회로 먹기에 적당하다.

당진에서는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같은 야채와 참기름 등 양념을 한 초고추장을 넣고, 금방 무쳐낸 회무침으로 주로 요리해 먹는다.

특히 실치는 그물에 걸리면 1시간 안에 죽어버리는 탓에 장고항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어렵다.

김홍장 당진시장 |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 확충 ... 체류형 관광객이 더 늘도록 노력”


당진의 관광객 유치 목표 인원은?

“당진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삽교호 관광지를 예로 들면 연간 약 400만 명 정도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 외에 왜목마을이나 솔뫼성지, 아미산 등을 포함하면 현재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당진을 찾고 있는데,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천 만 명 이상의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당진을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이 있듯이 당장은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로 보이지만 당진이 가진 관광 경쟁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당진 관광의 특징과 매력은?

“당진은 서해바다를 품은 해양도시이자 다양한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곳이다.

서해의 관문으로 불리는 서해대교와 먹을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한 삽교호 관광지, 서해 제일의 일출일몰 명소 왜목마을, 섬 안에 해수욕장이 있는 난지섬에 이르기까지 해안 구석구석 당진은 각 해안마다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가 즐비하다. 또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500년 전통의 기지시줄다리기와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성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위대한 문학가였던 심훈 선생의 숨결이 깃든 필경사에 이르기까지 역사문화자원 또한 풍부하다. 그리고 당진 관광의 또 다른 경쟁력은 풍부한 교통망과 수도권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최근 마무리된 관광 관련 인프라 사업은?

“현재 우리 지역은 해양 레저와 역사문화 자원을 중심으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당진의 대표 관광지인 왜목마을에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 조형물인 ‘새빛 왜목’이 조성돼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왜목마을과 가까운 난지섬은 해수욕장과 둘레길, 캠핑장 등의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는데, 지난해 해양수산부로부터 이곳이 어촌뉴딜 300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아울러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가면서 주목받고 있는 솔뫼성지에는 130억원을 들여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2021년까지 천주교 복합예술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부지면적 2만154㎡로 조성되는 이곳은 2021년 열리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행사의 메인 행사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후백제 견훤이 축조했다고 전해지는 조선시대 3대 방죽의 하나이자 세계관개시설물유산으로 등재된 당진 합덕제 복원사업을 지난 2007년부터 진행 중이다. 2022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하는 이 사업은 단순히 합덕제를 복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박물관과 수리체험 시설과 휴식공간, 친수공간을 함께 조성해 버그내순례길과 연계한 관광 활성화의 목적도 있다.”

체류형 관광을 위한 인프라 확충 계획이나 정책은?

“당진이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당진이 비단 찾아가기 가까운 곳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관광객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숙박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

이에 2015년 삽교에 해양캠핑공원을 조성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난지섬에 국민여가캠핑장을 조성했으며, 현재 왜목마을에도 국민여가캠핑장 조성을 추진 중에 있다. 보통 캠핑하면 바다를 떠올리기 쉽지 않은데, 세 곳 모두 바다 바로 앞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왜목마을에 국민여가캠핑장까지 조성되면 연간 약 12만 명의 체류형 관광객 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지난 2월 라미드 그룹과 석문국가산업단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립 협약을 체결했는데, 골프장 외에도 이곳에 리조트 또는 호텔을 함께 조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

관광도시로서 당진시의 포부는?

“관광도시로서의 포부라고 한다면 관광객이 “잘 놀고 잘 쉬다 간다. 또 놀러 와야겠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광객들이 단순히 들렀다 가는 관광지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우리 지역만이 갖고 있는 해양자원과 문화 콘텐츠를 잘 가꾸고 보존함으로써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을 통해 관광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1천만 관광시대의 관광도시 당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

201909호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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