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업

Home>월간중앙>경제.기업

[ESG 경영 선도기업(3) 미래에셋그룹] ESG에 기반한 투자로 세상에 기여하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30대 그룹 총수 대상 ‘ESG 경영지수’ 1위 

선견지명 통해 ‘사회적책임투자(SRI)’ 기반으로 친환경 산업에 꾸준히 투자
중소·혁신기업에 공급한 모험자본만 1조원… ‘기업혁신대상 대통령상’ 받아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글로벌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ESG 요소에 기반을 둔 경영, 즉 ESG 경영은 이제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ESG 경영은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나 저탄소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이것 역시 글로벌 ESG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월간중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경영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 기업의 ESG 경영 현주소를 점검하는 기획을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셋째 기업은 ‘투자를 통해 세상에 기여한다’는 경영철학을 ESG와 접목하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이다. [편집자 주]


▎미래에셋그룹은 글로벌 투자 선도기업으로서 ESG 경영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 펀드는 10년간 10배 성장할 것이다. 과거 ESG가 규제의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미래 주요 성장축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태양광, 전기 생산을 넘어서는 혁신이 있을 것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이하 미래에셋) 회장이 올 1월, 미래에셋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출연해 밝힌 내용이다. 그가 향후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꼽은 것은 단순히 경영 환경의 흐름 변화 때문이 아니다. ESG가 미래에셋이 그동안 지속해서 관심을 뒀던 ‘사회적책임투자(SRI)’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15년 전부터 ESG에 대해 주목해왔다. 2006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기업의 비재무적 경영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증권업계의 ESG 경영을 선도한 바 있다. 미래에셋은 전문투자그룹이라는 특성상 ESG 경영을 위해 일찍이 사회적책임투자(SRI)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SRI는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같은 중장기적인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가리킨다.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ESG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은 SRI의 일환으로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투자를 활성화했다. 이상기후 현상, 폐기물 증가 등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에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칠레의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다. 총 8~9㎿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총 12개(105㎿)를 건설하는 이 프로젝트에 미래에셋은 사업비의 72%인 1억3000만 달러(약 1485억원)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했다. 이 발전사업은 특히 국내기업이 생산한 PV(광발전)패널을 사용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이라는 의미도 더해졌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금융 자문과 주선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30㎿의 규모의 제주 김녕 육상 풍력발전사업은 GS EPS가 설계·시공·구매 및 운용을 하고 미래에셋이 금융자문·주선 및 대리금융기관 업무를 맡은 사업이다. 거금도 태양광 발전은 25㎿ 규모로 한전 KPS가 시공 및 운영을 하고 미래에셋대우가 금융자문 주선 및 대리금융기관 업무를 수행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친환경 투자 행보는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며 “ESG 경영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미래에셋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사회적책임투자(SRI)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자사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서 출연해 “과거 ESG가 규제의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미래 주요 성장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 사진:유튜브 캡처
미래에셋은 증권업계에서 ESG와 관련해 ‘최초’ 수식어를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9년 4월, 미래에셋대우는 전 세계 증권사 최초로 달러화 표시 사회적책임투자(SRI) 채권 공모를 성공시켰다. 증권사가 발행한 SRI 채권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물어 업계의 화제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 등 사회적 책임투자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국내 금융사들도 속속 이 같은 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선도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공모 당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3억 달러(약 3400억원) 공모 규모에 약 17억 5000만 달러(약 2조원)를 모집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SRI 채권발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미래에셋대우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투자 내역은 1년 단위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SG 펀드 판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객들도 손쉽게 ESG 투자의 길이 열린 셈이다. 지난해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미래에셋지속가능 ESG채권펀드’는 국내 최초 채권형 ESG 펀드다. 신용등급 AA- 이상인 국내 상장사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관련 평가 등급이 B+ 이상인 기업 채권과 ESG목적발행채권이 투자대상이다.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국내 종목에 투자하는 ‘마이다스 책임투자펀드’, 해외 종목을 주로 담은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 ESG 펀드’, 외국계 운용사 최초로 국내에 설정된 ESG 펀드인 ‘슈로더글로벌지속가능성장주펀드’등도 판매 중이다.

미래에셋은 이렇게 채권과 펀드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건물 투자, 중소기업 지원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택공급 사업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사업은 ‘청년주택사업’이다. 공격적인 투자로 업계 선두에 올라선 것처럼 미래에셋은 대형 증권사 중 청년 주택 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미래에셋은 2016년부터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역세권 2030 청년주택사업은 서울시가 역세권에 준공공 임대 주택과 소형 공공임대 주택을 지어 청년들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 자산운용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담당하고 있는 해당 사업의 첫 결과물은 합정역 청년임대주택이다. 913가구 단지 규모의 합정역 청년 임대주택은 지난해 4월 준공돼 입주가 완료된 상태다. 두 번째 사업지인 사업 규모 1200억원의 등촌역 청년 주택 개발사업도 지난해 12월 입주가 시작되며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문정역 청년 주택 개발사업에 출자하며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2030 청년주택과 모험자본에 폭풍 투자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의 인재 양성 가치관에 맞춰 20년 넘게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 제24기 해외교환 장학생 증서 수여식. /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은 다른 청년주택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콘셉트로 합정역, 등촌역 청년주택 사업을 진행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입주한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과 창업센터, 공유오피스, 공연장 등 입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청년주택 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성공적으로 준공을 완료하면서 다른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수익 구조 등 관련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미래에셋은 사명에도 나와 있듯 미래의 한국 산업을 이끌어 갈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 IB센터를 만들어 벤처모험자본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2016년 박현주 회장의 신년사가 그 시작이었다. 이후 미래에셋은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협업해 매년 ‘미래에셋 신성장 좋은기업 투자조합 신탁’ 상품을 시리즈로 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350개가 넘는 혁신·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가 집행됐다. 2017년 이후 중소·혁신기업에 공급된 모험자본의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이 같은 노력은 ‘기업혁신대상 대통령상’이란 결실로 돌아왔다. 산업통상자원부·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주관하는 기업혁신대상은 경영혁신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경영혁신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수여한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2020년 발간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투자 없이는 성장할 수 없으며 미래를 변화시킬 수 없다”며 “미래에셋대우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따뜻한 자본주의 실천’이라는 모토 하에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인재육성을 국가경쟁력 육성의 원동력으로 여겨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중심으로 아동·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장학 교육 사업을 20년 넘게 추진하고 있다. 2007년 시작한 해외 교환 장학생 프로그램은 미래에셋을 대표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매년 700여명 규모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6000명에 가까운 장학생들이 미국·유럽·아시아 등 50개국에서 새로운 지식과 문화를 경험했다. 해외교환 장학금은 박현주 회장이 2010년부터 재단에 전액 기부하고 있는 배당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230억 원이 넘는다.

금융으로 사회 기여 위해 ESG 경영 더 강화


▎미래에셋의 ‘희망체인봉사단’은 2019년 한강공원 숲을 가꾸는 ‘우리가 만드는 숨 쉬는 지구’ 활동을 4차례 진행했다. / 사진:미래에셋그룹
2018년 시작한 ‘희망체인봉사단’은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임직원 70명의 ‘희망체인리더’를 중심으로 전국 지역 단위 등의 특성을 반영해 사회공헌 조직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10개의 대표모델을 선정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JUMP & JOY’, 임직원 자녀들과 함께 한강공원 숲을 가꾸는 ‘우리가 만드는 숨 쉬는 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의 ESG 경영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규모 SRI 전문 리서치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2020년 ESG 등급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위 10% 기업을 뽑는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 월드 지수(DSJI)’에도 9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는 등 ESG 경영성과와 관련해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사회공헌에 기반한 지역사회 환원,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과 소비자 보호 활동 등을 평가하는 S(사회) 분야에서 A+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은 30대 그룹 총수 가운데 ESG 경영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9~11월 3개월간 30대 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ESG 경영’ 키워드가 들어간 포스팅 수를 조사한 결과, 박 회장은 자산 규모 대비 ESG 경영 관심도를 의미하는 ‘ESG 경영지수’가 가장 높았다.

그룹의 고위 관계자들도 앞다퉈 ESG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올 2월,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ESG 경영으로 사회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며 “미래에셋도 글로벌 투자 선도기업으로서 소비자 신뢰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달 열린 ‘제12회 한국 IB대상’에서 종합대상을 차지한 자리에서 미래에셋대우의 김상태 사장(IB총괄)은 “올해는 기업공개(IPO)를 필두로 하는 주식발행(ECM) 분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시장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는 ESG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ESG 채권 인수에 힘쓰는 한편 기업별 ESG 이슈를 분석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실천한다는 그룹의 핵심 가치에 따라 투명경영을 영위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주며, 금융으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는 게 그룹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104호 (2021.03.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