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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동갑’ 김종인 vs 이해찬 악연, ‘34년’으로 연장?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 13대 총선 때 첫 격돌… 나이 떠나 정치적 라이벌
■ 金 전격 선대위 참여로 李 등판 당위성 여론 솔솔


▎지난해 7월 16일 당시 이해찬(왼쪽)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김종인(81)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돌아왔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명찰을 달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11월 5일) 이후 한 달 가까이 윤석열 후보 측과 신경전을 벌이던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밤 국민의힘총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손자가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를) 말렸지만, 윤석열 후보가 3일 밤 직접 전화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 위원장의 출격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등판 당위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반등에 이 전 대표만 한 지원군이 없을 거란 설명이 곁들여진다.

용띠 띠동갑인 김 위원장(1940년생)과 이 전 대표(1952년생)는 백전노장이자 나이를 떠난 라이벌이다. 비례대표로만 5선을 지낸 김 위원장과 지역구에서만 7선 고지에 올랐던 이 전 대표의 맞대결이 내년 대선에서 성사된다면 ‘악연’은 34년으로 연장된다.

둘의 첫 격돌은 1988년 4∙26 총선이었다. 김 위원장과 이 전 대표는 서울 관악을에서 함께 출마했는데 결과는 비례대표 재선 의원인 김 위원장의 석패였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정치 신인이던 이 전 대표에게 5000여 표차로 무릎을 꿇었다.

“지략 대결로 대선전 흥미로워질 것” 전망도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던 두 사람은 2016년 제20대 총선 때 정면충돌했다.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은 김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공천 탈락시켰고, 이에 반발한 이 전 대표는 세종에서 무소속 출마해 보란 듯이 당선됐다.

이어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지휘하며 건곤일척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지만, 그나마 미래통합당이 단독 개헌 저지선(103석)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 김 위원장의 힘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이해찬 전 대표는 호불호가 엇갈리는 인물이지만 적어도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백전노장들의 지략 대결로 대선전(戰)이 흥미롭게 전개될 것 같다. 역시 관건은 중도층 공약”이라고 전망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202112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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