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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석의 자전거를 ‘타! 보고서’③ 벚꽃 라이딩 

 

천천히 밟아라, 꽃내음 맡으며 풍광도 눈에 담으리라

▎봄은 꽃의 계절이요, 라이딩의 계절이다. 4월 초는 전국적으로 벚꽃 라이딩을 즐기기 안성맞춤인 시기다. 여주시 흥천면 계신리 벚꽃길. 사진 닷아웃크루 방제민
봄이 되니 벚꽃이 피어 아름답고 또 눈이 즐겁다. 그렇다면 우리는 벚꽃 드라이브가 아닌 벚꽃 라이딩을 떠나야 한다. 벚꽃 구경하기 좋은 곳은 많다. 그런데 길을 걷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라이딩 하기에는 불편하다. 보행자들과 데이트하는 연인들로 인해 위험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어디로 벚꽃 라이딩을 떠나면 좋을까? 벚꽃은 언제 피고, 또 언제 라이딩을 하면 가장 좋을까?

케이웨더㈜에 따르면 벚꽃 개화 시기(개화 50% 이상)는 2022년 3월 16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서울 4월 2일, 춘천 4월 4일로 예상된다. 주변 환경이나 기온 변화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개 4월 초가 벚꽃 라이딩을 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벚꽃은 피기 시작한 이후부터 7일이면 만개하고, 2~3일 내에 떨어진다. 눈 깜박할 사이에 라이딩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미리미리 벚꽃 라이딩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필자는 당초 ‘춘천 3댐(의암댐~춘천댐~소양댐 3개 댐과 북한강을 끼고 타는 코스)’ 벚꽃 라이딩을 계획했다. 그러나 만개 이후 페달을 밟게 된 바람에 벚꽃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

이에 벚꽃 라이딩 명소를 몇 군데 추천해보려 한다.

첫 번째로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에서 만나는 벚꽂길을 소개한다. 강진 시외버스 공용터미널에서 출발해서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까지 가는 국토 종주 코스로 총 149㎞ 구간이다.

이 코스는 당일 소화도 가능하다. 하지만 제대로 즐기면서 눈을 호강시키려면 1박 2일로 라이딩을 계획해볼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천천히 페달을 밟아야 벚꽃 내음 맡으면서 아름다운 풍광도 제대로 눈에 담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섬진강 자전길을 따라 장군목 현수교를 지나가다 보면 향가터널 앞 벚꽃길이 있다. 벚꽃과 어우러진 향가터널에 들어서면 풋풋했던 20대로 돌아가는, 타임머신 입구처럼 느껴진다.

양팔 벌려 터널로 들어가보자! 아! 터널 안 냉기가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다시 핸들을 살포시 잡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터널을 통과한다.


▎향가터널을 지나 구례와 순천의 경계에 있는 구례 화엄사길에 이르면 화사한 벚꽃길이 펼쳐진다. 향가터널 앞 벚꽃길. 사진 닷아웃크루 이수민
노고에는 그에 따른 보상이 있게 마련

향가터널을 지나 구례와 순천의 경계에 있는 구례 화엄사길에 이르면 또다시 벚꽃길이 펼쳐진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벚꽃에 흠뻑 취한다. 구름 위를 달리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

두 번째 추천 코스는 새재 자전거길이다. 새재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어주는 구간이다. 거리는 100㎞ 정도인데 소조령과 이화령이 있어서 난도(難度)가 높다. 하지만 노고에는 그에 따른 보상이 있게 마련. ‘소야 벚꽃길’이 힘들었던 기억을 잊게 해준다.


▎새재 자전거길은 난도(難度)가 높다. 하지만 ‘소야 벚꽃길’이 라이딩 때 힘들었던 기억을 잊게 해준다. 사진 닷아웃크루 방제민
다섯 고개 넘어야 하는 양평 동부5고개

세 번째 추천 코스인 서울 인근으로 가보자. 수도권 자전거 동호인들이 평소 많이 찾는 양평 동부5고개다. 이곳은 양수역에서 출발해 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고개~다락재고개~유명산으로 이어지는 70㎞ 코스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다섯 개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상급자 코스이긴 하나 벚꽃 구경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멀리 ‘점프 라이딩’을 나서기 어려운 수도권 라이더들에게 특히 좋은 코스다. 수도권에서 가장 편안한 코스는 통행 차량이 비교적 적은 구도로로 이뤄진 구간일 게다. 서울에서 양수역까지 자전거길이 이어져 있고, 양수역에서부터는 통행 차량이 적은 도로에서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양수역에서 출발해 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고개~다락재고개~유명산 코스도 라이딩 명소 중 하나다. 서후고개 진입로. 사진 닷아웃크루 이수민
자전거에서 내려와 ‘끌바’도 좋아

하지만 언덕길이 많아서 벚꽃이 제대로 눈에 들어올지는 모르겠다. 코스를 완주했는데 정작 벚꽃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라이딩 실력을 키워보자. 실력이 쉬이 늘지 않는다면 자전거에서 내려와 ‘끌바(자전거 핸들 바를 잡고 끌며 걷는다는 표현)’를 해도 좋다. 필자가 ‘끌바’ 동호인들과 기꺼이 함께하겠다. 당신은 결코 외롭지 않다.

이 봄이 가기 전에 벚꽃 라이딩을 떠나보자. 벚꽃길은 라이딩하는 자들의 것이다.


※필자 소개: 유럽 자전거·스키·테니스 전문 브랜드 국내 유통, 생존수영 교육 및 스키캠프 운영 사업을 하는 ㈜아세로 대표이사. 남서울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했고, 스키·탁구 등의 지도자 자격을 갖췄다.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배움의 지평을 넓혔다. 자전거·테니스·스키·야구·스킨스쿠버·골프 등을 사시사철 즐기는 자타공인 만능 스포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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