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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특별기획] 고향사랑기부제가 지방 살린다 | 혁신 자치단체장과 차 한잔(2) ‘반도체 재도약’ 노리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경제 회생 비전 

“한국 경제 떠받치는 구미의 재도약 원년 삼을 것”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국내 최대 산업단지와 기업 인프라로 반도체 핵심 기지로 변신 도모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가까워 항공물류 배후 도시로 최대 수혜 기대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의 재도약을 위해 반도체와 방위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꼽았다. 구미가 가진 산업단지와 기업 인프라를 내세워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 사진:구미시
경상북도 구미시는 내륙 최대의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한 도시다. 1970년대 전기전자·섬유산업 핵심 기지로 시작해 최근 반도체 산업 중심에 이르기까지 수출 산업의 첨병으로 국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경북 도내 23개 시·군 중 포항시와 더불어 인구수 1, 2위를 다투는 경북권의 핵심 지자체다.

다만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의 위기감은 구미시에도 깊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구미시의 지난해 신생아 수가 10년 만에 절반 아래로(59%) 감소했고, 인구수도 2019년에 42만 명이 무너진 뒤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는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김장호 구미시장에게서 지역 활성화 복안을 들어봤다.

민선 8기 출범 후 그동안 어떤 노력과 성과가 있었나?

“‘민생이 곧 시정’이란 슬로건으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회복을 도모했다. 지방 공공요금 동결을 비롯한 102개 과제를 발굴하고 5349억원을 투입해 비상경제 상황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기회복을 체감하려면 무엇보다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취임 후 LG이노텍, SK실트론 등 2022년 말 기준 11개 기업으로부터 4조원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또 구미 국가5산단 1단계 사업 분양률이 95%로 사실상 완판을 기록했다. 앞으로 건설될 대구·경북 신공항 최대 수혜 도시는 구미가 될 거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회복을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전국 무역수지 사상 최대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구미시는 지난해 11월까지 158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나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모든 행정력을 경제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가용재원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역 건설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동주택 인허가 사전심의 항목을 대폭 축소하고, 인허가 처리 기간을 2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종합인허가 처리 기간 단축 목표율도 기존 37%에서 지난해 9월 기준 43%로 높여 단축하는 성과도 있었다.”

“전국 최대 산단 보유, 반도체 국가산단에 최적지”


▎2022년 1월 11일 경북 구미시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구미형 일자리(LG BCM) 공장 착공식’에서 김우성 LG BCM 대표이사가 경과와 투자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구미형 일자리’는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산업구조 재편 및 상생형 일자리 사업이다.
신산업 분야에서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

“구미는 내륙 최대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시대적 소명에 맞춰 진화를 거듭하며 국가경제의 중요한 동력이 되어왔다고 자부한다. 최근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제정에 대응해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구미 반도체 실무위원회’를 꾸리며 구미경제 재도약에 다시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특화단지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는 데 있어 구미시만의 강점이라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면 인천공항에 의지했던 구미 지역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구미시는 신공항과 10여㎞로 가까워 배후 도시로 수혜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국가5산단을 활용해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 또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풍부한 공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구미시의 공업용수 공급 능력은 하루 18만8000㎥로 여유량이 77%다. 여기에 2025년까지 5공단 내 에너지센터를 완공하면 시간당 3000기가와트의 추가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RE100 지원 등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까지 완비돼 있다. 특히 통합신공항 예정지로부터 직선으로 10㎞ 거리여서 바이어의 접근성과 항공수출에 대한 물류 경쟁력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반도체 우수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 인력 2만 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구미는 추가 비용 없이 단기간 내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망 구축과 가시적인 성과 도출이 가능해 무한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효과와 장기적인 로드맵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민생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려 한다. 반도체 투자 기업에는 세액공제를 확대해 투자를 유도할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세계 1위를 달리는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스템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강국 실현에 우리 구미시가 앞장설 수 있다. 또한 수도권의 ‘반도체 칩 생산체계’와 수요-공급 연계 협력을 위해 ‘구미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반드시 지정해 초격차 달성 성공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반도체 특화단지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구미에 어떤 의미가 있나?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우선 조항과 함께 우선 고려 대상 지역이 확대됐다. 구미는 반도체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이런 점을 부각시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구미가 비수도권이어서 지정해달라는 게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반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정부 운영지침을 검토하고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문제를 잘 풀어나가겠다.”

“대구·경북 신공항 완공되면 파급 효과 막대”


▎김장호 구미시장이 1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경북 구미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유치 국회토론회’에서 구미 유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구미시
방위산업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했는데 원인이 뭐라고 보나?

“다른 지자체에 비해 구미만의 강점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데이터, 리더십, 의지’가 부족했던 것 같다. 다만 부족했던 과거를 비판하는데 머물지 않고 부족한 점을 다듬어 절치부심의 각오로 올해 공모 방향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철저히 준비할 생각이다.”

방산클러스터 유치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구미시는 지역 경제 구도를 신성장 산업으로 재편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반도체 산업 육성에 공들여왔다. 2019년 1월 열린 ‘대구·경북 상생경제 한마음축제’에서 시민들이 국가산단 5단지에 SK하이닉스 반도체특화클러스터 유치를 촉구하고 있다.
“구미가 도전하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은 국방 5대 신산업(우주·AI·유무인 복합·반도체·로봇)을 기반으로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의 방산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R&D 기술 역량 강화가 필요한 구미의 중소기업에 필요한 사업이다. 구미는 방산체계 업체인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대학연구소, 지역 산학연관군 협의체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지역 방산 관련 기업 83개사를 기반으로 ‘구미 방위산업 기업협의회’를 창립하고, 경상북도와 함께 방산혁신클러스터 TF팀을 구성하는 등 방산 육성 인프라를 착실하게 구축하고 있다.”

대구·경북 신공항이 구미시에 어떤 효과를 미칠까?

“구미는 산업구조 특성상 항공물류 의존도가 높은 IT·전자부품·광학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요 수출 품목을 이루고 있다. 구미의 항공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53%(158억 달러, 2021년 기준)에 달한다. 그런데 99% 이상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수출돼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구미 국가산단과 10~20㎞ 거리에 신공항이 생기면 기업은 물류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고, 구미 산단의 경쟁력도 높이는 계기가 될 거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 일자리 창출, 수출 기회가 확대돼 산단 활성화와 물류 거점 도시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공항 배후 도시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배후 도시로 성공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접근성 향상’이다. 대구·경북 신공항이 중남부권 중추공항을 목표로 추진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광역교통망을 개선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국도 67호선 개량사업과 지방도 927호선 확장사업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구미~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국토교통부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했다. 서대구역에서 신공항을 거쳐 의성으로 가는 광역철도에 동구미역을 신설하는 방안도 지속해서 건의 중이다. 이렇게 확충한 광역교통망은 우리 시가 구상하는 신도시 조성의 기반이 되고, 배후 산단과 물류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해 공항경제권 중심도시 도약을 가능하게 만들 거라 생각한다.”

“교통·관광·생활·미래 4대 인프라 재창조”


▎구미국가산업단지 안에 있는 LG전자 구미사업장 전경.
올해 시정방향과 계획을 말해달라.

“올해 시정목표를 ‘미래의 시작, 혁신의 중심! 구미 재창조’ 원년이 되는 해로 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바탕으로 도시를 재창조하는 매우 의미 있는 해가 될 거다. 우선 도심과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를 재창조하려 한다. 여기 KTX 구미역 정차 등 광역교통망을 확충하고, 교통 기초 인프라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둘째로는 관광 인프라를 재창조하려 한다. ‘금오산 리프레시’ 사업을 통해 연간 300만 관광객 유치를 달성할 생각이다. 또 낙동강 수변을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하고, 지난해 처음 개최해 호평을 받았던 구미라면페스티벌, 구미푸드페스티벌 등 지역 축제를 지속해 도심 속 여가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로 생활 인프라를 재창조하려 한다. 대도시에 비해 취약한 문화 기반은 청년이 구미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일 거다.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미디어아트 전시관과 청년예술인 창작공간 등을 조성해 문화 기반을 확충한다. 마지막으로 농업혁신과 공항시대 준비를 위한 미래 인프라를 재창조할 계획이다. 농업 분야에서 구미의 디지털 IT산업을 접목한다면 분명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4대 특구 지역과 공항 배후 신도시 개발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이외에도 새 희망 구미시대를 열기 위해 과감하고 내실 있는 행정을 펼쳐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도록 힘쓰겠다.”

-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202302호 (202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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