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계획 및 개발 ‘전공’ 살려 고향 하동의 지역경제 회생에 전력투구새해 첫날 고향사랑기부제 첫 기부 받아… 5월 세계차엑스포 준비 박차
▎하승철 하동군수는 진주시 부시장, 부산진해경제 자유구역청장 등 공무원으로서 이력이 화려하다. 하동군 관계자는 “1급 공무원이 군수로 오는 일은 전무하다. 하 군수는 ‘자신의 행정 경험을 고향 하동을 다시 일으키는 데 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분이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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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은 지리산 남쪽에 위치하며 섬진강과 남해를 끼고 있어 해양성 기후와 지리산 골짜기를 긁어 내려오는 바람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독특한 기후와 지형은 하동군의 남다른 토양 질을 형성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전국 팔도에 한 지역자치단체에서 각 읍면 단위별로 기후와 토양이 제각각인 곳은 드물다”며 “녹차·대봉감·딸기 등 13개 읍 면의 특산물이 전부 다르다는 점에서 하동군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은 군민의 61%가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대표적인 농업 지역이다.하 군수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지낸 뒤 자신의 여러 행정 경험을 쏟아부어 고향 하동에서 봉사할 길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취임 이후 하동군의 재정위기 해소와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2023년 군정 목표로 내걸고 주변 도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는 하동 만들기에 본격 돌입했다. 전공 분야인 도시 계획 및 개발 경험을 살려 농민·청년을 위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지방경제 회생에 전력투구하는 한편, 5월에 열릴 세계차엑스포 준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하 군수는 또한 고향사랑기부제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하동군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부산시에 거주하는 김모씨의 1호 기부를 시작으로 하동군 고향사랑기부제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출향 인사는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향응하는 답례품으로 지역의 매력을 어필하고 지자체 수입을 충당할 수 있는 제도다. 하 군수는 “일회성 답례품에 그치지 않고 군과 국민이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발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년은 재정위기 해소와 지역소멸 위기 극복 원년”
▎하승철 하동군수는 교육·교통·의료 등 그동안 하동이 소홀히 해왔던 기초 인프라 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교육 관련 범군민 토론회를 주재하는 하 군수의 모습. / 사진:하동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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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가 출범하고 군 업무를 돌본 지 6개월이다. 그간 소회와 성과를 밝힌다면?“7월 1일 취임 후 지금까지 군민과의 약속인 ‘소통·변화·활력 군민과 함께’를 군정 방향으로 정했다. 파탄에 이른 재정위기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6개월이었다. 이 과정에서 지역활력추진단을 진수시키고 TF팀 5개를 구성해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군민과 소통하기 위해 이동 군수실을 만들고, 취임 100일 군민 대토론회를 개최해 다양한 경로로 군민과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행정 주도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탈피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 군정 운영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올해는 지역소멸 위기를 돌파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돌아오는 하동’을 만들기 위해 우리 군의 매력요인을 높이겠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하동’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교육·의료·쇼핑·도시 인프라 주거 등을 확충해 하동군 고유의 색깔과 매력으로 인근 중소도시와 승부하겠다. 이를 위해 5대 분야 70개 공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영유아에서 노인에 이르는 전 생애에 걸쳐 건강하고 품격 있는 생활의 변화 ▷하동을 떠나지 않고 다시 찾는 활력 도시로의 변화 ▷미래 한국 농업의 대표 농촌 모델로의 변화 ▷사람 중심의 명품 도시로의 변화 ▷문화관광 육성을 통해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
지역에 젊은들이 유입돼야 할 것 같다. 어떻게 청년들을 돌아오게 만들 것인지?“부임 후 군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주거, 교통, 일자리, 문화 향유에 대한 수요가 크더라. 올해 ‘청년이 원하는 대로 하동’이라는 슬로건으로 신규 사업 22개를 발굴해 청년 일자리·주거·문화·교육복지·여가 등 5개 분야 31개 사업에 사업비 총 148억원을 투입한다. 대표 사업으로 청년이 중심이 돼 지역의 자원 발굴과 상품을 개발하는 청년 활동가 양성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전통시장에 젊은 바람을 불어넣을 ‘청춘마켓’도 조성하겠다.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무주택 청년들을 위한 장·단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차량 임대비를 지원하는 청년 드림카(렌터카) 지원사업도 있다. 이 밖에도 청년 도서구입비, 자격증 응시료, 청년동아리지원사업, 하동청년센터, 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정책홍보단을 구성 및 운영하며 정책 당사자인 청년과 더 긴밀히 소통하면서 그들이 하동에서 더 나은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
현재 하동군의 농산업을 미래 지향적으로 전환해 미래 한국 농업의 대표 모델로 변모시키겠다고 했다. 구체적 청사진이 있는가?“우리 군민의 61%가 농업 종사자다. 활기찬 농촌을 유지하기 위해 농업 소득 보장, 안정적인 인력 제공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농특산물 유통구조의 혁신과 부가가치를 극대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국가대표급 특산품과 1읍면 1특산물을 선택해 집중 지원·육성하고, 딸기 등은 전략 품목으로 지정해 시설 현대화, 신품종 육성 지원 등 산업고도화를 추진하겠다. 또한 임대형 스마트팜 도입, 미래 첨단농업 육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소득 작물 도입으로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농촌을 만들겠다. 맞춤형 인력 지원을 위해 농촌 인력뱅크를 운영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기숙사를 건립해 해외 인력 공급시스템 구축과 이를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했다. 앞으로 농업 예산을 군 전체 예산의 25% 수준까지 점차적으로 확대해 그 혜택이 농업인들에게 고르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의료원 설립·실용적 도시계획·도로교통 정비 시행할 것”
▎하승철 하동군수는 도시 계획 및 개발 사업 등의 업무에 17년간 투신해왔다. 대송·갈사 양 산단을 비롯한 경제지구 사업, 도시발전 계획에 대해 설명하던 하 군수는 “그 분야는 내가 전문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사진:하동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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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을 위한 공공의료원 유치 등 정주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안다.“그렇다. 군민의 의료복지를 위해 반드시 군내 의료 기반을 구축하겠다. 먼저 폐업 중인 새하동병원 재개원과 민간병원 투자를 유치하며 올해 1월부터 종합병원급 공공의료원 구축 타당성 조사를 시행하겠다.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우리 군에 적합하고 합리적인 병원 건립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에 산재한 각종 시설을 계획성 있게 압축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 먼저 하동읍과 진교면, 옥종면 3대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도시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3대 거점 외 10개 면은 3대 거점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읍면별로 특화하겠다. 또한 보행하기 좋은 도로를 위해 스마트 교통시스템과 안전교통망 구축, 통합관제센터를 확장해 재난안전 예방시스템을 강화하겠다. 삶터, 일터, 쉼터로서 공간을 개선해 아름다운 농촌을 꾸려나갈 것이다.”
하동군민의 오랜 숙원인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을 정상화할 복안이 있나?“대송산단 조기 준공, 갈사산단 정상화, 레저와 주거가 어우러지는 두우레저단지 조성을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다. 대송산단의 준공과 갈사산단의 미래 산업 유치를 위해서는 정주 여건 개선이 필수적이므로 근로자를 위한 미니 복합타운을 건립하겠다. 두우레저단지는 실시계획 승인이 나면 본격적인 착공이 이뤄질 것이다. 대송산단은 공사 중인 경남 QSF 외에 유치가 확정된 국립 사료연구소, 양식 배합사료공장과 더불어 연관 기업을 유치하려 노력하겠다. 사천·진주 중심의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와 광양·순천의 부품소재 산업, 여수 국가산업단지와 연계된 첨단산업 유치도 고심 중이다.”
5월에 열릴 ‘하동세계차엑스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콘텐트를 준비 중인가?“최초로 차(茶) 국제행사 승인을 받은 하동세계차 엑스포는 5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한 달 동안 개최된다. 모든 세대와 대중이 함께할 수 있는 나만의 블랜딩 티 만들기, 10대 다원(茶圓)과 개인 다실(茶室)을 연계한 투어, 일상다반사 찻자리, 다도구 만들기, 차 덖음과 어린이 다례교실 등 70여 개의 체험 행사를 준비 중이다. 가보시면 알겠지만 차엑스포가 열리는 화개천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지리산 남쪽으로 개천이 흐르는데 그 바로 옆 비탈에 야생차가 자란다. 답원에 앉아 물과 바람 소리를 들으며 ‘물멍’, ‘산멍’을 때리기만 해도 행복이 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동차밭은 일종의 ‘와이너리(winery)’다. 포도밭마다 와인 맛이 다르다고 하지 않나. 차를 만드는 토양에 따라, 그리고 차를 재배해서 제조하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서도 차 맛이 달라진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은 하동 국가대표급 특산물로”하 군수는 “요즘 MZ세대는 일명 ‘핫플레이스’나 힙한 공간이라면 제아무리 먼 곳이라도 찾아다니면서 피크닉을 즐기더라”며 “하동군은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이나 파워블로거를 통해 이러한 하동군의 유니크함을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로 예상되는 경제적 가치는 경남 지역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 2645억원, 일자리 창출 2363개 등으로 하동군에서는 국내외 관광객 100만 명 이상 달성과 도내 수출계약 300억원, 농특산물 판매 50억원을 목표로 한다.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됐다. 기부자들을 끌어들일 지역의 매력이 지자체별 고향사랑기부제의 성패 요인이 될 듯하다. 준비 중인 답례품이 있나?“기부자에게 제공하는 답례품은 하동의 첫인상을 제공한다. 기부자가 하동으로 와서 체험할 수 있는 답례품을 발굴해 일회성 기부가 아닌, 다시 찾고 싶은 관계인구 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 제도 시행에 앞서 하동을 대표하는 답례품을 선정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산품, 제조, 유통 분야의 전문가, 그리고 청년이 머리를 맞대고 39개의 답례품목을 마련했다. 녹차, 배, 딸기, 참숭어, 대봉감 등 하동의 국가대표급 청정 농특산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도 기부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하동의 이야기가 담긴 답례품을 계속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지역 유명 농·특산물 등 답례품 외에도 도시민들을 위해 준비 중인 관광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다.“악양, 화개면 일원의 천연 차밭에서 즐기는 느림과 여유의 다례 체험, 하동편백자연휴양림과 구재봉자연휴양림에서의 건강한 산림욕과 힐링 산책 등 하동의 명물을 조명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했다. 다도해를 내려다보며 즐기는 금오산 짚와이어와 케이블카 등의 익사이팅 체험, 5월의 양귀비, 10월의 메밀꽃 코스모스 축제와 어우러진 북천레일바이크 체험, 화개장터에서 최참판댁, 이병주문학관으로 이어지는 문학 체험 등도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화개동천의 아름다움을 조망하는 켄싱턴리조트, 지리산의 맑은 공기와 푸른 하동호가 전하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비바체리조트에서의 하루 숙박도 권한다.”- 글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 사진 최재승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