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

Home>월간중앙>문화. 생활

[신간] 전쟁은 ‘왜’가 아닌 ‘언제냐’의 문제 미·중 전쟁 다룬 지정학적 스릴러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패권국 미국과 신흥 패권국을 노리는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前) 나토 연합군 사령관과 해병대 특수작전팀장이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중전쟁’을 그려냈다. 소설은 중국의 도발로 남중국해에서 시작된 국지전이 세계대전의 양상으로 치달으며 인류 생존마저 위협당하는 과정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박진감 넘치게 그려졌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군사 장비들을 단숨에 무력화하는 사이버 전투 기술은 물론이고, 가공할 전술핵무기까지 등장하여 수많은 인명을 스스럼없이 살상하는 전쟁의 전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흥미를 넘어 악몽을 꾸는 듯 섬뜩하고 진저리마저 쳐진다.

미국 베테랑 군사 전문가들이 썼지만, 미국의 군사적 우월함을 자랑하며 절대 악을 응징하는 전형적인 선전 소설이겠거니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70년 이상 절대 지존으로 군림했던 미국의 패권 약화,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한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부상이 ‘10년 후 세계정세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모색을 담고 있다. 소설 속에서 중국은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공격력으로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우리나라 또한 결코 미·중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시작된 싸움으로 인해 세계 질서가 혼란스러워진다면 북한 또한 어떤 군사적 도발을 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설이지만 지금의 세계 정세와 두 군사 전문가의 시선을 그대로 녹여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202307호 (2023.06.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