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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원조 맛 칼럼니스트 홍승면의 구수하고 맛깔나는 음식 에세이 

 

이상우 월간중앙 인턴기자

정통 언론인이자 원조 맛 칼럼니스트인 홍승면이 쓴, 한국 미식 평론의 이정표를 세운 기념비적 음식 기행문이다. 저자는 맛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함께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쌓은 음식에 대한 경험치를 읽기 편한 문장으로 담백하게 써내려간다.

우리나라 각지에 있는 다양한 음식에 대한 섬세하고도 단아한 서술은 독자가 눈앞에서 음식을 그려가며 음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튜브를 통해 먹는 모습을 시청하는 ‘먹방’이나 유명 연예인이 나와 맛집의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의 주류 문화다. 그러나 대개 이런 프로그램은 음식에 대한 일차원적인 만족감만을 부각시키는 데 머무는 한계가 있다. 음식의 맛과 양 정도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음식에 대한 평을 내리는 데 있어 맛과 양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배경 지식을 모른 채 맛을 음미하는 건 육체적 허기짐만 채울 수 있을 뿐 정신적인 배고픔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담북장은 구수하고 반갑다. 지금은 담북장이 청국장으로 통일돼 있는 것 같다. 장기 보존용인 된장의 일종을 가리키는 경우가 청국장이고, 콩을 삶아 띄워서 며칠 후면 먹는 속성 속식용을 가리키는 경우가 담북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저자가 담북장이란 음식에 대해 평론할 때 맛보기에 앞서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음식에 대한 사전 지식을 독자에게 떠먹여 주고 나서 음식에 대한 맛을 알려준다. 정신과 육체적 허기짐을 잡아주는 고품격 음식 소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 이상우 월간중앙 인턴기자

202307호 (202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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