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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스페셜 | 22대 총선을 준비하는 사람들(8)] 심재돈 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 당협위원장 

“‘글로벌 교육 메카’ 조성해 인천의 중심으로” 비전 키워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원도심 활성화 위한 첨단 산업은 바로 교육… 인재 도시 만들어야”
“검사 시절부터 소통에 진심… 현안 해결 위해 주민들과 자주 만나”


▎심재돈 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이 12월 7일 인천 미추홀구 선거사무실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가졌다.
심재돈(56) 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이 국회 입성을 노린다. 검사 출신인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년 후배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등 굵직한 사정(司正)수사로 특수부 계보에 이름을 올렸고,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 연구관 시절 윤 대통령과 론스타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하면서 합을 맞췄다. 그런 그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은 2021년 11월, 검사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인 인천 미추홀구로 돌아오면서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대통령비서실이나 정부 고위직에 적을 둔 것과 달리 그는 “내고향 인천을 발전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일찍부터 ‘현장’에서 뛰어왔다. 12월 7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검사 시절 궁금하면 늘 전문가에 물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인천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 후에는 어떻게 지냈는지?

“경선 탈락 후 인천시 전도가 걸려 있던 선거사무실을 닫고 지역구가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새로운 사무실을 차렸다. 대체로 우리 지역구가 향후 어떤 미래의 모습이 돼야 할지, 또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얼마 전에 우리 미추홀구에서 피해액수만 2000억원이 넘는 전세사기 사건이 터지지 않았나. 피해 주민들을 만나 법률 자문을 해드리면서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렸다.”

인천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중 80% 이상이 미추홀구에서 발생했다.

“전국에서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안상미 미추홀구전세사기 피해대책위 위원장의 요청에 고소 대리인 자격으로 검찰에 남모씨 등 핵심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 촉구를 요청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건의했다. 특히 경매가 진행되면 1순위 담보권자인 은행이 주택을 가져가 피해자들이 쫓겨날 처지가 될 것을 고려해 경매 중단 방안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민간의 협조로 경매가 중단되고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법조 출신 정치인으로서의 장점이 발휘된 것 같다.

“그렇다. 법률가다 보니 사건에 눈이 밝은 게 사실이다. 특히 모든 행정은 법률에 근거해 이뤄지지 않나? 그래서 지역 현안을 관찰하고 해결 방안을 구상하는 데 행정상의 문제가 없도록 주의하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이다. 정치는 다소 낯설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후배들에게 하던 말이 있다. ‘검사는 궁금하면 늘 전문가에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현안에 대해 속속들이 이해해야만 한다. 수사 검사가 모르는 내용을 기록에 넣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 사건이면 금융 전문가, 토목 사건이면 토목 전문가, 의료 사건이면 의료 전문가 등 공적 영역의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듣는 게 일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는 정치의 영역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현안을 알고 올바른 대책을 내놓기 위해선 지역 주민은 물론, 공무원, 활동가, 각종 분야의 전문가 등과 소통하고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동구·미추홀구에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제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이다. 축현초등학교와 동산중, 선인고를 나왔다. 어릴 때는 응봉산 동쪽 경사면에 자리한 마을에서 지냈다. 소작농인 부친께선 김포에서 밭일을 하셨는데 저는 학교 가는 평일을 제외하면 주말과 방학 내내 그곳으로 가서 돼지에게 밥을 주는 등 잡일을 하며 부친을 도왔다. 경운기를 움직이려면 큰 쇳덩이 같은 발동기를 손으로 돌려야 하던 때였다. 청년 시절 사법고시 합격 후 검사가 된 후 오래도록 타지 생활을 하다가 검사복을 벗고 고향으로 왔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르신께서 말씀하셨다. ‘이곳도 개발되고 발전됐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개발 붐에서 유일하게 비켜난 사각지대 같아 아쉽다’고. 그때 제 남은 일생을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결심했다.”

동구와 미추홀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이다. 어떻게 성장을 꾀할 수 있을까?

“새로운 첨단 산업을 들여와야 한다. 과감한 초기 투자로 미래가치가 있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인천시가 송도신도시에 셀트리온 같은 기업이나 연세대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던 방식과 유사하다. 기업을 유치한다면 수출 5·6 공단의 낡은 공업지대도 충분히 현대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다만 이런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부지에 글로벌 교육 메카를 조성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인천 미추홀구에 소재한 인천대 제물포캠퍼스는 2009년 인천대가 송도로 이전하면서 14년째 방치 중인 유휴부지다. 6만7000평이 텅 빈 채로 남아 있다.)

“인천대 캠퍼스 부지를 교육산업 단지로 활용하자”


▎심재돈(오른쪽) 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은 2021년 11월 정치권에 입문한 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인천시장 예비후보로 경선에 참가하면서 지역사회에 얼굴을 알렸다. 사진은 유정복 당시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를 지지 선언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제물포 캠퍼스 유휴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더라.

“국립 인천대 법인 소유로 돼 있는데, 이런 소중한 국가 재산을 국민과 시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저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에 가깝다. 조속히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곳을 어떻게 글로벌 교육 메카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향후 교육의 비전 모델은 다양성이다. 과거 입시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 모델이 적용된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새 인재들을 양성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존의 산업뿐 아니라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콘텐트를 통해 국가를 빛내고 있다. 그 누가 방탄소년단(BTS)의 존재는 물론, 한국영화가 오스카상을 거머쥐리라 예상했겠는가? 서울 강남 현대백화점의 1.5배 규모의 글로벌 창의융합 교육센터를 설립해 제대로 된 커리큘럼과 지원체계를 갖춘 ‘방과 후 기관’을 운영하면 인천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해내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해당 부지는 인천의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주변에 대학 2곳과 고등학교 7곳이 모여 있는 만큼 교육 메카가 되기에 최적이다.”

전국 최하위권을 맴도는 인천 교육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글로벌 교육 메카 핵심은 인문계와 사회과학계, 예체능계는 물론 코딩·로봇·건축·3D 프린터·드론·항공산업설계 등 이공계열 분야까지 총망라해 학생들이 막힘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첨단 기술을 지닌 인프라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종사자들이 교육을 담당하는 만큼 인천의 교육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그렇게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면 청년층의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또 인천 전역을 통하는 셔틀버스 운영으로 지역 경기 활성화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동구와 미추홀구의 낡은 공업단지를 변화시킬 방안도 있는가?

“동구의 만석동 공업지역과 화수부두를 ‘해변도시’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현재 2~3층의 낡은 공장과 조선 수리소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지역을 부산 해운대구처럼 호텔과 문화관광시설 등이 조성된 상업항구로 발전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 10층 전후의 새 건물을 들여놓고 일부 구역은 소공원 등 녹지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원도심의 낡은 이미지도 탈피할 수 있다. 특히 중·동구 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 개설이 현실화할 경우 공항에 내리는 1억 명의 이용객 유입도 충분히 기대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해당 지역과 밀접하게 맞닿은 내항 재개발 정책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과의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

“원도심 교통인프라 구축, 주차난 해소 방안 고민”


▎심재돈 위원장이 구상하는 지역구의 원도심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교육’이다. 그는 인천 교육을 선도하는 ‘글로벌 교육 메카’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와 미추홀구는 주차공간 해소에 대한 민원이 많은 지역이다. 해결 방안은 있는지?

“더 이상 차일피일 미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변화 타이밍을 놓치면 포화상태에 이른 주차난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지역의 기반시설을 보면 공원이 30개소로 총면적 70만㎡에 이른다. 이곳 공원에 지하부 주차장을 개설하고 공원 외 유휴지역에도 주차장을 신설하면 구민들이 안심하고 주차할 수 있는 정주여건 개선이 가능하다.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부지 개발 시 주차타워를 개설하는 방안도 있다.”

동구는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편에 속하기도 한다.

“동인천을 인천국제공항에서 20분 내 도달하는 지역으로 만들면 된다. 인천역~영종도로 가는 자기부상열차를 연결하면 인천역~인천국제공항까지 19.5㎞를 소요 시간 20분 이내 닿게 할 수 있다. 동인천을 단순히 지나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인 만큼, 성과가 이뤄지면 동구와 미추홀구 관광객 유입이 상당히 기대된다. 또한 인천 3호선 환승역을 동인천역으로 추진해 1호선, 수인분당선, 인천 2호선과 3호선 노선을 확보해야 한다.”

여의도에 진출한다면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만들어놓은 나라가 아닌가. 과거 소수를 위한 교육 시스템을 타파해 누구나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 글 안덕관 월간중앙 기자 ahn.deokkwan@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202401호 (202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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