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의 주인공은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화제를 모은 ‘국회의원 최재천’이 아니라 ‘책 애호가 최재천’이다. 국회를 출입하는 나는 최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자주 찾는다. 미리 전화를 걸어 최 의원이 없다고 하면 오히려 마음 편하게 사무실을 무단 침입한다. 나에게 그곳은 간이서점이다. 언제 찾아도 최근 일간지 북섹션에 나왔던 신간 서적들이 책상과 탁자 위를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최 의원은 현역 의원 중 첫손에 꼽히는 장서가다. 그리고 독서가다. 그는 자신이 모은 책 한 권 한 권마다 새가 앉아있는 나무 문양 종이를 붙여놓고 일일이 ‘최재천 장서’ 번호를 매겼다. 이번 주에도 신간 10여 권이 도착했는데 8900번이 넘는 숫자들이 적혀 있었다. 그의 집, 그리고 임대한 컨테이너 속 책까지 합하면 1만2000권이 넘는다. 1994년부터 정성스레 최 의원이 모은 책들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