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사람을 부리는 데 자리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 적절한 시기에 승진시켜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승진을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부하 직원의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자리가 유한하다는 게 문제다. 자리는 적고 앉을 사람은 많으니 인사권자는 늘 골치가 아프다. 특히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을 경우 만족해 하는 사람은 한 명뿐, 다수가 불만을 품는 상황이 연출되기 쉽다.
가장 어리석은 해결책은 사람을 위해 새로운 자리를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이다. 그런 자리는 십중팔구 원활한 움직임을 방해하는 군살이 될뿐더러 기존 체계와 마찰을 일으켜 그야말로 잘 달리고 있는 마라톤 선수에게 아령을 쥐여주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서진(西晉)시기에 난을 일으켰던 ‘팔왕(八王)’ 중 한 사람인 사마륜이 목숨을 던져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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