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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경영] 윗사람 깎아내려 잘난 척 마라 

명나라 추원표 ‘황제 비판하다’ 도태…현명한 사람은 윗사람에게 功 양보
아랫사람의 처신 

이훈범 중앙일보 논설위원 cielbleu@joongang.co.kr
중국 역사책을 읽다 보면 ‘산군매직(言山君賣直)’이란 말이 종종 나온다. 문자 그대로 “임금을 비방해 강직하다는 명성을 산다”는 뜻이다. 신하의 덕목 중에는 충성도 있지만 강직도 있는 것이다. 강직한 신하는 죽음을 무릅쓰고 거리낌 없는 직언을 한다. 그런데 그 직언이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경우가 있어 문제다. 강직하다는 평을 얻으면 그것은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문제를 삼아 황제를 비판하면 불경죄로 장형이나 강등·파면·유배 등의 형벌을 받지만 대신 ‘강직한 신하’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다. 황제도 그처럼 강직한 신하를 함부로 대하기 어렵고 자리에서 쫓아낸다 해도 다시 중용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게 해서 다시 복직하게 되면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뿐더러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노림수가 바로 산군매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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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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