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이슈메이커

한국 민항 40년의 산증인,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
“글로벌 초일류 항공사의 꿈 이룬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민항 출범 4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1969년 대한항공이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시작한 우리나라 민항 산업은 1970~80년대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었다. 출범 당시 대한항공은 아시아의 작은 지역항공사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톱10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형 항공사로 성장했다.

지난 40년간 한국 민항의 성장 과정과 함께해 온 산증인이 바로 이종희(67) 대한항공 총괄사장이다. 이종희 총괄사장은 1969년 공채 1기로 입사하면서 항공업계에 첫발을 내디뎌 35주년을 맞은 2004년 대표이사 총괄사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기업인이다. 입사 40년을 맞는 올해에는 지난 3월 18일 우리나라 민항공 발전과 항공운송사업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36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 부문 최고 훈장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경영학과 출신임에도 특이하게 정비분야로 입사해 30여 년간 정비, 자재, 기획, 영업 등 항공사의 전문경영인이 되는 데 필요한 업무를 두루 섭렵한 ‘테크노 경영인’이다. 특히 여객영업에만 20여 년간 몸담은 여객영업분야 전문가로 신규 노선 개척 및 세계 항공사와의 제휴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해 왔다.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겉보기에는 무척 부드러워 보이지만 업무에 있어 직관력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며 매사에 빈틈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평소 상하 간에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조직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는 스타일이다.

대한항공이 사업정상화를 위해 제트기를 새로 도입할 당시, 신입직원이던 이종희 총괄사장은 영어로 된 부품과 정비매뉴얼을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가 전무한 상황에서 밤을 새워가며 정비매뉴얼을 완벽하게 번역해 냄으로써 영어실력과 업무에 대한 집념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후 기획관리실과 자재부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특유의 집념으로 신형 항공기 도입과 자금조달 업무를 맡으면서 새 면모를 드러냈다. 1978년 영업부로 자리를 옮긴 후 회사에서 가장 바쁜 자리라는 영업스케줄 과장이 됐다. 전 항공기의 운항일정을 짜고 조절하면서 항공기 운항지체와 정비 등의 운항 종합정보를 컨트롤하는 자리였다.

한마디로 항공사의 종합상황실장이었다. 그때부터 1983년까지 5년간 휴일을 포함해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사무실을 지켰다는 일화는 지금도 사내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1985년부터 미주지역본부 마케팅부장 및 로스앤젤레스 여객지점장을 역임하면서 부임 초기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외국인 탑승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려 대한항공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항공사의 면모를 갖추는 데 선도적 역할을 다했다.

이후 그는 날개를 달아 여객영업 담당이사, 종합통제담당 상무, 여객영업본부장 등 대한항공의 핵심업무를 두루 거치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2004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 과감한 시장 개척으로 글로벌 톱10 목전=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취임 첫해인 2004년에 대한항공은 국제 항공화물 수송 세계 1위 항공사로 등극했으며 2007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 규모도 취임 전인 2003년 6조1772억원에서 2008년에는 65% 늘어난 10조212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10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또 2004년에는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51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2007년까지 4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했다. 2004년 취임 당시 32개국 89개 도시에서 2008년 현재 39개국 116개 도시로 전 세계에 걸친 다양한 노선망 개척을 통해 대한민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2006년 중국과의 항공자유화 합의 이후 한국~중국 간 10개 노선의 신규 개설을 통해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의 폭발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해 왔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는 이종희 사장은 다기능·다능력 인력이 필요한 시대에 주도적으로 일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춰 자기 몸값을 스스로 올리라고 직원들에게 자주 주문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학문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2003년 2월 서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국내 항공사의 전략적 제휴에 따른 인적자원 개발에 관한 실증연구’였다. 그해에 그는 여객사업본부 사장이 되었다.

항공사 직원이 되겠다는 어린 시절 꿈은 40여 년이 지나 글로벌 톱10을 바라보는 항공사의 최고경영자로 실현됐고 박사학위를 안겨다 줬다. 원대한 꿈을 향한 치밀한 준비와 전략적 사고, 묵묵히 한 우물을 판 결실이 완성된 것이다.

뉴 페이스

■ 최영 강원랜드 대표
강원랜드는 지난달 26일 제11차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영(57) 전 SH공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최 대표는 강릉 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해 서울시 산업국장,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SH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
.

■ 윤춘호 극동건설 사장
극동건설은 최근 윤춘호(59) 전 대우건설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윤 사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본부장·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
.
.
.

■ 안건희 이노션 대표
현대·기아차그룹의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은 지난달 26일 안건희(52) 전 현대모비스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안 대표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 미국 판매법인과 중남미 지역본부, 태평양 지역본부장을 지낸 해외통이다. 마케팅 전략실장(이사)과 서유럽법인장, 현대모비스 기획실장(부사장) 등도 거쳤다.
.
.

■ 권처신 제일화재 대표
제일화재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권처신(58) 전 한화손보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 대표는 청주 출신으로 고려대 수학과를 나와 삼성화재 상무, 삼성애니카랜드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
.
.
.

■ 김군호 아이리버 대표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로 유명한 레인콤은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김군호(51)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전략그룹장, 소니코리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한국코닥 사장 등을 지냈다. 레인콤은 이날 총회에서 사명을 ‘아이리버’로 바꾸기로 했다.
.
.
.

■ 서정수 KTH 사장
포털 사이트 ‘파란’을 운영하는 KTH는 서정수(51) KT 부사장을 지난달 30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KTH는 KT의 자회사다. 서 사장은 1983년 KT에 입사해 재무관리실장·기획조정실장·그룹전략 CFT장 등을 지냈다.
.
.
.

■ 김영우 한국기술투자 대표
벤처캐피털 업체인 한국기술투자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우(54)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장기신용은행 산업분석실장, 국민은행 선임심사역, 한국주택은행 신용리스크관리팀장 등을 지냈다.
.
.
.

■ 김용덕 효성캐피탈 사장
효성캐피탈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용덕(54) 전 한국 스탠다드차타드 캐피탈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삼성물산 프로젝트금융팀장, 삼성생명 해외투자팀장, 뉴욕은행 한국대표, 외환 코메르쯔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
.
.

■ 정주섭 동부익스프레스 대표
동부건설은 최근 정주섭(59) 전 동부건설 부사장을 동부익스프레스 대표로 선임했다. 신임 정 대표는 대한해운공사와 ㈜한진을 거쳐 2005~06년 동부건설 부사장으로 물류사업을 담당했다.
.
.
.

■ 김현태 한국디자인진흥원장
한국디자인진흥원 신임 원장으로 김현태(55) 전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이 1일 취임했다. 김 원장은 상공부(현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장 등을 지냈다.

인&아웃

■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취임
박용현 두산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길동 그룹 연수원인 연강원에서 사외이사와 임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두산은 한국에서 가장 긴 113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건실한 재무 체제를 다져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또 다른 100년 역사를 써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또 새로운 경영방향으로 기업가치 극대화 추구, 이사회 중심 경영, 세계 수준에 맞는 기업경영,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제시했다.

■ 정준양 포스코 회장, 철강협회장 맡아
한국철강협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제7대 회장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정 신임 회장은 1975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 사장, 포스코건설 사장 등을 거쳐 지난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했다.
.
.
.

■ 이희범 전 무협회장, STX그룹에 영입돼
STX그룹은 최근 이희범(60) 전 무역협회 회장을 에너지부문 총괄 회장으로 영입했다. 이 회장은 STX의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 사업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경북 안동 출생인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행시 12회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온 뒤 상공자원부 수출과장, 통상산업부 산업정책국장, 산업자원부 차관과 장관 등을 역임했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자연인 감성 진솔하게 담았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미수(米壽)기념전 열어 노익장 과시

원로 기업인인 이동찬(88)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미수(米壽)기념전을 열어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 1일 88세 생일을 맞았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2~6일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렸다.

1991년 고희전, 2001년 팔순전에 이어 세 번째 개인전시회다. 경영 일선에 있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겼던 그는 이번 전시회에 ‘우정(牛汀·이 명예회장의 호), 자연에서 숨은 그림을 찾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자신이 직접 그린 작품 88점과 아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 가족이 그린 12점을 보태 모두 100점을 선보였다. 소나무·해·바다·산 등을 소재로 한 그의 이번 작품은 화려한 색감으로 계절감을 감칠맛 나게 묘사했다.

예전 작품들보다 깊이가 한층 더해졌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대지의 노래’는 푸른 소나무를 사실적으로 그려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에게 역경을 꿋꿋하게 이겨내라는 의미에서 그렸다는 것. 또 자연 풍경을 유화적으로 재현해 추상적인 표현을 강조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그룹 수장자리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가 느낀 감정들을 진솔하게 화폭에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회장은 1996년 이웅열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후 그림 그리기·등산·골프 등 취미생활과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지내왔다. 그림은 30여 년 전부터 취미로 그려왔다.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 차례 서울 무교동 코오롱그룹 사옥에 들러 작품 활동을 한다.

1991년 칠순 때 자신의 그림을 모아 서울 프레스센터 전시실에서 처음 전시회를 열어 ‘화가 이동찬’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당시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하늘의 뜻에 따르고 아집을 버린 채 세상을 살겠다(則天去私)”고 약속했다.

그는 올 초 그 약속을 기억하고 “지금 하늘의 뜻대로 잘 지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는 2001년 팔순 때 작품 100여 점을 골라 도록 형식의 기념화첩을 발간하기도 했다.


982호 (2009.04.14)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