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섀도 보팅(shadow voting) 제도가 폐지된다. 섀도 보팅은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한국예탁결제원에 요청하면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의 찬반 비율에 따라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일반 주주의 참석이 저조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1991년에 도입했다. 그러나 실제로 출석하지 않은 주주를 출석한 주주와 동일한 비율로 출석한 것으로 간주해 처리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고, 주총 활성화에 역행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정부는 작년에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1년 반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폐지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섀도 보팅 제도가 폐지되면 당장 내년 3월에 몰려있는 정기 주총에서 상당수의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보통 결의가 성립하려면 출석 의결권의 과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특별 결의를 위해서는 출석 의결권의 과반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런데 주식의 소유 분산이 잘된 회사일수록 이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감사·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해서 3%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욱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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