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감(感)’ 주는 조직이 되라 

 

CEO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한 직관력을 조직에 확산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고민한다. 이를 위한 방법론이 바로 ‘실험 플랫폼’이다.
매 순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직업이 CEO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경영 철학과 능력을 갖춘 CEO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커지고,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늘어나면 한계점이 찾아온다. 조직이 성장할수록 역량 있는 리더들을 채용해 각각의 포지션에 배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를 채용하는 것만이 완벽에 가까운 조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선책일까? 그 답을 직접 내리기 위해 오랜 시간 많은 생각을 했다.

2019년, 뱅크샐러드 구성원이 100여 명을 넘을 즈음,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가’였다. 구성원 스스로가 상황을 이해하고 더 나은 결정을 한다면, 그리고 그 방법을 찾는다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모두 이루는, 더할 나위 없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바로 ‘실험 플랫폼(Experiment Platform)’이다. 실험을 통해 산업과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구성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더불어 모든 구성원이 크고 작은 경험을 쌓는 것만이 직관력을 얻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실험 문화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널리 활용되는 개념이다. 문제점을 찾아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해 그 결과를 토대로 가설을 입증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반복되는 실험을 통해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알고, 학습하면서 개인의 기획력과 판단력을 갖춘다.

뱅크샐러드는 실리콘밸리의 실험 문화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해 모든 구성원이 쉽고 편하게 실험에 몰입하게 했다. 실험 플랫폼을 운영하는 팀을 따로 구성했으며, 팀에 소속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실험 진행부터 분석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구성원의 실험 운영을 도와주기도 한다.

실험 플랫폼 도입 후 반년이 지난 2021년 현재 뱅크샐러드는, 한 달에 100개가 넘는 실험이 동시 진행될 정도로 활발하게 실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처음에는 한 주에 2~3개 기획도 어려워하던 구성원들이 이제는 하루 2~3개 이상 실험을 하며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부분을 찾아내 ‘고객중심’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누군가는 직관력을 ‘감(感)’에 의존하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감’은 다수의 경험과 판단으로 결과를 쌓아온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앞으로 뱅크샐러드가 직무별 정형화된 교육 프로그램에서 더 나아가 조직에 직관력을 심어줌으로써 고객을 위해 예리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조직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202102호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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