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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이끌 혁신 금융 

베스트 디지털뱅크 

장진원 기자
포브스코리아가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베스트 디지털뱅크’를 선정했다.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강세를 보였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뒤를 이은 가운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비대면’이라는 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양태를 새롭게 규정하는 뉴노멀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기업은 치명적인 감염 우려를 덜기 위해 비대면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통가에선 온라인을 통한 판매·마케팅이 오프라인을 대체한 지 이미 오래다. 평시 같으면 수년씩 걸렸을지 모를 이러한 파괴적 변화는 역설적으로 팬데믹을 발판 삼아 짧은 시간 안에 사회 인프라 자체를 급속도로 바꿔놓았다.

변화의 파고가 가장 높은 업종을 꼽는다면 단연 금융업이다. 은행지점 창구 업무를 모방한 수준에서 출발했던 디지털뱅킹이 이제는 주거래은행을 선택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정도로 변모했다.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가속화된 디지털뱅킹은 최근 들어선 인공지능(AI)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을 등에 업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 예적금이나 이체·송금 수준에서 벗어나 고객별 맞춤형 자산관리,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사용자 경험(UX/UI), 나아가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상품 개발과 제안의 영역으로까지 서비스 범위가 넓어졌다.

팬데믹 위기가 길어질수록, 혹은 또 다른 팬데믹이 출현한다면 금융업의 디지털라이제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오프라인 창구에 익숙한 고객이라 할지라도 강제적으로 디지털뱅킹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급진적 변화는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업종에 새롭게 등장한 뉴커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반면 오프라인 지점과 고객 수에서 앞서 있는 전통 강자들에겐 위협적인 상황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2017년 4월과 7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영업을 시작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열렸다. 지금은 사라진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에 탄생한 제1금융권 은행이라는 역사적 기록보다 ‘지점 없이도 은행 영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 자체에 의의가 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전통적 영업 방식에 머물러 있던 시중은행들에도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으로 무장한 기술금융과 경쟁하려면 기존 은행들 역시 디지털뱅킹이라는 대세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지 어언 6년여, 소비자가 선정한 최고의 디지털뱅크는 어디일까? 포브스코리아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은행들을 대상으로 ‘베스트 디지털뱅크’ 조사에 나섰다. 모바일 기반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소비자 1000명에게 은행별 디지털뱅킹 척도에 대한 정성조사를 실시했다. 개인정보 관리, 개인 재정관리, 실시간 금융정보 전달,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오프라인 서비스 연계,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 등 포브스코리아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6개 평가지표에서 나타난 각각의 점수를 합해 전체 순위를 정했다.


1. 카뱅·토뱅 투 톱…부진에 빠진 케이뱅크

포브스코리아가 올해 처음 조사한 국내 은행들의 디지털뱅킹 평가는 카카오뱅크·토스뱅크를 주축으로 한 테크핀 기업과 기존 시중은행들의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뱅킹에 집중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거의 모든 평가지표에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디지털뱅킹 평가지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선전도 만만치 않았다. 테크핀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기술력과 실행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금 투자와 탄탄한 기존 고객 인프라를 무기로 발 빠른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포브스코리아 선정 베스트 디지털뱅크 1위는 카카오뱅크, 2위는 토스뱅크가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카카오뱅크는 개인정보 관리, 실시간 금융정보 전달,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 등 세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토스뱅크는 개인 재정관리,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서비스 등 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체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국민 모바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서비스 개시 첫날에만 24만 명이 계좌를 열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당시(2016년) 시중은행의 1년치 비대면 계좌 개설 실적(16만 건)을 하루 만에 넘어선 기록이었다. 2021년 8월 16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25조원 수준으로, KB금융(약 23조4000억원), 신한지주(약 19조6000억원)를 이미 멀찌감치 따돌렸다. 미래 성장을 담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주식시장에서 테크핀이 전통의 공룡들을 앞선 셈이다.

2021년 10월 출범한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혁신적 서비스와 영업 형태로 메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3월 16일 발표한 매일 이자 지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는 국내 금융사 중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지금 이자 받기’를 클릭하면 매월 한 번 지급되던 이자를 매일 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 선보인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도 기술 기반 테크핀의 저력을 보여준다. 3월 14일 기준 1167억원을 돌파한 사장님 대출은 토스뱅크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델인TSS(Toss Scoring System)를 기반으로 한다. 간편송금 시절부터 축적해온 자체 데이터에 기존 은행·카드사의 데이터가 더해진 개념이다. 실제로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중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반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부진이 눈에 띈다. 케이뱅크는 ‘최근 6개월간 가장 많이 이용한 디지털뱅킹 서비스’에서 9위(7.3%)에 그쳤다. 디지털뱅킹 역량을 평가한 전체 순위에서도 SC제일은행과 Sh수협은행만 제쳤을 뿐 마찬가지로 9위에 머물렀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가장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 환경’ 부문에서도 경쟁사와 주요 시중은행에 밀리며 9위에 그쳤다.

케이뱅크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출범 초기 20여 사에 달하는 주주 구성으로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기 어려웠고, 이로 인해 유상증자 실패, 대출상품 판매 중단 등 소극적인 경영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케이뱅크는 2020년 들어 비씨카드가 34%, 우리은행이 19.9% 지분을 확보해 지배구조가 단순화됐다. 지난해 들어선 첫 연간 흑자를 거뒀고, 올해 증시상장(IPO)도 준비 중이다.

2.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제치며 시중은행 중 톱


전통 금융업 강자들의 고전은 이번 베스트 디지털뱅크 조사에서 두드러진 대목이다. 시중은행 부동의 투 톱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3위와 4위에 올라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고객 수나 대규모 오프라인 지점망, 수익 규모(2021년 기준 KB국민은행의 영업이익은 약 3조5000억원, 신한지주는 3조1700억원, 카카오뱅크는 2570억원) 등을 감안하면 골리앗의 패배에 비유될 만한 성적표다.

포브스코리아는 이번 조사에서 디지털뱅킹 평가지표 외에도 ‘주로 이용하는 디지털뱅킹 서비스’와 ‘디지털뱅킹 서비스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을 따로 물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디지털뱅킹 애플리케이션(KB스타뱅킹) 사용자 수가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고, 최근 6개월간 주로 이용한 디지털뱅크(서비스)를 묻는 질문에도 카카오뱅크(47.7%)에 이어 2위(30.3%)에 올랐다. 디지털뱅킹 평가와 별도로,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은행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꼽힌 셈이다. 반면 디지털뱅킹 수준을 평가하는 개인 재정관리, 실시간 금융정보 전달,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 등에선 모두 4위로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다만 오프라인 영업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뱅킹과 오프라인 서비스 연계’ 부문에선 예상대로 1위에 올랐다. ‘개인정보 관리’ 부문에서도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KB국민은행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다투는 신한은행은 전체 디지털뱅크 순위에서 3위에 올랐다. 라이벌인 KB국민은행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는 데 성공했지만,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투 톱에는 다소 뒤진 결과다. 신한은행의 경우 디지털뱅킹 평가지표 전 부문에서 3위에 오른 것이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이 개인정보 관리, 오프라인 연계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3. ‘개인정보 관리’ 부문서 4위 그친 토스뱅크

토스뱅크가 ‘개인정보 관리’ 부문에서 4위(13.1%)에 그친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토스뱅크는 시중은행이 강세를 보이는 ‘오프라인 연계’ 부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에서 카카오뱅크와 수위를 다퉜지만, 유독 개인정보 관리 부문에서는 카카오뱅크(16.5%), KB국민은행(14.5%), 신한은행(14.3%)에 이어 4위(13.1%)에 머물렀다.

4. 우리은행·하나은행 부진 속 NH농협은행 선전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6위)과 하나은행(7위)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위에 오른 NH농협은행에도 뒤진 순위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전체 평가항목 중 10% 이상 선택을 받은 지표가 전무했다. 우리은행은 전체 평가항목 중 오프라인과의 연계 서비스 부문에서 얻은 7.9%가 가장 높은 점수였고, 이는 하나은행(6.4%)도 마찬가지다.

NH농협은행의 선전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투 톱 카카오뱅크·토스뱅크, 신한은행·KB국민은행 등 리딩뱅크에 바로 뒤이어 5위에 랭크되면서다. 특히 탄탄한 전국 농협 지점망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연계’ 부문에서는 15.5% 응답률로 2위에 올랐다. 50대 이상 장년층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도 NH농협은행의 강점이다. 주로 이용하는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연령대별로 나눈 세부조사 결과, NH농협은행은 50대 이상에서 21.7% 지지를 받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0대 응답자의 25.8%가 토스뱅크를 꼽아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연령대별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디지털뱅크는 30대 카카오뱅크(20.2%), 40대 KB국민은행(17.9%)이었다.

한편 포브스코리아는 이번 베스트 디지털뱅크 조사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도 물었다. 1~3순위 응답을 합한 결과 ‘송금·이체 편리성’을 꼽은 응답자가 5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금·이체 수수료 면제(무료) 여부’가 50.8%, ‘로그인·이체를 위한 인증 절차의 편리성(공인인증서·생체인식 등)’이 26.6%, ‘잔고 조회의 편리성’이 26.2%, ‘애플리케이션 안정성·보안 신뢰도’가 23.6%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성별로 달라지는 응답도 눈에 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와 30대는 ‘애플리케이션 속도’가 디지털뱅킹 서비스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3순위 순위형 응답으로 20대 20.7%, 30대 21.5%). 여성 응답자의 경우 연령이 높아질수록 ‘송금·이체 수수료 면제(무료)’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20대 47.2%, 30대 52.3%, 40대 53.0%, 50대 63.9%).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 포브스코리아 베스트 디지털뱅크 조사
■ 조사 기간 2022.3.10. 11:09:55~14:27:47
■ 조사 대상 및 표본 오픈서베이 패널 1000명
■ 평가 대상 은행 은행연합회 정사원 은행 중 특수은행(NH농협은행·IB기업은행은 포함)과 지방은행 등은 제외
■ 표본추출 방법 인구 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추출

※ 이번 설문조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80% 신뢰수준에서 ±2.03%포인트다.
결과(https://openanalytics.opensurvey.co.kr/surveys/180545?shareKey=TkoQjWAqE6U8)

202204호 (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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