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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예금의 시대는 갔다 

 

뱅크런이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고 규제 당국의 능력을 시험하는 지금이야말로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시기다. 한때는 저축기관의 암으로 여겨졌던 오랜 해결책 하나가 지금 상황에 딱 들어맞을지도 모른다.

▎일러스트:STUART BRADFORD FOR FORBES
미국 뉴저지주 페어필드 교외에 있는 한 사무실 건물 2층, 80번 주간 고속도로 근처로 안과 센터에 인접한 이곳은 파이낸셜 노스이스턴의 사무실이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 제프 제이지(60)는 힘든 상황에 처한 23조 달러 규모 미국 은행 시스템의 구세주가 될 수도 있다. 제이지는 금융업자이며, 지난 38년 동안 그의 회사는 돈이 부족한 은행을 위한 예금증서 발행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왔다. 이러한 예금증서는 보통 뱅크런을 막는 안전장치다. 소유자가 죽거나 정신적으로 금치산자가 되지 않는 한 만기 때까지 해지가 불가능하다. 지난 12년 동안 제이지의 작은 회사는 크고 작은 은행을 위해 자금 1500억 달러를 조용히 유치했다. 그리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서 보증한 계좌에 25만 달러 미만의 자금을 넣고자 하는 기업 소유자, 지자체 재무 담당자, 부유한 개인과 연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덕분에 만기가 3개월~10년 남은 예금증서의 금리가 5% 이상으로 올랐다. 중개하는 예금증서마다 소액 수수료를 받는 파이낸셜 노스이스턴의 사업 전망이 밝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이지는 포브스에서 사진 촬영이나 대면 인터뷰를 요청하자 계속해서 거절 의사를 표했다. 제이지는 “나는 스스로를 알리고 싶지 않다”며 “조용히 내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개 예금을 보유했어야 했다


▎저축의 구세주 제프 제이지(오른쪽, 1987년) 같은 예금증서 중개업자는 저축 및 대출 위기 도중에 힘든 상황에 처한 은행에 현금을 제공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이지는 “현금은 은행에 아주 강력한 도구”라고 말했다.
35년 전에는 달랐다. 당시 24세였던 제이지와 형 스티븐, 전화 영업 팀은 이율이 높은 예금증서를 통해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저축 및 대출업체에 자금을 제공하며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우리는 생명줄’이라는 제목의 1987년 포브스 기사에는 새 차의 선루프에서 머리를 내민 제이지와 후드에 몸을 기댄 형의 사진이 실렸다. 이 기사는 지역 연방 주택 대출 은행이 파이낸셜 노스이스턴이나 메릴린치 같은 금융업체에 연락하여 주로 텍사스에 있는 좀비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도록 요청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이런 좀비 금융기관은 부동산, 정크본드, 기타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새로 규제 해제된 금리가 치솟으면서 큰 위기에 처한 곳들이었다.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됐을 때는 747개에 이르는 저축 및 대출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업계를 지탱하는 정부 파산 보증 자금인 FSLIC가 FDIC에 흡수됐다. 이 사태로 인해 1240억 달러(현재 가치로 약 3000억 달러), 즉 1989년 미국 GDP의 2%에 해당하는 세금이 투입됐다. 금융업자들은 저축 및 대출업체 사태의 악화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평론가들은 이들이 높은 이윤을 노리고 유동성 높은 단기자금만 좇으며 은행의 자금난을 부추겼기 때문에 시스템의 암적 존재라고 지적했다. 1991년 FDIC의 새 규제는 제이지의 핵심 상품인 소위 중개 예금을 은행에 해롭게 만들었다. 규제 당국은 중개 예금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이용하는 업체의 FDIC 보증 금리를 인상했다. 오늘날 미국 은행 4700개 대부분이 중개 예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중개 예금을 보유했어야 했다. 실리콘밸리뱅크(SVB)는 3월 9일 장부에 중개 예금이 전혀 없었고, 그날 예금자들은 10시간 만에 420억 달러를 인출했다. 단기자금이지만, 요즘엔 모든 자금이 단기다. SVB의 초당 100만 달러 예금 인출은 트윗 몇 개로 인해 시작됐다. 차임, 머큐리, 로빈훗 등 핀테크 몇 곳이 빠르고 간편한 송금 서비스로 기꺼이 사람들을 지원한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의 지원하에 4월 중순 이율 4.15%의 FDIC보증 저축 계좌를 제공하면서 4일 만에 1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빨아들였다. 비은행 기업들도 뱅가드나 피델리티 등에서 제공하는 뮤추얼펀드 같은 형식의 단기 유동성 자금을 좋아한다.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지난 13개월 동안 예금 1조 달러가 상업 은행에서 이율이 더 높은 비보장 계좌로 넘어갔다.

단기 유동성 자금은 멸시의 뜻이 담긴 ‘핫머니’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지만, 제이지의 FDIC 보증 예금증서는 은행 예금계좌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게다가 투자은행이라는 틈새 집단은 이 자금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훌륭한 재정 조건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중개 예금 증서만으로는 미국의 은행 체계를 고칠 수 없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규제 당국에 의해 금기시되고 은행들로부터 기피를 당해왔다는 사실은 더 큰 문제다. 각 주의 규제 당국과 3개의 주요 연방 감독 기관(연방준비제도, FDIC, 통화감독국) 등 은행 규제 당국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놀라울 정도로 비효율적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이러한 문제들 중 일부는 지방은행과 건전한 금융 체계의 토대라고 여겨져왔던 핵심 예금 같은 구시대적 은행 관념에 사로잡히는 데서 발생한다. 연준이 지난해 금리를 10번이나 인상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은행은 SVB와 퍼스트리퍼블릭뱅크뿐만이 아니다. 버지니아주 로아누크에 있는 은행 분석 업체 클래리비스에서 정리한 FDIC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총자산이 300억 달러인 FDIC 보증 은행 31곳이 증권 포트폴리오에서 기본 자본을 초과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자산 합계가 3조7000억 달러가 넘는 은행 약 400곳이 기본 자본의 절반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이런 금융기관은 사실상 전부 지방은행이며 대부분이 자산 규모 3억 달러 미만이다. 다행히 그중에서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무보증 예금이 많거나 실리콘밸리뱅크, 퍼스트리퍼블릭뱅크처럼 상장 압력을 받는 은행은 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FDIC 의장을 지내고 현재 워싱턴DC 소재 법률사무소 크래배스 스웨인 앤드 무어의 총괄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젤레나 맥윌리엄스는 “최근 은행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중개 예금이나 핫머니가 아니라 핵심 예금”이라며 “장기적으로 지방은행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 이런 소규모 은행들은 핀테크 파트너십에 참여하지 않는 한 살아남을 수 없다. 그쪽이 고객 유치 측면에서 훨씬 쉽고 비용이 저렴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규제 당국은 핀테크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뱅크런

지방은행에 대한 지원은 미국 건국 초기부터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은 중앙은행을 설립하고자 했던 연방주의자인 재무부장관 알렉산더 해밀튼과 논쟁을 벌였다. 제퍼슨은 중앙은행이 위헌이며 이제 갓 탄생한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자본이 개발 중인 소규모 농업 공동체에서 큰 도시로 몰리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해밀튼이 논쟁에서 승리하여 1791년에 최초의 중앙은행을 설립했지만 1811년 의회에서 인가를 갱신하는 데 실패했다. 1863년 의회에서 남북전쟁을 위한 자금이 필요해지자 비로소 중앙은행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역사적 편향 때문에 소도시에 있는 지방은행이 번성할 수 있었다. 1929년까지 미국에는 미국인 5000명당 1개꼴인 약 2만6000개 은행이 있었다.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대공황이 닥치면서 대체로 자본금이 부족했던 이 기관들에서 뱅크런이 발생했다. 1933년 FDIC가 설립되기 4년 전, 거의 6000개에 이르는 미국 은행 및 저축기관이 도산하면서 예금주에게 13억 달러(오늘날 가치로 31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혔다.

그 후로 지방은행의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현재 4676개의 FDIC 보증 은행이 있지만 그중 매년 평균 200개가 합병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은행 수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소규모 은행 로비 그룹인 지방은행연합회(ICBA)의 힘과 의지는 거의 꺾이지 않았다. 오픈 시크릿츠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해 거의 48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로비에 투입했으며, 그중 130만 달러는 의회 기부금으로 들어갔다. 가장 많은 돈이 향한 곳은 주택금융서비스위원회다. ICBA는 “지방에 자본을 유지하고 지역 공동체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세운다.

은행 컨설턴트 마이라 로드리게스 발라다레스는 “ICBA는 없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강력하다”며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보기 드물게 초당적인 지지가 나온다”고 말했다.


▎토요타의 방식 토요타 파이낸셜 세이빙스의 매러 맥닐 CEO는 “우리는 접객업을 하는 회사처럼 운영되는 은행이 되고자 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오모테나시’라고 한다. / 사진:ETHAN PINES FOR FORBES
맥윌리엄스 전 FDIC 의장은 “미국 정부는 소규모 은행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다. 대형 은행은 ‘내가 자네 할아버지를 잘 알지. 신의가 있는 분이셨어. 자네도 신의가 있으리라고 믿겠네’라는 식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지방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화가 노먼 록웰의 그림에서 볼 법한 이상적 지방 소시민들의 삶”이라고 말했다.

ICBA는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이 거래 중심적이고 사전에 결정된 신용등급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반면 지방은행은 인간 관계를 중시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규모 은행 또한 대형 은행과 거의 동일한 척도를 사용하여 신용을 평가하며, 또 그래야 마땅하다. 2023년에 ‘내가 자네 할아버지를 잘 알지’라며 대출을 해주는 은행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자산이 2120억 달러인 실리콘밸리뱅크야말로 지방은행처럼 운영됐다.

시워드 앤드 키셀의 은행 규제 전문가 폴 클락은 “실리콘밸리뱅크는 규제 당국에서 선호하는 은행 설립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단기 유동성 자금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했다”며 “신용을 원한다면 예금을 하라는 식이었다. 그게 이른바 핵심 예금”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규제 당국이 중개 예금을 피하라고만 했을 뿐 핵심 예금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리한 기업가와 금융기관은 규제와 FDIC의 보증 한도를 우회할 방법을 찾아냈다.

2003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인트라파이라는 회사는 예금증서 계좌 등록(CDAR)이라는 예금 전환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부유한 고객과 기업은 최대 5000만 달러까지 예금할 수 있으며, 거액의 예금은 보증 한도인 25만 달러 단위로 나뉘어 인트라파이 전산망의 다양한 FDIC 보증 은행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예금을 받아들인 은행은 전산망을 통해 자체적으로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을 거치할 수 있다.

오클라호마주 소재 시티즌스뱅크 오브 에드먼드의 질 카스티야는 “계좌가 25만 달러 제한을 초과하게 될 다세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예금 3억30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18%는 인트라파이 덕분에 유치한 공동(reciprocal) 예금이다. 카스티야는 “이제 보증을 받기 위해 자금을 여러 기관에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시티즌스의 공동 예금 5800만 달러는 FDIC에서 중개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고 핵심 예금의 범주에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뱅크레이트, 너드월럿, 포브스 어드바이저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여 예금증서 이율을 홍보하는 은행의 경우 전국에서 유치하는 고금리 예금은 핵심 예금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FDIC에서 여러 은행에 허용하는 중개 예금 예외 사항이 많고 대부분의 경우 혼동의 여지가 크다. 예를 들어 핀테크와 독점적으로 수행하는 업무가 이에 해당된다. FDIC 보증 18억 달러 자산 규모 은행인 테네시주 멤피스의 이볼브 뱅크 앤드 트러스트는 데이브, 어펌, 머큐리 등 대규모 핀테크를 위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중개되는 예금의 0.3%만 표시한다.

제이지나 UBS,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중개업자만 피하면 규제 당국은 거점 시장 외부에서 예금을 유치하는 것도 허용한다. 아이오와의 루아나 세이빙스 뱅크는 옥수수밭 한가운데에 있는 인구 300명 남짓한 마을에 있는데, 이 사실을 아주 힘들게 알아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루아나의 자산은 야심 찬 사장 데이비드 슐츠가 아이오와 최대 규모의 농업 대출업자가 되면서 거의 2배인 17억 달러로 늘었다. 루아나 본사와 6개 지점은 사업 성장에 필요한 지역 예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슐츠는 중개업자를 통해 자신의 대출을 만기가 유사한 외부 시장 예금증서로 채웠다. 자산이 20억 달러에 가까워졌을 때 중개 예금은 전체의 60%에 달했다.

루아나의 운영 통계는 모범적이다. 자기자본수익률은 평균 19%이며 디모인 지역 최우수 은행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그럼에도 FDIC 지역 사무실에서는 경각심을 느꼈고 2021년 아이오와 은행 감독청과 함께 루아나에 정지 명령을 내렸다. 루아나가 “과도한” 리스크를 지고 있으며 “안전하지도, 건전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루아나에 벌금 1450만 달러를 부과하고 연방주택은행(FHLB)의 대출도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포브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슐츠는 당시 현지 언론 디모인 레지스터에 혐의가 조작됐다고 반박하며 FHLB를 고소했다.

중개 예금 이용하는 산업은행

결과적으로 규제 당국과의 싸움은 별 가치가 없었으므로 루아나는 혐의를 인정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2022년 동의 명령에 서명하면서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참여시키고 비핵심 예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동의했다.

은행들 중에서 중개 예금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산업은행이라 불리는 FDIC 보증 기관이다. 총 24개가 있으며 총자산은 250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대단히 자본이 탄탄하고 수익성이 높다. 이들도 독립지역은행가협회(ICBA)와 연방준비제도로부터 멸시를 당하며 FDIC 같은 규제 당국도 이들에게 칼을 들이댈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산업대부회사(ILC)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은행들은 FDIC의 보증과 규제를 받지만 모기업은 대체로 상업 또는 금융 기관이다. ILC는 다른 데서 신용을 쌓을 수 없었던 산업 노동자들에게 대출을 내주기 위해 1910년 처음 설립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제너럴 일렉트릭, 타깃, 골드만삭스 등이 자체적인 ILC를 설립했다. 오늘날 ILC 소유 기업으로는 할리데이비슨, 피트니 보우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BMW, 스퀘어, USAA 등이 있다. 유타,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소수의 주에서만 이런 은행을 인가해준다. 타 은행과 동일하게 FDIC의 엄격한 신청 및 심사 절차를 거치지만 ILC를 자본으로 뒷받침하는 모기업이 은행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연준의 감시는 받지 않는다.

산업은행은 저축 계좌, 신용카드,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당좌예금 계좌를 제공하거나 모기업의 제품에 자금을 댈 수 없다. 예를 들어 피트니 보우스 뱅크는 자사의 우편요금 인쇄기 구매를 위한 대출을 낼 수 없지만 수천 개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배송료 자금을 대고 이를 관리할 수는 있다. 산업은행은 보통 전문화되어 있고 지점이 없기 때문에 자산 만기에 맞추기 위해 대부분 중개 예금에 크게 의존한다.

미 전역에서 수익성 높고 자본이 탄탄한 은행 중 하나인 네바다 인가 빌뱅크USA는 텍사스의 억만장자 앤디 빌이 소유한 산업은행이다. 자산은 320억 달러이며 3월 31일 기준 예금의 93%는 중개 예금이다. 현재 이율 4.65%인 1년 예금증서를 제공한다.

또 자본이 탄탄한 네바다 ILC로 토요타 파이낸셜 세이빙스 뱅크가 있다. 미국 토요타 및 렉서스 직원 3만5000명에게 저축 계좌, 주택담보대출, 상업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새 CEO 매러 맥닐은 JP모건체이스 자동 금융 임원 출신으로 1993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학에서 법학 전문 석사,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맥닐의 지휘하에 이 은행의 자산은 2020년 1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늘었으며 그 대부분은 총예금의 58%를 차지하는 중개 예금을 바탕으로 한다.

맥닐은 “핵심 예금을 보유하는 것이 FDIC에 수수료를 덜 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동시에 밖에서 계좌를 만들어 올 영업사원을 고용해야 하는 데다 여기저기서 수수료와 비용이 나간다”고 말했다.

성공적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업은행 상당수는 유타에 있다. 120억 달러 규모의 신용카드 대출업체 코메너티, 학자금 대출 전문 업체인 10억 달러 규모의 넬넷, 중소 규모 차량 운행 업체에 셰브론, 엑손 등 정유사 할인을 제공하는 주유소 충전 카드 운영 업체인 65억 달러 규모의 웩스 등이 대표적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억 달러 규모인 메달리온뱅크가 택시 자금 조달 전문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우버와 리프트가 여가용 차량 및 보트를 위한 대출과 주택 건설업자 자금 조달로 사업 방향을 크게 전환했다. 거의 모든 자금은 중개 예금에서 나온다. “우리 예금은 도망치지 않습니다.” 웹사이트의 헤드라인 중 하나다.

현재 산업은행은 전체 은행 자산의 1% 정도를 차지하지만 ICBA는 이를 지방은행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본다. 2005년 7월 월마트가 산업은행 인가를 신청했을 때 ICBA는 FDIC와 의회에 수천 개의 반대 편지를 보내는 움직임을 주도했다. 월마트가 구멍가게들을 없앴듯이 산업은행 인가는 지방은행을 없앨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월마트는 단지 신용카드 절차를 간소화해서 은행 수수료를 줄이고 싶었을 뿐이었으며, 고객에게 직접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FDIC는 마틴 그룬버그 의장의 지도하에 월마트의 인가 신청을 무시했다. 월마트가 양식을 제출한 지 1년 뒤 FDIC는 “새로운 안전 및 건전성 문제 또는 정책 문제가 존재하는지 판정”하기 위해 모든 ILC 신청 승인에 6개월 유예기간을 선언했다. 월마트는 2007년 3월 신청을 철회했으며 그 6개월 유예기간은 젤레나 맥윌리엄스가 FDIC 의장이 되어 넬넷과 스퀘어의 신청을 승인가기까지 14년 동안 지속됐다.

유타의 금융감독위원을 지낸 전미산업은행협회의 법무 자문위원 조지 서튼은 “마틴 그룬버그는 전통적이지 않은 은행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청서가 들어왔을 때 절차를 지연시켰다”며 “결국 인가 절차가 무기한 유예됐다”고 말했다(FDIC는 포브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은행 위기는 항상 신뢰와 안정성에서 비롯된다. 이는 이제 전통적인 은행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방은행보다 애플과 토요타를 더 신뢰한다. 차세대 은행 고객은 인가나 규제 힘 겨루기에 신경 쓰지 않으며 그 출처가 지방은행이든, 핀테크든, 중개업자든,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단기자금이 더 똑똑한 돈임을 잘 안다.

- MATT SCHIFRI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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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호 (20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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