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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를 가속하다 

 

리사 수 AMD CEO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죽어가는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를 1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30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제 그는 다가오는 AI 혁명에서 치를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도 이길 생각이다.

▎사진:JAMEL TOPPIN FOR FORBES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자리한 AMD 본사 맨 위층, 101번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회의실에서 리사 수(53) AMD CEO는 실리콘밸리라는 단어보다 오래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도로 아래로는 회사의 과거를 보여주는 건물이 있다. AMD가 반도체를 누르는 데 사용했던 서니베일의 오래된 파운드리다. 그런데 창문 너머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AMD의 현재를 보여주는 건물도 하나 보인다. 숙적인 인텔의 본사다. 인텔의 시가총액은 1203억 달러로, AMD(1535억 달러)에 못 미친다.

항상 이렇지는 않았다. 2014년 수가 AMD(Advanced Micro Devices)의 CEO가 됐을 때 이 회사는 흔들리고 있었다. 직원 4분의 1을 해고한 상태였고 주가는 2달러 안팎이었다. AMD 임원 출신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당시 분위기가 “무덤보다 더 우울했다”고 돌이켰다. 그런데 인텔이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제조가 지연되고 애플이 인텔의 칩을 아이폰에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수는 전술가의 눈으로 빠르게 경쟁사의 실수를 포착하여 기회로 삼았다. 레노보 같은 노트북 제조사와 게임 대기업 소니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과도 계약했다. 아마존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AMD에 60억 달러 매출을 안겨줬다.

인텔의 연 매출은 630억 달러로, 여전히 AMD(236억 달러)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경쟁사로부터 모두가 탐내는 서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고 반도체 회사 자일링스를 인수하면서 AMD의 주가는 수가 취임한 뒤 9년 동안 30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제 인공지능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기계학습을 뒷받침할 실리콘 두뇌의 수요가 급증하자 수는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기회이자 과제에 직면했다. AMD가 차세대 AI 기술용 프로세서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넘어설 정도로 강력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까? 수는 “앞으로 5년 뒤에는 AMD의 모든 제품에 AI가 탑재될 것이고, AI는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게임을 하는 사람이 프로세서를 제조사가 정한 한계를 넘어 작동하도록 조작하는 오버클러킹(Overclocking)을 하듯이, 수는 지난 9년 동안 AMD를 오버클러킹해왔다. 많은 IT 업계 임원과 달리 수는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다. 보기 드물게 IT 분야의 전문성과 사람을 다루는 능력, 사업 역량을 모두 갖춘 덕분에 수는 지난 수년간 S&P500 기업의 CEO 중에서 최상위급 연봉을 받았다(2002년 총연봉: 3002만 달러). 총 7억4000만 달러의 부를 축적하여(대부분 AMD 주식) 올해의 미국 부자 여성 기업인 순위에서 34위에 올랐다. 2014년 수가 AMD의 반등을 일으키기 시작할 때 처음 그를 만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제품책임자 파노스 파네이는 수에 대해 “대단히 진취적이면서 적극적인 자세로 뛰어난 성과를 냈다”며 감탄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매출이 631억 달러로 12% 하락한 인텔과 달리 엔비디아는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사이버펑크 2077’ 같은 게임에서 놀라운 시각효과를 보여줄 뿐 아니라 인공지능 업체들이 선호하는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챗GPT 챗봇으로 대단히 사람처럼 들리는 질의응답을 실현해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 오픈AI도 엔비디아의 GPU를 선택했다.

이러한 대규모 언어 모델은 사실 눈길을 끄는 재주에 불과하지만, 이는 빌 게이츠 같은 거물이 인터넷의 여명기만큼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하는 AI 혁신의 첫 장에 불과하다. 이미 AI에 사용할 GPU 수요가 대단히 많으며, 한 연구 기관은 이런 GPU를 만드는 업체가 향후 10년 동안 400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그런 업체는 하나뿐이다. 포레스터의 애널리스트인 글렌 오도넬은 “AI는 곧 NVIDIA와 동의어”라며 “진입장벽을 상당히 잘 구축했다. AMD가 이를 넘어서려면 많은 난관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텔의 유령은 여전히 101번 고속도로 너머로 암운을 드리운다. 생산 지연, 반도체 결함, 경영진 교체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PC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기업이다. “AMD에는 호재가 많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사가 두 개나 있다는 것이 악재”라고 AMD 임원인 포레스트 노로드가 말했다. 노로드는 델이 AMD반도체를 일부 사용하여 약 100억 달러(2014년 매출)를 들여 데이터센터 사업을 구축하도록 도왔다. 노로드는 “AMD는 인텔이 계속 지금과 같은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예단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항상 인텔이 언젠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수가 2014년 AMD 최고위직에 올랐을 때 애널리스트들은 22억 달러 부채가 있는 이 회사에 투자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가치 있는 자산 일부는 이미 조각조각 팔려나갔다. 반도체 조립 공장(업계 용어로 ‘팹’)은 2009년 분리됐다. “진정한 남자라면 팹이 있어야 한다”던 AMD 공동 설립자 제리 샌더스의 악명 높은 자랑이 끝난 것이다. 심지어 2013년에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본사(수의 현재 거점)를 매도하고 다시 임대해야 했다.

게다가 AMD는 실행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제품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인텔이 저가 부문을 제외한 노트북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새로운 스마트폰 사업은 엔비디아, 퀄컴, 삼성이 차지했다. 수는 “당시에는 우리 기술에 경쟁력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AMD가 투자자들에게 항상 골칫거리였던 것은 아니다. 샌더스는 1980년대 초 IBM을 위해 칩을 만들면서 초소형 프로세서 사업에 진출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만년 2등이었던 AMD가 속도에서 인텔에 앞서는 자체 프로세서를 개발하며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2014년에는 그 영광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수의 전임자 로리 리드(샌더스는 2002년 CEO에서 사임했다)가 AMD 직원 약 4분의 1을 해고했다. 한때 AMD는 지금 기준으로 240억 달러 규모인 서버 반도체 시장에서 약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2014년에는 점유율이 2%로 주저앉았다. CEO가 된 지 이틀째에 수는 전체 회의를 열고 단상에 올라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직원들에게 “우리가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는 “뻔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우리 회사에는 그렇지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처럼 사기를 높이는 호소는 AMD를 바로잡으려는 3단계 계획의 첫걸음이었다. 즉,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의 신뢰를 얻고, 회사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수는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 3개만 했다”며 “5개, 10개가 되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수는 엔지니어들에게 인텔을 능가하는 반도체를 만들도록 지시했지만 사용 가능한 최종 청사진이 완성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연구자들이 연구실에서 고생하는 사이 서버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0.5%로 한층 떨어졌다. 수는 “당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연구자들이 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설계를 작업하는 중이었다”며 “엔지니어는 제품을 통해 동기가 부여된다. 나는 그 점을 가장 중시한다”고 말했다. 젠(Zen)이라는 새 반도체 설계를 우선시하기로 한 수의 결정은 2017년 제품이 출시될 때 옳은 것으로 판명됐다. 수는 “제품이 아주 좋았다”고 뿌듯해하며 “젠은 AMD의 이전 설계보다 50% 정도 빠르게 연산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업계에 AMD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줬다. 2020년 3세대가 출시될 때쯤 젠은 업계에서 속도가 가장 빠른 반도체였다. 젠 설계는 이제 모든 AMD 프로세서의 기반이다.

팀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내놓기 시작하자 수는 밖으로 나가 등을 돌린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영업을 시작했다. 수는 AMD에 판매할 반도체가 없을 때부터 몇 년 동안 관계를 형성했다. 이제 휼렛패커드의 CEO가 된 안토니오 네리를 설득하기 위해 텍사스의 눈보라를 뚫고 4시간 동안 운전하기도 했다. 네리는 “솔직히 AMD의 이전 세대 프로세서는 실망스러웠다”며 “수는 앞으로 AMD가 무엇을 해낼 수 있을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클라우드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수의 CPU가 필요했던 IT 대기업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수의 전략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토마스 커리언 구글 클라우드 CEO는 “우리의 초소형 프로세서 파트너는 엔비디아, 인텔, AMD 등 3곳”이라며 “내가 입사했을 때 AMD는 우리 생태계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수 덕분에 이제는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거인 AMD 공동 설립자 제리 샌더스는 실리콘밸리 현장을 뛰어다니는 영업 사원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말만 많고 실속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샌더스는 말했다. 그러나 샌더스는 그 말이 사실이었다면 AMD가 그렇게 오래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인텔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주목받으려고 애를 썼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MARTYN GODDARD/ALAMY
지난 2월 AMD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인텔을 넘어섰을 때 이제 86세인 설립자 샌더스는 열광했다. 샌더스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전화했다”며 “좋아서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앤디 그로브(인텔의 전설적인 CEO로 2016년 사망)에게 ‘이겼다’고 말해줄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수학자와 기업가가 된 회계 담당자의 딸인 수는 1969년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났다. 샌더스가 AMD를 설립한 해다. 수의 가족은 수가 3살 때 뉴욕시로 이주했다. 수는 MI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가장 어려운 전공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기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치고는 인간관계도 아주 좋았기 때문에 학생들 간에 불화가 있을 때 중재 역할을 하곤 했다고 당시 MIT의 나노구조체 연구실을 운영했던 행크 스미스가 말했다.

수는 자신의 사교성이 좋다는 듣자 크게 웃었다. 수는 “다른 MIT 사람들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이라고 농담을 하며 “내가 외향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의사소통은 내 일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수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에서 짧게 일을 한 뒤 IBM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그곳에서 수는 기존의 알루미늄 대신 구리 회로를 사용하여 20% 빨리 실행되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기여했다. 고위 경영진은 수의 재능을 빠르게 알아차렸다. 구리 기술이 출시되고 1년 뒤인 1999년, 당시 IBM의 CEO였던 루 거스너는 수를 자신의 기술 비서로 임명했다. 20년 만에 처음 응한 인터뷰에서 거스너는 포브스에 처음에는 수가 그 일을 하기에 너무 어려서 걱정했지만 그런 의구심은 빠르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수는 제 사무실에서 일했던 직원들 중에 손꼽히게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수는 일반적인 패턴을 따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전체 경력에서 그런 패턴을 파괴해왔죠.

MIT 박사 vs 하버드 MBA

기술 비서가 된 수는 이제 경영대학원에서 고전적인 사례연구가 된 기업회생을 눈앞에서 직관했다. 회사의 규모를 활용하고 고객에게 헌신하는 문화를 만들어서 기업을 되살리는 모습이었다. 거스너는 CEO로 일한 약 9년 동안 정체됐던 IBM의 시가총액을 6배로 키웠다. 수는 IBM이 2001년에 소니, 도시바와 공동계약을 체결하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에 자사 반도체를 사용하도록 하는 일에 참여하면서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배웠다.

초기에 수는 가끔 자신에게 거물 기업인들로 가득한 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힘들게 배운 기술적 지식 덕분에 자신에게 경영자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음을 곧 깨달았다. 수는 2017년 MIT졸업식 연설에서 “MIT 박사가 하버드 MBA 출신 밑에서 일하는 것을 봤다.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IT에는 수의 이름을 딴 기술 연구실이 있다.

2011년 말, 수와 IBM에서 알게 된 AMD 이사 닉 도노프리오가 수에게 전화를 했다. 당시 수는 오스틴 소재 반도체 제조사인 프리스케일(현재는 NXP 반도체 계열사다)에서 상무로 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브루넬로 한 병을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도노프리오는 수에게 점진적인 변화 말고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할 기회와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안했다. 며칠 뒤 수는 AMD 글로벌 사업 부서의 상무 자리를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2년 뒤 수는 회사 전체를 경영하게 됐다. 주요 반도체 기업 최초의 여성 CEO가 된 것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수는 트위터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서 AMD 제품에 대한 반응을 부지런히 읽고 심지어 답변도 한다. “때로는 그게 새 소식을 파악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수는 말했다. 참고로 수는 익명 계정을 사용하지 않는다. / 사진:JAMEL TOPPIN FOR FORBES
수는 엔지니어일 때를 떠올리며 “25명 정도가 있는 방에 들어가면 나만 여자였다. 나는 젊은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관심이 많으며 이들이 계속 엔지니어 일을 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 자리를 맡았을 때 수는 비행기를 타고 베벌리힐스로 가서 샌더스를 만나 자신의 팀에게 연설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샌더스는 수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지만 “내 팀이 아니라 당신의 팀”이라며 거절했다. 그 대신 샌더스는 영업 사원 출신답게 반대로 제안했다. 회사가 2년 연속 수익을 내면 회사를 찾아가겠다고 한 것이다. 회사가 50주년을 맞이한 2019년에 샌더스는 약속을 지켰다.

애플에서 아이폰과 아이팟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었던 반도체 전문가 마크 페이퍼마스터는 수와 동시에 AMD에 합류했다. 그는 회사가 수의 지휘하에 훌륭하게 회생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페이퍼마스터는 애플에서 또 다른 숙련된 회생 전문가와 일한 적이 있다. 애플 공동 설립자 스티브 잡스다. 잡스는 회사를 재앙으로부터 구출하여 역사상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거듭나게 했다. 페이퍼마스터는 “수의 업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어려운 일이었다”며 “설립자가 아니면 스스로 신뢰를 얻고 비전을 확립하여 회사 전체와 고객, 투자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AMD에서 이룬 성공 덕분에 수는 젊은 엔지니어들의 롤 모델이자 투자자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유행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몇 년 전 수가 AMD 라이젠 칩을 사용하여 초인으로 변신하거나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8비트 애니메이션이 트위터에서 퍼졌다. 빨간색과 주황색이 들어간 갑옷을 입고 헬멧을 옆에 둔 장난감 인형이 수의 사무실 선반에 놓여 있다. E3 게임 콘퍼런스에서 한 팬이 준 선물이다. 수는 “내 이력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트위터와 레딧을 열심히 이용하는 수는 “그런 유행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 취향은 아니다”고 말했다.

AMD를 일신하고 활력을 불어넣은 수는 이제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 미래를 계획하는 데 집중한다. 수가 AMD를 부지런히 재건하는 사이 엔비디아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젠슨 황은 엔비디아를 인공지능 컴퓨터 연산의 대표 주자로 만들었다.

수의 먼 친척(“황의 어머니는 내 할아버지와 남매 사이”라고 수는 말했다)인 황은 챗GPT 같은 AI 도구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를 판매하는 데서 엄청난 기회를 포착했다. 그 수요로 인해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64배 정도다. AMD의 두 배에 달한다. 번스틴의 애널리스트인 스테이시 래스건은 “투자자들이 AMD에 주목하는 이유다. 투자자는 좀 더 저렴한 엔비디아를 원한다”며 “시장이 아주 크기 때문에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는 경쟁할 생각이다. AMD의 입지를 강화할 연간 반도체 업그레이드로 승부를 걸고 엔비디아의 AI 중심 H100 GPU에 도전하려고 한다. 수의 지도하에 연구개발 비용은 50억 달러로 거의 4배 증가했다. 수가 AMD CEO에 취임할 당시 AMD의 전체 매출에 가까운 액수다.

테네시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있는 신형 슈퍼컴퓨터(2022년 완성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였다)는 수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프로젝트다. 초당 최소 100경 회 연산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이 놀라운 기계는 AMD의 AI 반도체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변칙 전술도 활용한다. 엔비디아의 새 슈퍼 반도체에 대항하기 위해 CPU와 GPU를 결합한 MI300 반도체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수는 엔비디아에 맞서기 위해 인수도 활용한다. 2022년 488억 달러로 자일링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일링스는 영상 압축 같은 작업의 속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식 프로세서를 만든다. 이 거래를 통해 자일링스의 전 CEO인 빅터 펭이 AMD의 사장 겸 AI 전략 부문 대표가 됐다.

엔비디아 외에도 위험 요소는 있다. AMD 고객 일부는 직접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다. 반도체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AWS 사업을 위해 2018년 서버 반도체를 설계했다. 구글은 돌아다니는 스트리트 뷰 카메라에서 캡처한 표지판 이름을 읽고 자사의 바드 챗봇을 구동하기 위해 거의 10년째 직접 텐서 처리 장치라는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심지어 메타조차 자체 AI 하드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수는 고객이 언젠가 경쟁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회사가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부품을 개발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수는 말했다. 그러나 수는 AMD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기술적 전문성이 없다면 그런 회사들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는 “고객이 전체 생태계를 복제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는 AI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기에 좋은 입지를 차지했다. 그러나 급격한 반등이 금세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그는 잘 안다. AMD가 오래 지속되게 하려면 할 일이 많다. 수는 “이제 AMD는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좋은 회사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이제 그건 된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아주 훌륭하며 세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유산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내게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 IAIN MARTIN, RICHARD NIEVA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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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호 (20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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