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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기 페이히어 대표-매장 무인화 선도 

 

여경미 기자
클라우드 기반 포스로 출발해 고객관리,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프랜차이즈 대시보드 등 매장 운영 전반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페이히어(Payhere)는 2024년 금융위원회 선정 ‘K-Fintech 30’, 2022년 ‘포브스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2023년에는 포브스코리아 ‘대한민국 핀테크 50’과 ‘초고속 성장 스타트업 50’으로 선정되며 연일 업계의 시선을 모으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박준기 페이히어 대표는 “매장 무인화 서비스로 현재 소상공인이 직면한 구인난과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페이히어는 카운터 위에 고정됐던 포스기의 물리적· 기능적 한계를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 간편한 사용법과 합리적인 이용료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에 집중하다가, 올해 초에는 원솔루션을 지향하는 포스기 하드웨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는 기술 기반 셀프서비스(Technology Based Self Service) 시스템이 여러 산업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으로 정착한 비대면 환경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셀프결제가 거의 모든 유통 서비스 분야로 확대됐다. 패스트푸드점은 물론이고 편의점, 카페, 숙박시설, 대형마트 등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셀프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식당의 주문 문화도 확연히 달라졌다.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하던 방식은 옛말. 자리에 설치된 테이블 오더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까지 이뤄지는 게 익숙한 풍경이 됐다. 비대면 셀프결제 문화가 보편화되고 점차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셀프결제 시스템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관련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핀테크 기업인 페이히어는 이 같은 비대면 주문 결제문화가 확산하면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의 대표 사례라할 수 있다. 투자 유치 라운드를 여섯 차례나 열었고, 올여름에만도 150억원 규모 시리즈 B2 투자를 유치, 누적 투자 유치액은 500억원을 넘겼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투자가 아닌, 꾸준한 투자로 이어졌고 매출액도 2020년 1억3000만원, 2021년 13억원, 2022년 62억원, 2023년 113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과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금융위 ‘K-Fintech 30’에도 선정된 페이히어는 매장의 모든 동선을 자동화하고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통합하는 차세대 솔루션으로 금융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2020년 클라우드 기반의 포스(POS; Point of Sale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 서비스로 출발한 페이히어는 배달, 마케팅, 키오스크, 웨이팅, 테이블 오더, KDS(주방 디스플레이 시스템) 등 흩어져 있는 매장 관리 서비스와 주문, 결제, 고객 데이터 등 모든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제공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내가 원하는 기기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포스 서비스다. 과거 대면결제에서 주도권이 온라인과 키오스크 결제로 확대되는 추세로, 지급결제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카드 단말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어디서나 편리하게 주문을 받고 결제할 수 있다. 페이히어 솔루션의 장점 중 하나는 재고관리다. 도소매 가맹점들은 출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3일, 7일, 14일 후 품절 위험을 예측해 알려주고 매출액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상품을 등급별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구독 방법도 편리하다. 포스 화면에서 사용하려는 기기에서 원하는 기능만 선택하면 구독할 수 있다는 점도 페이히어의 특징이다. 이처럼 음식점에 국한돼 있던 포스 기능을 카페, 식당, 도소매, 미용실이나 네일숍 등 서비스업, 프랜차이즈 등 업종과 규모에 맞게 세분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 학원, 스포츠센터, 병의원 등 기존에 포스를 사용하지 않던 업종으로까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소상공인이 직면한 구인난과 인건비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어떻게 구인난과 인건비를 해결한다는 건가.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최신 트렌드는 인건비 상승이 가장 큰 문제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9년 창업할 때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일차적인 목표는 수월한 매장관리였다. 자영업자가 손님이 주문한 메뉴 체크, 주방에 자동으로 메뉴 전달, 대기 손님 관리, 배달 주문 확인 등을 일일이 확인하려면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또 매장 내 포스, 테이블 오더, 웨이팅 서비스 등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 다른 플랫폼에서 관리한다면 일이 더 가중된다. 머지않아 기술의 발달로 주방 디스플레이 시스템(KDS), 서빙 로봇과 조리용 로봇 조작 등까지 더 많은 플랫폼을 사용하게 될 텐데 자영업자는 동선의 간편화를 원한다. 이차적인 목표는 일하는 직원이나 예비 창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앱을 제작하는 것이다. 매장에 따라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관광객 등을 위한 메뉴 번역 혜택도 지원한다. 작년, 국내 최초로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메일로 입장 순서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페이히어는 매장의 모든 동선을 자동화하고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통합한 솔루션으로, 금융위 ‘K-Fintech 30’에 선정됐다. / 사진:페이히어
매장 회전율 분석 방법, 매장 대기 시간 분석 방법 장치·시스템, 스마트 단말기의 카메라를 이용한 스캔 연동 관리 방법, 비대면 카드가맹점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과 이를 위한 시스템, IC 소켓이 탈착 가능한 결제 장치 등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이런 기술로 특허를 받으면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곳들의 구인난과 인건비 해결에 도움을 주고 매장 관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자 한다.

페이히어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페이히어는 판매자 입장에서 매장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추구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정부에서는 소비자의 편익에 맞게 세금 혜택 등을 바탕으로 한 제로페이, 서울페이 등 핀테크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판매자가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판매자가 어떤 앱을 이용해 결제해야 할지 혼란만 가중될 뿐이었다.

현재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매장은.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다 보니 페이히어는 B2C와 B2B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태극당, 롸버트치킨, 밤부베이커리&브루잉, 돼지게티, 카와우소 등 음식 업종은 물론 더현대, 워시앤조이, 렌즈타운, 퍼플독, 위드피아노 등 도소매와 서비스 업종까지 페이히어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국에 가맹점 수 6만 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교촌치킨, 호치킨 등 프랜차이즈와 업무제휴를 맺고 차세대 포스 시스템을 구축하며 가맹점의 디지털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고객관리와 통합 마케팅 솔루션, 가맹점 관리, 대시보드 등 기능을 고도화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솔루션을 지향하는 포스기 하드웨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페이히어의 첫 시장은 소프트웨어 서비스였지만, 우리의 맞춤형 포스기 하드웨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 초 페이히어가 직접 개발한 하드웨어를 출시했다. 페이히어가 개발한 하드웨어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2024 레드 닷 어워드’에서 본상을 받았다. 테이블 오더 외 키오스크, 고객관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디자인 혁신성, 기능성, 내구성 등을 인정받았다. 이 제품의 주요 특징을 꼽으라면 12가지 이상 모듈화 설계를 커스텀 방식으로 제작해 매장 환경에 따라 맞춤형 설치가 가능하고, 결제 방식, 테이블 높이, 콘센트 위치 등에 따라 기둥, 커버, 클램프 등을 레고처럼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케이블과 보조배터리를 숨겨주는 장치, 고열에 강한 최고 난연 등급(V0) ABS 소재 사용, IC/마그네틱 카드, 삼성페이(MST), 애플페이(NFC), QR·바코드 간편결제 등 모든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도 가능하다.

핀테크 업계는 망 분리 규제 등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망 분리 규제 완화가 빨리 적용되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페이히어를 창업하고 5년 정도 운영하면서 핀테크는 다른 업보다 기본적으로 큰 자본이 요구되고, 작은 실험을 할 때도 큰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체감했다. 하지만 리스크 없이 혁신을 만들 수 없다. 정책을 만드는 곳에서 혁신을 위한 플레이그라운드를 구축하고, 어느 정도 성장하기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면 우리나라 핀테크가 더 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망 분리는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돼, 리스크가 거의 없거나 작은 스타트업도 큰 기업 수준의 관행을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스타트업의 장점은 빠른 속도, 저비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망 분리는 이 핵심 요소를 어렵게 한다. 따라서 망 분리 완화는 굉장히 긍정적인 정책적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에 금융위에서 발표한 ‘금융 분야 망 분리 개선 로드맵’에 생성형 AI 활용과 SaaS 이용 범위 확대 등이 포함돼 핀테크 업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규제 완화가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도 교육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핀테크 기업에서 담당자뿐 아니라 경영진과 모든 임원이 올바로 숙지한다면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망 분리 안에서 혁신과 규제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제도권에 있는 기업과 조율해 혁신금융서비스가 실제로 잘 운영되고,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페이히어의 ‘올인원 매장 관리 솔루션’과 도소매용 포스는 자영업자가 수월하게 매장 관리를 하도록 설계됐다. / 사진:페이히어
페이히어는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정부에 요청 사항이 있는지.

정부는 2019년 4월 1일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을 시행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신사업 육성과 소비자 보호 등 공익적 가치를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정교하고 안전한 금융규제 설계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처음 창업할 때 샌드박스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아무래도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사는 내부에서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현실적인 조언을 얻기 어려웠다. 페이히어는 금융위 산하 핀테크지원센터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사처럼 자본이 풍부하지 않아서 사업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2020년 11월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금융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적용받아 신용카드 가맹점 모집인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신용카드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022년 7월 우리카드와 함께 카드 업계 최초로 ‘비대면 카드사 가맹점 가입’ 앱을 출시하고 심사와 보완 등 모든 절차를 효율화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핀테크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기관 등 공동의 이익이 되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 규제가 만들어진 데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그 규제가 혁신에 제동을 건다면 이 역시 변화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관점이 스타트업, 금융사, 대기업 등 핀테크 업계 전반에 널리 퍼져야 한다고 본다.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

202411호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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