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코리아의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앱 200’은 한국의 모바일 사용 트렌드를 종합적·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순위에서 2024년 빠르게 부상한 앱들을 파악하고 앱 생태계의 변동을 가늠할 수 있다.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앱 200’에 오른 앱의 인기 비결을 살펴보면, 각 앱들은 우리 사회의 경기, 소비성향, 트렌드, 선호 상품, 레저 활동, 사회안전욕구 등 모든 양상을 반영하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한 올해, 네이버 파파고, 구글번역, 구글지도, 야놀자, 스카이스캐너 등의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 고물가와 불경기가 이어지자 사용자들은 앱테크에 몰입하며 리워드를 제공하는 앱에 수시로 접속하고 광고 시청 등 지시를 따랐다. 그리고 외식비 부담으로 인해 직접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해 먹기 위해 레시피 앱이 더욱 사랑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순위에 없었던 복권 관련 앱들도 올해 부쩍 부상했다.최근 ‘묻지마범죄’ 등으로 인한 사회불안은 사용자들이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앱(도와줘), 가족의 위치를 추적하는 앱들을 많이 설치하게 했다. 한편, AI 서비스가 점점 일상생활에 스며들면서 챗GPT, 뤼튼, 에이닷, 퍼플렉시티 등 생성형 AI 서비스가 사용자의 비서로 자리 잡았다. 한편, 부문별 순위에서 경쟁 앱들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시장에서 어떤 플레이어가 굳건한지, 새롭게 나타난 강자는 누구인지, 성장세가 주춤한 서비스는 무엇인지 순위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종합 60위 분석: 절반 이상 교체2024 한국인 사랑한 모바일앱 상위 60위의 변화가 크다. 1위 유튜브, 2위 카카오톡이 최정상 자리를 고수하는 가운데, 절반 이상인 39개(65%) 앱이 6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특히 급부상한 앱들을 살펴보면 테무, 폴센트, 요리백과 만개의레시피, 도와줘, 아이허브 등은 진입과 동시에 상위 20위에 안착했다. 그리고 캐치테이블(▲36), 유튜브 뮤직(▲32), 핑크다이어리(▲28), 크림(▲28), 알리익스프레스(▲19) 등이 큰 폭의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반면 야놀자(▼31), 네이버 지도, 내비게이션(▼26), 올웨이즈(▼14), 리디(▼11) 등은 하락 폭이 컸다.10위권 내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일상생활이 된 앱들이 진입해 있다. 1위 유튜브, 2위 카카오톡, 3위 쿠팡에 이어 4위 테무가 무서운 기세로 신규 진입했다. 같은 중국계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7위)도 지난해 순위에 비해 19계단 상승했지만 테무가 한국인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무는 2024년(1~10월) 신규설치수가 총 1969건으로 평가대상 앱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테무는 동일 제품을 타 플랫폼보다 3~10배가량 저렴하게 판매해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정책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초기에는 손해를 감수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인스타그램(5위), 당근(6위), 유튜브 뮤직(8위), 캐시워크(9위), 네이버 파파고(10위)가 10위권을 형성했다. 유튜브 뮤직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의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멜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구독자는 월 1만4900원에 유튜브 뮤직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더 가성비 높은 선택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20위권에서는 11위 크림의 상승세가 주목할 만하다. 크림은 주로 한정판 패션 아이템과 명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패션 앱들과 달리, 크림은 다양한 브랜드를 한곳에서 쉽게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다.또 폴센트(16위)도 다양한 포인트 혜택을 이용해 쇼핑할 수 있으며, 앱 성능이 뛰어나고 빠른 고객지원을 제공해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 쉽고 빠른 레시피를 볼 수 있는 요리백과 만개의 레시피(17위), 가족위치추적 안전지킴이 앱 도와줘(18위), 해외영양제 직구 플랫폼 아이허브가 60위권 진입과 동시에 20위권에 들었다. 그 외 배달의 민족(12위), 카카오T(13위), 네이버 밴드(14위), 틱톡 라이트(15위), 올웨이즈(20위)가 포함됐다. 지난해 순위에서 6위로 돌풍을 일으켰던 올웨이즈는 14계단 하락하며 주춤하는 모양세다.
편리성·기능성 갖춘 앱들이 대거 진입21위에서 60위까지는 대부분 올해 진입한 앱이 대부분이다. 30위권에 든 앱들은 각각의 특성과 사용자 요구를 충족하며 사용자를 대중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캐치테이블(21위)과 챗GPT(22위)는 편리함과 고급 기술로, 핑크다이어리(23위)와 여성생리달력(25위)은 편리한 여성 건강 관리에 중점을 둔다.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합한 구글TV(26위)와 파일공유·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아이쉐어링(27위)은 콘텐트와 파일 관리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삼쩜삼(24위)은 편리한 세금 신고와 더불어 절세가 가능하다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제가 됐고, 한국세무사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 외 디지털 드로잉·페인팅을 위한 앱 이비스 페인트X(29위), 전문가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숨고(30위)도 많은 사용자가 찾고 있다.40위권에는 일상생활에 실용적인 기능을 지원하는 다양한 앱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의 일정을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봄 캘린더(31위), 건강관리·운동 추적 앱 삼성 헬스(32위), 음식 주문·결제 앱 패스오더(33위), 가족·친구 위치 공유 앱 라이프360(34위), 네이버지도, 네이게이션(35위), 관심사 기반 소셜네트워킹 앱 썸원(36위), 개인 금융관리 지원 앱 제타(37위), 여성 생리주기 예측 앱 생리달력 Flo(38위), 일상 기록·공유 앱 데일리샷(39위) 라디오 실시간 청취 앱 와우라디오(40위)가 그것들이다.60위권 목록에서는 대중적으로 다소 생소한 앱들도 눈에 띈다. 43위 더데이는 개인의 중요한 날짜를 관리하고 기념일을 기록할 수 있는 앱으로, 알림 기능으로 기념일을 잊지 않도록 돕는다. 44위 포인핸드는 개인의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앱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공한다. 47위 비트윈은 연인이나 친구와의 소통을 위해 개인화된 소셜 네트워킹 앱으로, 비공식적인 대화와 공유를 지원한다. 48위 에이블리와 57위 오케이몰도 합리적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