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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회고] AI 기술의 융합과 확대 

 

노유선 기자
지난 2024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AI 트렌드는 ‘융합’과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AI는 기술 고도화를 거듭하고 다양한 산업군과 융합돼 사용 범위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 AI는 인간의 생활 방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며 인간 세계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그 결과 AI는 머나먼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도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필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포브스코리아는 2024년을 돌아보며 재검토할 만한 AI 트렌드 7가지를 간추렸다.

1. 특화 AI의 실용성 제고

이미지나 텍스트, 비디오, 음성 등 다양한 콘텐트를 자동 생성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각 산업군에 적합한 특화 AI로 고도화를 거쳤다. 이로써 법률과 의료, 금융, CRM(고객관계관리),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산업 맞춤형 AI 모델을 적용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산업 특성에 맞춘 AI 모델이다 보니 사용자의 요구에 더 정확하게 부합하고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AI는 텍스트 요약과 회의록 작성, 회의 내용 요약, 영상 편집, 작문, 영상 콘텐트 생성 등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하며 각 산업군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특화 AI는 의료 분야에서 ‘의료 AI’라는 이름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의료 AI는 환자 진단과 치료·처방 제안, 질병 데이터 분석 등을 수행한다. AI의 의료 영상 판독 기능이 고도화된 덕분에 의료 분야에서 진단의 정확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2024년 들어 AI는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돕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 멀티모달 AI의 사용성 증대

2024년에는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AI가 전년과 비교해 상용화됐다는 특징이 있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와 이미지, 오디오,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복합적인 질문에 답하거나 더욱 정교한 인사이트 콘텐트를 제공한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고 음성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가 제품의 품질을 검사할 때 AI는 데이터 융합과 분석을 거쳐 정확도 높은 검사 결과를 내놓는다. 이러한 멀티모달 AI는 향후 더 많은 분야로 확대돼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3. 인간의 증강된 작업 환경(Augmented Working)

단순히 자동화 기능을 수행하던 AI 시대는 끝났다. AI는 업무를 보조하면서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고 있다. 이른바 ‘생산성 도구’로서 그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AI 기반 생산성 도구는 문서 작성과 데이터 요약, 데이터 분석, 스케줄 관리 등 일상적인 업무를 지원해 사용자의 작업 속도를 높인다. 또 사용자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준다. 더 나아가 AI는 사용자의 결정을 보조·보완하는 등 한층 더 난도 높은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가령 CRM 영역에서 AI는 상담사에게 최적의 답변을 알려주는 등 종합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작업 생산성을 제고하는 AI의 기능은 향후 더 다양화·고도화될 전망이다. AI가 사용자의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흐름을 방해하지 않게 하는 것이 2025년의 과제다.

4. AI-IoT 결합과 AI-로보틱스의 융합

AI와 IoT(사물인터넷)가 결합해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등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됐다. 스마트홈의 경우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마트시티와 스마트공장에서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관리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AI와 로봇의 결합도 가속도가 붙었다. 제조와 물류, 농업, 요식업, 가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의 활용은 보편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가정용로봇은 청소를 돕고 물류로봇과 자율주행로봇은 스마트공장의 창고 자동화 시스템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다. IoT 또는 로봇과 결합한 AI는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 등 여러 영역에서 사용자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고 있다.

5. AI와 에지 디바이스의 통합

AI와 에지 디바이스(Edge Device)의 통합은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니라 기기 자체나 네트워크 최종 지점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IoT 장치 등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AI 모델을 운영할 수 있다. 이른바 ‘에지 AI’는 지연시간(Latency) 감소와 데이터 보안, 네트워크 비용 절감 등 여러 장점 덕분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에지 AI는 데이터를 디바이스 근처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해 작업 속도를 높인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주변 환경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면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에지 AI가 적용된 자율주행차는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 사용자의 안전성을 높인다. 2025년에는 헬스케어와 제조업, 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도 에지 AI가 활용될 전망이다.

6. AI의 윤리적 사용과 규제

2024년 AI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AI가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를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편향된 데이터에 기반한 결과물을 내놓는 문제에 대응해 법적 규제와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지난 7월 유럽연합은 ‘AI법(AI Act)’을 공식 발표했다. 8월부터 정식 발효된 이 법은 오는 2026년 8월 유럽 내에서 완전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AI법은 위험성이 높은 AI 시스템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며, 생성형 AI와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AI 기술에 걸쳐 안전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유럽연합 각 회원국은 자체 규제 기관과 AI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책임 있는 AI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에서도 AI의 윤리적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연방·주 차원에서 여러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제안된 ‘AI책임법(Artificial Intelligence Accountability Act)’은 주정부가 AI 활용상 위험과 이점을 분석하고 위험성이 높을 경우 사전에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7. AI 도구의 상호운용성과 통합 플랫폼

AI 도구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언어 모델과 분석 엔진,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등이 원활하게 연동돼 데이터를 쉽게 공유하고 통합할 수 있는 것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라고 한다. 올해는 특히 AI 도구의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다. 이는 더욱 유기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이바지했다. 통합 플랫폼은 여러 AI 도구와 서비스를 통합해 머신러닝과 데이터 처리·분석·배포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통합 플랫폼을 이용하면 데이터와 AI 모델을 한곳에서 관리하고 데이터 간 상호작용이 원활해져 한층 더 수준 높은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돕는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AI 활용에 기여한다는 평이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202412호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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