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 세계 IT 트렌드의 선봉장은 ‘AI 에이전트(agent)’였다. AI 에이전트는 어떤 일이든 척척 해내는 인공지능 비서다.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선 처리해야 할 일을 제안하고 향후 업무 계획을 세워주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주는 등 인간을 보조한다.
▎ 사진:GETTYIMAGESBA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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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의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가 가상 직원이 되어 작업을 자동화하는 코파일럿 에이전트를 출시했고, 다음 달엔 앤스로픽이 AI 에이전트 ‘컴퓨터 유스’ 베타(테스트) 버전을 선보였다. 오픈AI는 내년 1월 코드명 ‘오퍼레이터(Operator)’로 불리는 AI 에이전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도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인간의 작업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는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큰 폭으로 향상시킨다. 하지만 편리함이란 포장 아래 도사린 위험성도 상당하다. AI가 뭐든지 알아서 처리하고 인간의 선택과 결정을 대신하면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다움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다움의 상실은 인간의 기계화로 직결된다. AI 시대를 인간다움의 위기라고 해석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진다. 추운 겨울밤, 난로 가까이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촛불이 인간다움이다. 그만큼 소중하다는 뜻이다.AI는 더더욱 보편화될 전망이다. 이때 인간다움이란 불씨가 꺼지지 않으려면 인간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을 알아보고자 김기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이상욱 한양대 인문과학대학원 인공지능학과 교수, 김지현 SK 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을 만났다. 지난 10월 말 경북 안동에서 열린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