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심층취재

Home>월간중앙>특종.심층취재

<무릎팍도사>에 시대의 지성도 무릎꿇다! 

독설과 막말이 아냐! 토크쇼의 계보 잇는 새 화법에 열광
패배인가, 새 출구인가?
개그 전성시대 

글■정덕현 대중문화칼럼니스트 [thekian1@gmail.com]
2008년 10월29일 밤 11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코너에서는 시청자들이 지금까지 어떤 토크쇼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천하장사에서 개그맨으로 전향해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강호동 앞에는 황석영이라는 우리 시대의 대문호이자 현대사의 산 증인이 앉아 있었던 것. 강호동과 황석영, 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은 보는 이에게 심지어 불편한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쇼가 진행되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불편함은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너무 죽이 잘 맞았고, 격의없었다. 황석영은 심지어 이런 이야기까지 해주었다. “작가는 ‘시정배’라고 생각해요. 시정 사람들 속에 있는 거야. 시시껄렁한 일상을 살고 글 쓰는 데만 엄정함을 유지하고, 일상이라든가 자기 자아라든가 이런 건 그냥 열어놓는…. 나도 사실 광대거든.”
이 말은 대중이 막연히 갖고 있는 신화로서의 황석영 이미지를 순식간에 깨버렸다. 황석영은 자신을 ‘시정배’라고 했고, 또 “나도 광대”라고 말함으로써 강호동과 유세윤·올라이즈밴드와 스스로 동격이 되었다.



물론 이 말이 담고 있는 의미는 더 깊다. 글 쓸 때는 엄정함을 유지하지만, 바로 그 글이 저 밑바닥 현실까지 닿아 있어야 진실을 담을 수 있기에 일상에서는 늘 자신을 시정배처럼 낮춘 상태로 열어둔다는 것이다. 역시 대문호다운 자세가 아닐 수 없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0901호 (2009.01.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