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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해외동포 언론네트워크 통합 김소영 세계한인언론인협회 공동회장 

“모국과 교민들의 눈과 귀가 되겠다” 

글 신승민 인턴기자, 시인 tkagkq12@naver.com / 사진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재외동포청 신설, 차세대 언론인 육성, 평창동계올림픽 해외홍보 지원사업 계획… 교민들의 권익향상과 한류문화 전파 위해서도 노력할 터

▎김소영 세계한인언론인협회 공동회장은 “타국에서 재외동포와 한국인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4월 19일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약칭 ‘세한언’)와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약칭 ‘재언협’)가 세계한인언론인협회(약칭 ‘세언협’)로 통합됐다. 외국 교민사회에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재외언론기관들의 대표단체다. ‘세언협’은 한인사회에 한류문화를 전파하고, 모국(母國)과의 유대·교류를 강화하며, 재외동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다.

그 중심에 김소영 회장이 있다. 현재 중앙일보 밴쿠버지사장으로 재직하는 김 회장은, 전용창 회장(전 ‘세한언’ 회장)과 함께 ‘세언협’의 공동회장으로 선출됐다. 재외동포 언론인으로 20년 넘게 일해온 그를 통해 ‘세언협’의 역할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4월에 세계한인언론인협회 공동회장으로 선출됐다.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타국 현지에서, 재외동포와 한국인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전문적인 버팀목’이 되고 싶다. 본업인 중앙일보 밴쿠버 지사를 잘 이끌면서, 동시에 ‘세언협’을 키워 전 세계에 한류문화를 전파하고 민간외교의 교두보 역할을 해내려 한다. ‘세언협’은 현재 36개국 80여 도시에 회원사를 거느린다. 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모국과 협력해서 재외동포들의 불편한 고충을 원활하게 시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나 혼자서 하는 일은 아니다. 일단 시스템이 확립된다면 전문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재외한인언론을 대표하는 두 단체가 하나로 뭉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지난해 10월 ‘재언협’ 회장에 취임하고 보니, 재외언론인 조직이 양분돼 있었다. 여러 교민들과 교민단체의 분규를 해결하는 데 힘이 분산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회장이 되자마자 ‘세한언’ 회장께 두 조직의 통합을 제안했다. 여러가지 행정문제나 양측의 이해관계 역시 조율했다. 특히 서로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두 조직이 ‘편 가르기’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경청할 기회를 가졌다. 경청이 곧 조율이었다.”

임기 중에 전용창 공동회장과 함께 추진하려는 사업들 중에 어떤 것이 있는가?

“우리 조직이 행사를 열면, 정당 대표들도 직접 오셔서 재외동포와 관련한 정책을 많이 거론하셨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문제가 ‘재외동포청’의 신설이다. 재외동포 민원을 전담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현재는 병무·재산·국적 등 재외동포 관련 법규들이 여러 소관부처에 흩어져 있어서 처리가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거주국과 모국간의 법제 차이 때문에 겪는 재외동포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선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세언협’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차세대 언론인 육성 방안도 궁금하다.

“교민사회에서 미디어를 공부하는 2세 동포들을 선발해 모국의 언론사로 보내려 한다. 그들이 한국의 신문사를 견학하면서 취재와 기사 교육을 받게끔 한다는 것이다. 2세 동포들은 우리말과 외국 말을 함께 배워 민간외교의 중심역할을 할 것이다. 그들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한글 및 역사 교육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최근 들어 언론계도 디지털 혁신을 거듭한다. 재외언론기관의 ‘뉴미디어 시대 전략’은 뭔가?

“페이스북, 멀티채널의 시장영역을 개척하고자 노력 중이다. 지난해 가을 행사 때는 ‘1인 방송’ 대표님을 모셨고, 올해 봄 행사 때는 네이버 전무님을 초청해 강의를 들으며 아이디어를 의논하기도 했다. 최신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해 여러 교육을 받으며 공부한다.”

“일주일에 세 번 비행기로 날아가 창간 설득”

내년에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재외한인언론기관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원사업을 계획한다고 들었다.

“지난 4월에 평창을 방문해서 올림픽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고국의 큰 행사를 해외에 홍보하겠다고 약속했다. 모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가 ‘세언협’을 통하면 번역기사로 세계에 전파될 수 있다.”

모국과 동포사회의 경제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포함돼 있나?

“우리 단체는 재외동포기업이 정부의 경제정책 지원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모국 경제인과 동포 경제인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서다.”

중앙일보 밴쿠버지사장으로도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나?

“93년에 밴쿠버로 이민을 간 뒤, 95년에 신문광고 디자이너로 언론사에 몸담았다. 신문지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인 타운에 새벽마다 신문배달을 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6년간 시장분석과 판로개척을 완성해 2001년도 중앙일보에 단독으로 밴쿠버지사 창간을 신청했다.”

당시 밴쿠버지사 승인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나?

“그때 미주지사의 담당자가 ‘본사의 방침과 다르고, 지금껏 지사장을 여자에게 맡긴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하더라. 보통사람이라면 포기하겠지만, 나는 일주일에 세 번이나 비행기 타고 LA를 오가며 설득을 했다. ‘나 말고는 밴쿠버지사를 운영할 적임자가 없다’고 자신감을 갖고 도전했다. 목표액수는 적어도 솔직하게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했는데 7~8개월 뒤 결국 수락을 얻어냈다.”

재외언론인으로 종사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꼽으라면?

“내가 처음 밴쿠버로 이민을 갔을 때만 해도 교민들이 문화생활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 현지에 중앙일보를 창간한 뒤, 내가 직접 한국공연들을 유치했다. 당대의 한류스타인 조수미·차인표·윤복희를 초청해 공연을 개최했다. 동포들이 너도나도 감사함을 표시했다. 한국문화를 캐나다 사회에 전파하고, 중앙일보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근본적인 역할로 신문제작에도 최선을 다했다. 취재·번역·배달에 몰두하면서 동시에 대한민국과 중앙일보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근래엔 최신 한국 영화를 밴쿠버 극장에서 상영하게 하는 사업도 한다.”

재외언론단체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언협’의 가장 큰 무기는 아무래도 기사다. 본분은 공정하고 좋은 기사를 만들어 보급하는 일이다. 현지뉴스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국익과 교민을 위해 눈과 귀가 되어주는 일이다. 공공·민간외교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자 한다.”

- 글 신승민 인턴기자, 시인 tkagkq12@naver.com / 사진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201706호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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