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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새 ‘10년’ 시작되는 2020년 무슨 일이… 

AI의 예측 “트럼프 재선 실패한다” 

“한국 2.2% 성장… 4월 총선 민주당이 다수당 될 것”
'이코노미스트'誌 기자 중심 104명의 글 118편 묶어


▎2020 세계경제대전망/이코노미스트 지음/한국경제신문/2만원
[이코노미스트]는 1843년 창간된 명품 경제지다. 세계 경제·비즈니스 지도자들에게 미치는 매체 영향력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매체의 성격과 편집방향을 알면, 그 매체 기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극중(radical centre)을 표방한다. 2013년 9월 3일 [이코노미스트]는 창립 170주년을 맞아 ‘이코노미스트가 스스로를 설명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좌익인가 우익인가. 둘 다 아니다. 우리는 극중(radical centre)이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불편부당(不偏不黨)하게 자유시장경제·민주주의·평등·진보를 추구한다는 게 요지다. 이러한 가치를 저해하는 정부나 정당의 정책은 매섭게 비판한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행한 [2020 세계경제대전망]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를 향한 [이코노미스트]의 시선은 차갑다. 인공지능(AI)의 예측에 따르면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공화당원들은 4년 전에는 대부분 트럼프에게 의구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모두 그를 지지한다. 링컨의 당은 개인숭배 집단과 닮아가고 있다”고 맹공했다.

예측에는 단위가 필요하다. 예컨대 100년 후, 10년 후, 1년 후 등등··· 원제가 ‘The World in 2020(2020년의 세계)’인 [2020 세계경제대전망]의 예측 단위는 지금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다. 매년 말 전 세계 94개국 25개 언어로 출간되는 시리즈다.

‘2019년까지의 세계 트렌드로 예측해본 2020년의 세계’라는 제목을 붙여도 되겠다. 뷔페 같은 책이다. [이코노미스트] 소속 기자들을 중심으로 104명의 필자들이 쓴 118편의 글을 묶은 책이다. 1부는 지도자·비즈니스·금융·국제·과학기술·문화, 2부는 미국·유럽·영국·중동·아프리카·미주·아시아·중국을 다루고 있다. 부록 성격의 ‘2020년 세계 주요 지표’와 ‘2020년 비전’도 흥미롭다.

도저히 틀릴 수 없는 아이템을 다룬 기사도 나온다. 예컨대 내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 라파엘로 사망 500주기, 메이플라워호 미국 항해 400주년,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 레닌 탄생 150주년, 비틀스 해체 50주년이다. 또 25번째 007시리즈 영화가 개봉한다.

10억 달러를 들여 지은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이 개관한다. 사상 처음으로 만 30세 이상 인구가 과반을 차지하는 시대가 개막한다.

우리의 시간 지평(地平)에서는 세기(世紀)가 친숙하지만, ‘10년(decade)’은 상대적으로 낯설다. 이 책의 편집인인 대니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한다. “2020년은 기념비적인 해다. 새로운 10년의 시작은 미래에 대해 평소보다 더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10년과 관련해 눈에 띄는 기사는 로버트 게스트 [이코노미스트] 외신부 에디터가 쓴 ‘영어권 vs. 중화권: 세계 최고의 두 문화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이다. 무엇을 시사할까. 미·중 관계가 새로운 균형을 찾기까지 양국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일단 미국이 같은 부유한 영어권 국가들인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손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하는 기사다.

아쉽게도 한국 관련 내용은 별로 없다. [이코노미스트]가 바라본 세계에는 아직 우리나라의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이다. 2020년 한국 GDP 성장률이 2.2%로 예상된다는 것과 민주당이 4월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것이지만 의석의 5분의 3까지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2020년 세계 주요 지표’에 나와 있다.

- 김환영 중앙콘텐트랩 대기자 kim.whanyung@joongang.co.kr

202001호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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