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 (제1부 광복) 

제21장 얄타(7) 

1946년 2월에 얄타 회담에서 강대국들이 맺은 ‘동아시아에 관한 비밀 협약’이 공개됨으로써, 이승만의 주장대로 ‘얄타 비밀 협약’은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비밀 협약에 조선에 관한 사항은 없었다. 이승만은 이런 상황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긴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기묘한 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먼저 살필 것은 이승만이 근거로 삼은 문서다. 주미외교 위원부가 공개한 이 문서에서 조선에 관한 내용은 단 두 문장이었다. 이승만은 자신이 조선에 관한 부분만을 안다고 밝혔지만, 신문 기사들은 이 문서가 조선만이 아니라 만주와 외몽골을 다뤘다고 보도했다. 당시 워싱턴엔 러시아가 만주와 외몽골에서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것을 미국과 영국이 양해했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었다.



이 문서가 실재했고 이승만이 그것을 간수했던 것은 확실하다. 그 문서의 진정성도 확실하다. 처음 그것을 입수한 고브로는 탐사 보도를 잘하는 저널리스트였고, 제이 윌리엄스는 평생 통신사 기자로서 국제 문제들을 다뤘고, 이승만은 국제 정치 전문가로서 동아시아를 다룬 그 문서를 감별할 적임자였다. 이 세 사람이 확신했으면 그 문서는 진정한 문서였다. 현실적으로 그런 문서를 위조해서 이득을 볼 사람도 없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가난한 임시정부를 속여서 누가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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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호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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