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

Home>월간중앙>스페셜리스트

[김희범의 등산미학] (40)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에 올라 

 

15시간의 인내와 고투 끝에 꿈에 그리던 소망을 이루다

꿈에 그리던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을 완주했다. 새벽 3시에 오색 등산로를 출발해 대청봉을 아침 6시 20분에, 중청대피소와 희운각 대피소를 거쳐 공룡능선과 마등령을 오후 1시 50분에 올랐다. 이후 비선대를 거쳐 저녁 8시에 신흥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총 20.4㎞ 산행에 15시간이 걸렸다.

설악산 등반은 내 인생의 오랜 버킷리스트였다. 한국에서 최고 높은 봉우리 3위(1708m)가 대청봉이다(참고로 1위는 한라산 백록담 1947.2m, 2위는 지리산 천왕봉 1915m). 등산인들이 가장 오르고 싶은 산봉우리를 꼽을 때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는 그 대청봉과 공룡능선을, 환갑을 바라보는 59세에 내가 완등한 것이다.

사실 운동이라고는 출퇴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고, 전동차 안에서도 앉지 않고 서서 다니는 것 정도가 전부이고, 산은 많이 타 봤지만, 기껏해야 당일치기 6~7시간 정도인 내가 당일치기로 설악산 대청봉을 찍고 공룡능선을 종주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등산을 좋아하는 내가 산 중에 최고 으뜸이라는 설악산 대청봉에 발을 디뎌보지 못했다는 것은 부끄러움이었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초조해지고 간절해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작은 소망으로 자리 잡았다.


그날은 추석 명절을 앞둔 9월 27일(음력 8월 13일) 이었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양양에 도착해 오색에서 새벽 3시에 출발했다. 낮에 온종일 비가 내려서일까, 오색 등반로 입구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등산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기도 했다. 내린 비가 하늘에 떠 있는 이물질들을 모두 땅으로 끌어 내려 더할 나위 없이 공기가 깨끗하고 좋았다. ‘한가위 오늘만 같아라’는 옛말처럼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더욱 환상적인 것은 별빛 하나 없이 어두웠기 때문에 내 머리 위 헤드 랜턴에서 비추는 1~2m 반경만 바라보고 걸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로지 산을 오르는 데만 온몸의 신경을 집중할 수 있어서 크게 힘들지 않게 가파른 고갯길을 오를 수 있었다.

여기에 나의 특별 산행 동반자, 산행 대장 상철 친구가 같이하고 있으니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친구는 40대 후반에 IT업계 개발 책임자로 일할 때 정말 쉬지 않고 일했다. 그 스트레스를 독한 술로 풀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계단을 오르던 중에 쓰러졌다. 중환자실에서 여러 달을 사경을 헤매다 극적으로 다시 살아났다. 그는 재활을 위해 등산을 시작했고, 이내 산악인이 되었다. 오래전에 한국 100대 명산 완등은 물론이고 지금은 등산이 최고의 취미가 되어 거의 매주 등산을 한다. 빈틈이 없는 데다 산을 정말 잘 아는 친구이다.

그는 나를 아주 편안하게 이끌었다. 처음 등산 시작 길에는 아직 충분히 힘이 남았는데도 20여분 만에 휴식을 잠깐 취하면서 물을 먹게 했다. 오이도 간식으로 주었다. 그리고 다음 휴식시간을 30여분, 40여분, 50여분으로 늘려서, 돌아가면서 커피, 포커 리스 이온음료, 육포와 사과, 초콜릿 등을 차례로 먹게 했다. 중간중간 배고프지 않으면서 힘이 다시 샘솟게 하였다. 그래서 보통 오색에서 대청봉 정상까지 5㎞ 급경사 구간을 4시간에 주파한다는데, 우리는 3시간 20분 만에 완등할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힘이 별로 들지 않았고, 나는 공룡능선을 완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대청봉 정상에 가까워지자 잘 익은 단풍나무들이 한두 그루씩 보이기 시작했고, 두꺼운 솜뭉치 같은 안갯속에서 간헐적으로 일출이 번쩍였다. 아침 6시 20분! 드디어 1708m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에 우뚝 올라섰다. 작은 물방울 알갱이, 안개와 태양이 서로 일진일퇴 용호상박의 싸움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무섭게 벌이고 있었다. 작은 물방울 알갱이 안개놈은 자기의 왕궁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듯 젖 먹던 힘을 다해 요리조리 바쁘게 옮겨 다니며 태양 빛을 차단했고, 이에 질세라 태양 놈은 더욱 강력한 불기둥을 뿜어냈다. 장관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멋진 일출을 보기 위해 태양이 이기기를 열렬히 응원했는데, 아직은 중과부적이었는지, 정말 감칠맛 나게 10초 정도 잠시 맛보기만 보여주고는 다시 안개가 하늘을 독차지하고 말았다. 정해진 일정이 있었기에, 강풍을 맞으며 아쉽게 발길을 중청 대피소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강풍에 어쩔 수 없이 앉은뱅이가 된 소나무와 작은 풀과 야생화들이 조금은 안 되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 강인한 생명력에 저절로 고개가 숙어지면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7시 30분. 중청대피소에서 아침밥으로 김밥을 먹고 있는데, 국물도 없이 먹는 것이 처량해 보였는지, 옆에 앉아있던 산악인이라면 반개 정도를 남겨 건네주었다. 상철 친구와 후루룩 게눈 감추듯 맛있게 나누어 먹었는데, 그 따뜻하고 짭짤한 라면 맛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덕분에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하고 다시 단단하게 등산화를 동여맸다. 그리고 힘차게 희운각 대피소로 발길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몰랐다. 그 짧은 2.7㎞ 구간이 최고로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인 줄을….

다시 산행에 나서는 길, 마침내 먹구름과 안개를 몰아내고 우뚝 선 태양 빛이 장엄하게 세상을 비추었다. 비교적 무난한 내리막길로 천불동 계곡과 공룡능선의 기암괴석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는 연신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했다. 그 시간이 아침 8시 40분.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한 이야기가 전설로 내려오고 있었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아침 9시가 넘으면 공룡능선 쪽으로 가지 말고 천불동 계곡 쪽으로 가라는 그 말의 의미를 말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룡능선 쪽으로 가면 목적지 도착 전에 어두워지고, 체력과 정신력이 부족하기에 자칫 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안전한 천불동 계곡 쪽으로 가라는 의미였다) 우리는 다행히 20여분의 여유가 있었고, 다시 한번 등산 장비를 단단히 메고 마음을 다잡았다. 오매불망 내가 그렇게나 밟고 싶었던 마의 구간, 공룡능선 5.1㎞ 구간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설악산 공룡능선은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능선으로 생긴 모습이 공룡의 등 모습과 비슷하여 공룡릉(恐龍稜)이라고 불린다. 공룡 능은 보통 마등령에서부터 희운각 대피소 앞 무너미고개까지의 능선 구간을 말한다. 강원도 속초시와 인제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공룡능선 구간은 영동·영서를 분기점으로 구름이 자주 끼는 등 기상변화가 시시각각 변한다. 하지만 가야동 계곡, 용 아장 성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부터 동해까지 시원하게 펼쳐진 절경을 볼 수 있다.

드디어 제1곡 신선봉에 올랐다. 공룡능선의 남쪽(무너미고개 근처)에 위치한 봉우리로 마치 신선들이 사는 천상계의 집인 듯 매혹적인 안개가 더욱 운치를 더했다. 제2곡 공룡능선 1275봉은 높이 1275m로 공룡능선의 중심 부분에 있는 봉우리로서 마치 힘세고 웅장한 신선의 남성을 상징하는 듯했다. 제3곡 공룡능선은 큰 새 봉 나한봉과 1275봉 사이에 위치한 봉우리로 남녀 신선들이 사랑놀이하는 듯 방아 찧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제4곡 공룡능선 나한봉은 높이 1298m로, 공룡능선의 북쪽 부분(마등령 근처)에 위치한 봉우리로 신선의 여성성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렇듯 공룡능선은 생긴 모습이 공룡의 등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눈으로 보는 구름이 휘감은 공룡능선 모습은 마치 신선의 영역을 보는듯한 초절정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꿈에서 그려보던 그 모습보다 훨씬 더 크고 멋졌다.

공룡능선은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는 명성에 걸맞게 아름답고 웅장하고 신비로운, 천하제일의 경관이었다. 마치 옥황상제 부부가 신설 놀음을 하며 사는 천상의 세계 같았다. 그 절경을 보니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샘솟았다. 옛날 옛적 바다신과 육지의 신이 여기에 살고 있었다. 두 신들은 오늘날의 사상투쟁, 진보와 보수를 놓고 서로 내 것이 좋다고 싸우듯이, 이 세상 우주 만물의 환상 환심을 사기 위해 두 신들은 멋진 묘기 쇼를 펼쳤는데, 바다신은 동해의 넓고 깊은 푸른 바다를 만들고, 육지의 신은 여기에 로켓처럼 멋지고 웅장한 기암괴석을 만든 것이 아닐까? 아니면 옛날 옛적에 육지 판과 바다 판이 서로 강하게 충돌했는데, 그 충돌이 너무 강해 땅속 깊은 곳의 용암이 끝도 없이 하늘로 치솟았는데, 그것들이 오랜 세월 동안 비와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이렇게 멋진 걸작이 탄생한 게 아닐까! 이유야 어찌 됐든 지금 내 눈에는 중국의 장자제보다, 베트남의 할롱 만보다 멋지고 아름다워 보였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신선이 사는 천상계 무릉도원이 바로 내 눈앞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데, 내 몸은 허우적거리며 지쳐가고 있었다. 신선들이 사는 천상계의 계곡을 보기 위해서는 77도 정도의 깎아지른 가파른 비탈길 100여m 정도를 오르락내리락해야 한 봉우리를 겨우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무려 4개 봉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염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여기 공룡능선을 무턱대고 왔다가 많은 친구가 무릎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는데, 아뿔싸 내 다리가 점점 아파지는 것이다. 제1봉 신선봉을 지나 제2봉을 오른 후 내리막길부터 왼쪽 무릎이 저려왔다. 같은 몸인데 내 몸이 아니었다. 얼굴과 눈은 좋은 공기 마시며 신선놀음을 하는데, 무릎인 나는 새벽부터 험악한 바위산을 오르며 후들후들 떨어야만 하냐며, 더는 걷지 못하겠다고 몽니를 부르기 시작했다. 특히 왼쪽 무릎이 많이 시큰거리고 아파졌다. 정말 참고 참다 정말로 미안한 마음으로 산행 대장 상철 친구에게 보고했다.

“왼쪽 무릎이 너무 아파 못 걷겠어….”

그러자 친구 대장 왈 “여기서 죽던지, 걷든지 2가지 길밖에 없어….”

그 소리가 메아리쳐 다시 돌아왔다. 친구가 쉬는 시간마다 수시로 다리에 파스를 바르고, 약을 먹던 모습이 떠올랐다. 응급처방으로 친구는 내게 근육 이완제를 먹고 무릎에 파스를 바르라고 했다. 자신이 바르던 파스를 내게 주면서 “여기 오기 전에 공룡능선 준비물과 끔찍하게 도배된 공룡능선 산행 후기를 인터넷으로 보지 않고 왔느냐?"라고 물었다. 나는 “미리 SNS나 블로그를 보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나의 감흥과 감동이 사라져서 산에 오기 전에는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가 “여기가 그 유명한 공룡능선인데, 참....”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다. 새벽에 우리가 타고 온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를 못 타더라도 길을 나서야 했다. 무릎이 아파지기 전에 더 자주 쉬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천만다행으로 그 파스의 효력이었는지, 강한 마음가짐이었는지 몰라도 다리가 조금 전보다 훨씬 좋게 느껴져 앞으로 한발 한발 나아갔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나의 생명줄이자 밥줄. 나의 모든 거래처와 고객, 영업 비밀이 다 들어있는 휴대폰. 최근 산 휴대폰 가죽끈이 떨어지면서 휴대폰이 떨어져 낭떠러지 경계선에 딱 멈춰 선 것이다. 걸으면서 좋은 풍광을 찍으려고 휴대폰 줄을 손목에 감고 갔는데, 그것이 얼마나 흔들렸으면 가죽끈이 떨어진단 말인가! 조심조심 휴대폰을 주우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렇게 정신없이 머릿속으로 아마도 1㎞ 이상은 걸었다고 생각됐을 때, 이정표 푯말과 GPS로 이동 거리를 확인해 봤더니 겨우 200m 내외였다. 정말 1㎞라는 거리가 얼마나 먼 거리이고 힘든 것인지를 온몸으로 절감했다. 그래도 쉬지 않고 전진하면 끝이 있는 법이다. 우리는 공룡능선 5.1㎞ 구간을 무려 5시간 10분이 걸려 통과했다. 드디어 오후 1시 50분 마등령 삼거리 능선 길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뿐이다. 부지런히 걸으면 예정된 5시 30분까지는 충분히 도착할 것 같았다. GPS를 확인해 보니 해발고도 1100여 m에 비선대까지는 끝없이 이어지는 바위 밭이었다. 몸의 힘은 다 빠지고 몸은 안개 속을 걷는 듯 몽롱한 상태에서 자칫 발을 헛디디거나 몸이 삐끗하면 낭떠러지에서 바로 천당 길로 가는 것이었다. 몸이 힘드니 더는 천상의 계곡이고 나발이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저 무사히 건강하게 귀가하는 것만이 최고의 소망이었다. 바윗돌을 만나면 스틱을 바위에 대고 힘을 실었다. 최대한 스틱에 몸을 의지하며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발 한발 내디뎠다. 그렇게 머릿속으로는 족히 수십 킬로미터는 내려온 것 같은데 끝은 안 보이고, 벌써 날은 어둑어둑해졌다. 마지막 급경사 길, 이제 나의 산행 대장 상철도 내 시야에서 멀어진 지 벌써 오래다.

‘그래! 함께 온 관광버스를 못 타고 가고, 설사 함께 온 동료들과 이별해서 외톨이가 되더라도 무리하지는 말자. 무릎을 보호하자. 무리하지 말고 이 페이스로 내려가자. 소중한 내 다리, 내 몸뚱이보다 더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 대명천지 어디에 있겠는가! 있을 때 잘 관리하고 보호하자.’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렇게 비선대까지 3.5㎞ 하산길을 무려 3시간 만에 내려왔다. 생각보다 무릎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어깨와 등을 비롯해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그래도 신흥사 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힘을 내야 했다. 이제 신선대에서 신흥사까지는 3㎞. 수정같이 맑고 아름다운 계곡물과 곧게 뻗은 소나무가 깨끗하게 포장된 도로에 펼쳐져 있었다. 그런데 이미 내 몸은 지치고 힘들어 그 모든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머릿속으로는 ‘왜 이렇게 신흥사를 멀게지었느냐?’며 애꿎은 스님들만 탓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친 몸으로 오만상을 찌푸리며 신흥사에 겨우 도착했다. 가게에서 콜라를 사서 벌컥벌컥 마시고 500m쯤 버스정류장 쪽으로 더 걸어 속초 고속 터미널로 가는 7-1번 버스를 탔다. 휴대폰을 보니 정각 오후 6시였다. 엄청난 시간이 흘러간 것 같은데 예정보다 딱 30분이 늦었다. 정말, 인간이란 얼마나 간사하고 마음먹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홀로 고속버스를 타고 귀경하면서 오늘 하루를 꼼꼼히 회상해 보았다.

첫째, 명불허전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일 없다고 산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마음가짐을 해야 했다. 나는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욕망만 강했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만약에 산행 대장인 상철 친구가 없었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둘째, 내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세상 모든 것은 사상누각, 허깨비에 불과하다.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셋째. 내가 힘들고 지치면 내 눈의 시야가 먼저 좁아지고 마음마저 작아져 더욱 옹색해지면서 사람 구실도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동물과 사람이 백지 한장 차이 같다.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 등반은 오랜 꿈을 성취한 희열과 만족감도 컸지만 나에게 큰 깨달음과 큰 교훈을 주었다.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꿈을 꾸고 실천하면 된다는 것, 결국 꿈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필자 소개: 김희범(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이사장)- 40대 후반 대기업에서 명예퇴직. 전혀 다른 분야인 유지보수협동조합을 창업해 운영 중인 11년 차 기업인. 잃어버린 낭만과 꿈을 찾고 워라밸 균형 잡힌 삶을 위해 등산·독서·글쓰기 등의 취미와 도전을 즐김.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