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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련의 지구촌 인문기행(15)] 동유럽의 진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매혹 

역사와 음악의 격조, 도시 자체가 세계 문화유산 

유럽 최고의 야경 자랑, 우랄알타이어족으로 한국과도 문화·경제적으로 친숙
리스트·퓰리처의 모국이자 노벨상 수상자 다수 배출한 ‘헝가리 현상’의 모태


▎‘동화 속 같은’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아깝지 않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전경. 도시는 역사의 손길을 거치며 매력을 더해가고 있다. / 사진:주한헝가리대사관
유럽 속의 아시아로 불리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친근하고 매력적이다. 우선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도나우) 강이 그 중심을 가로지르며 우랄 알타이어족인 그들의 언어·생활방식에서 우리와의 유사점을 종종 발견하는 덕분이다. 게다가 동유럽 국가 중 한국과 제일 먼저 국교(1989년)를 맺은 나라이며, 한국의 대(對)북한 정책에 늘 우호적으로 ‘전략적 동반자’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땅도 인구도 조촐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를 무려 17명이나 배출한 기초과학 강국이기도 하다.

소련 치하 공산국가들이 뿔뿔이 해체되고 각기 독립을 선언하기 전인 1980년대 중반 필자가 이곳에 들렸을 때 만났던 이 공산국가는 이상하게 평화롭고 여유 있어 보였다. ‘푸르다’고 자주 노래했던 다뉴브 강변을 설렘 속에 찾았을 때 혼탁한 강물 색깔에 실망해 한바탕 웃어젖힌 기억도 떠오른다. 서유럽 여타 국가와 별반 다르지 않은 밝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공산권 국가 답지 않아 마음 편안했다. 이들의 지난 역사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이렇듯 여행은 개개인의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얕은 지식과 선입견을 교정해준다. 새로운 시야를 제공해주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묘미다.

공산주의 경험한 국가 답지 않은 낭만


▎부다페스트의 도시 미학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다뉴브 강의 석양. / 사진:언스플래쉬
‘다뉴브의 진주’라 불리며 유럽 3대 야경 중 하나임을 뽐내는 이곳을 최근 30여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이번에 새삼 실감한 것은 “여유를 갖고 열심히 들여다보는 자에게 부다페스트는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전 지식 없이 지나치는 정거장인 양 눈요기로 슬쩍 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매력이다.

도시 한가운데 다뉴브 강이 관통하고 있어 낭만적인 부다페스트는 현재 중부 유럽 최대 도시가 됐다. 수도이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중심지다. 다뉴브 강을 기준으로 서편의 부다와 동편의 페스트가 서로 다른 도시였다가 합쳐졌다.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됐다. 현재 이 도시에는 270만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요한 스트라우스(J. Strauss)2세가 작곡한 왈츠,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The blue Danube)’으로 알려져 널리 사랑받는 이 강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긴 강이다. 2860㎞로 독일 남부에서 발원,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대평원을 지나 부다페스트에 이른다. 참고로 유럽에서 가장 긴 강은 러시아 중부를 흐르는 3690㎞의 볼가강이다. 관광객들은 다뉴브 강 주변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풍경에 매혹돼 밤에도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 도시에서 옛 역사와 전통이 서려 있는 서편 구릉 지대의 ‘부다 지구’는 1956년 ‘헝가리 혁명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수천 명의 사상자와 25만 명의 타국 망명을 불러온 피비린내 났던 최악의 유혈혁명은 소련 종속정책에 반기를 든 전국적 혁명이었다.

동편 ‘페스트 지구’는 ‘헝가리의 샹젤리제 거리’라 불리는 안드라시 대로를 중심으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 두 구역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다리가 세체니 다리다. 교량을 구성하는 상판 위 건축물들이 예술적이고 아름다워 도시의 매력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럽의 한가운데 자리한 내륙국인 헝가리는 무려 7개국과 국경을 마주 접하고 있는 공화국(Republic of Hungary)이다. 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우크라이나·루마니아·세르비아·불가리아·크로아티아 등과 접경하고 있으니 세상사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다반사로 일어날 듯 보인다.

이 나라의 공식적인 역사는 9세기 아르파드(Arpad) 왕조 때부터 기록된다. 조상은 투르크계 마자르족. 마자르족은 몽골족에 속하며 9세기 즈음해 중앙아시아로부터 서방에 진출해 헝가리를 건국했다. 언어는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하는 마자르어다. 현지인들에 의하면 서유럽과 달리 헝가리는 날짜 표기 때 연도·월·일 순서로 쓰고 사람 이름도 성(姓)부터 표기하는 등 생활양식이 한국과 유사한 점이 꽤 있다. 음식에 매운 고추를 즐겨 넣는 점도 닮았다.

헝가리는 10세기 이후 몽골과 오스만제국의 침략을 받았고 이어 170여년 합스부르크 왕가 지배를 받는다. 1876년부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편입,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분열, 1919년 헝가리 공화국으로 독립, 이후 43년(1946~1989) 동안 공산주의 국가의 경로를 밟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 공산주의 체제 아래 독재정권이 유지됐다. 1989년에야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체제가 전환됐다. 그리고 2004년 유럽연합 가입 이후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리스트 음악원에서 유학한 안익태의 자취


▎지금은 도서관 갤러리 등으로 쓰이는 부다왕궁. 후니쿨라를 이용해 접근이 편리하다. / 사진:고혜련
헝가리 하면 우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 나라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가 만든 ‘헝가리언 랩소디’(광시곡, 전체 19곡)가 떠오른다. 그리고 세계 저널리즘의 창시자며 이를 정착시키고 지원해 온 퓰리처상의 주인공인 신문왕 조지프 퓰리처(Joseph Pulitzer, 1847~1911)의 조국이기도 하다. 이 상은 세계 언론인들이 주목하는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 및 문학·음악상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이주, 당시 미국 최대 규모였던 [뉴욕 월드] 등을 창간한 이후 퓰리처는 미국 언론계 최고 거물이 됐다. 그의 유언장에 적시된 유산을 바탕으로 1917년 설립된 퓰리처상은 현재 7개 분야에서 시상되고 분야별로 시상 시기와 상금 및 조건이 다르다.

헝가리는 무수한 인재들이 줄지어 세계를 놀라게 해 ‘헝가리 현상’이란 용어까지 만들어낸 강소국이다. 동유럽에 위치한 소박한 나라, 헝가리에서 1880~1920년까지 뛰어난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집중적으로 많이 배출돼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초음속 비행분야를 개척한 테오도르폰 카르만, 원자폭탄 개발의 초석이 된 핵분열 연쇄반응을 발견한 레오 실라르드, 컴퓨터와 게임이론에 기여한 존 폰 노이만, 수소폭탄을 발명한 에드워드 텔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외에도 이 시기에 활동한 과학자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7명, 노벨상 이전의 노벨상이라 불린 울프상 수상자도 2명 있다. 현재까지 모두 17명이 노벨상을 거머쥐었다. 작년에도 헝가리는 의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2명의 수상자를 배출, 다시 한번 ‘헝가리 현상’이 회자됐다.

음악도 헝가리를 표현하는 주된 재료다. 특히 피아노의 거장인 리스트의 ‘헝가리언 랩소디’ 19곡 중 가장 유명한 2번은 헝가리 집시들의 민속춤곡인 차르다시(Csardas)의 전통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차르다시는 헝가리에 전승돼온 집시의 무곡을 말한다. 낭만파 시대를 대표한 리스트는 13세부터 평생을 연주하며 타국에서 보내 모국어도 잊을 정도였지만 조국에 대한 애국심은 누구보다 강했다. 헝가리 민속음악에 이끌려 이를 바탕으로 한 작곡을 꾸준히 했다. 저명한 작품으로 ‘라 캄파넬라’, ‘사랑의 꿈’, ‘메피스토 왈츠’ 등이 있다. 하이든, 베토벤 등과도 친교했다.

브람스도 헝가리의 집시풍 음악에 매료돼 ‘헝가리 무곡’을 작곡했다. 이 나라에 들어서면 이래저래 수시로 이들의 음악을 접하게 된다. 강을 오가는 유람선과 이곳 축제의 날에는 이런 익숙한 멜로디가 출렁거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리스트는 19세기 음악의 거장이었던 독일의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를 사위로 맞았다. 말년에는 딸 부부와 독일 바이에른주 바이로이트시에서 이웃으로 함께 살다 숨을 거뒀다. 그가 살던 집은 나중에 리스트 박물관이 됐으며 근처에 그의 묘소가 있다.

리스트의 이름을 딴 부다페스트의 국립대학, ‘리스트 음악원’은 전 세계의 음악도를 유혹한다. 리스트의 좌상이 건물 전면에 있다. 우리나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도 이 음악원에서 3년간 공부했던 이유에선지 근처 시민공원에 그의 조각상도 서 있다.

수도 부다페스트는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자리를 틀고 있다. 부다지구에는 왕궁과 마차시 성당, 어부의 요새 등이 있다. 헝가리의 대표적인 정치개혁가 이름을 딴 세체니 다리를 건너가면 페스트지구에 국회의사당과 성 이슈트반 성당·국립박물관·오페라 하우스·영웅광장·시민공원과 중앙시장·기차역 등을 만나게 된다. 이들 시설은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도래한 시절 즈음해 건축된 것이다. 페스트지구를 관통하며 화려함을 드러내는 안드라시(Andrassy) 거리는 ‘헝가리의 샹젤리제’로 불린다. 이들 유적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170년 지배와 오스트리아와의 합병 시절에 받은 문화적 향취가 녹아들어 사뭇 눈에 띈다.

어딜 가도 문화재, 부다지구와 페스트지구


▎부다페스트 국립음대인 리스트 음악원 전경. 안익태도 이곳에서 공부했다. / 사진:나무위키
유럽 3대 야경 중 최고임을 자랑하는 이곳 밤 경치를 부다지역 겔레르트 언덕에서 바라보는 일은 가슴 설레게 한다. 해가 기울면서 분홍빛으로 산과 강을 물들이다 새빨갛게 노을이 지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다뉴브강 유람선 선상에서 낙조와 함께 다채로운 색상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도시 풍경을 보며 귀에 집시의 무곡을 곁들이면 몽환적이다.

다양한 왕족과 귀족들이 사용했던 부다지구의 ‘부다왕궁’은 13세기 후반에 지어졌다. 현재는 역사적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는 3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사용 중으로 4개의 구역으로 조성돼 있다. 왕궁 안에는 멋진 정원과 분수가 돋보이는 광장이 있어 휴식과 여유를 선사한다.

마차시 성당(Matthias Church)은 중세 고딕양식의 외관이 화려한 색상의 모자이크로 덮여있고 여러개 원통형 뾰족탑에 십자가와 인물상 장식 등이 반짝여 눈길을 끈다. 각양각색의 작은 모자이크로 덮여있는 지붕은 자수(刺繡) 작가의 영롱한 작품들을 덧씌워놓은 듯하다. 성당 안은 섬세한 문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예수 십자가상, 성모마리아가 피흘린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상, 갖가지 성인 조각상 등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당 이름을 가져온 마차시 1세는 16세의 나이에 헝가리 왕위에 오른 뒤 탁월한 통치력과 군사적 역량을 발휘해 내전 및 외세의 침략으로 피폐해졌던 이 나라를 중부 유럽 최강의 국가로 육성한 지휘관이다. 무려 32년이나 집권했다.

다뉴브강이 내려다보이는 어여쁜 ‘어부의 요새’(Fisherman’s Bastion)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성채 같아 낭만적인 도시 풍광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왕궁 언덕 동쪽 편에 네오 로마네스크와 네오 고딕양식을 혼합해 지었다. 건국을 주도한 7개 부족을 상징하는 7개의 고깔모자 모양을 한 탑들이 긴 회랑으로 연결돼 있어 독특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19세기 다뉴브강의 어부들이 강을 건너오는 적들을 방어하기 위해 세운 요새다. 어부들의 애국정신이 스며있는 곳이다. 하얀색의 정갈하고 화려한 성벽과 마차시 성당까지 뻗어있는 계단이 아름답다. 최초의 기독교 국왕인 성 이슈트반(Istvan)의 늠름한 청동색 기마상도 돋보인다.

페스트지구의 성 이슈트반 성당 정문을 오르는 계단은 여행객들이 광장을 내려다보며 망중한을 즐기기에 좋다. 성당의 웅장한 돔 지붕·치솟은 종탑이 눈에 들어온다. 성당 안 높은 돔 아래 제단에는 이슈트반 1세의 입상과 그를 기리기 위한 성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1851년부터 건립된 성당은 서거한 국왕을 모시려는 거대한 묘지인 양 여겨진다.

역시 페스트지구에 자리한 국회의사당은 세계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잘 나가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시절 찬란했던 국가 위상을 뽐내기 위해 작심해서 거대하고 화려한 네오고딕양식으로 건축했다. 건물 밑변 길이만 268m이고, 돔 위 첨탑은 위로 솟구쳐 96m에 달한다. 불을 밝히는 순간 불야성을 이뤄내 유럽 최고의 야경 도시로 등극한다. 국회의사당 광장 앞 동상은 19세기 이 나라의 대표적인 민족주의자며 혁명 지도자인 코슈트 러요시(Kossuth Lajos, 1802~1894)를 기린다.

페스트지구의 샹젤리제로 알려진 안드라시 거리는 성 이슈트반 성당에서 시작해 영웅광장에서 끝난다. 1896년 조성된 영웅광장 한가운데는 높이 36m의 기념비 꼭대기에 가브리엘 천사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그 아래로 헝가리 초기 일곱 부족장의 기마상도 보인다. 광장을 둘러싼 좌우 열주랑(列柱廊)에는 14명의 헝가리 위인들 동상이 늘어서 있다.

굴라쉬와 와인 그리고 온천의 나라


▎부다페스트 시민공원에 세워진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동상. / 사진:고혜련
부다페스트 곳곳을 여행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즐길 만한 곳들이 있다. 다뉴브 강을 밤낮으로 오가는 유람선 안에서의 왈츠 축제도 그중 하나다. 소규모의 연주단과 댄서들이 함께 춤출 것을 유혹하니 배 안은 금방 웃음소리로 흥겨워진다. 또 대형 오크 맥주통과 테이블을 장착한 10인용 ‘비어 바이크(beer bike)’로 달리면서 맥주와 함께 수다를 떠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헝가리 여행 중 시간을 넉넉히 내서 야외온천을 즐기면 졸지에 느긋함을 만끽할 수 있다. 부다페스트는 120개가 넘는 온천이 산재한 곳이다. 온천수에는 미네랄 성분이 특히 많아 관절과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수시로 모여든다. 가격은 주중 시간대와 예약처에 따라 좀 다른데 대충 30~35유로 수준이다. 그 중 세체니 온천은 1913년 생긴 유럽 최대의 복합 온천단지로 꼽힌다. 지하 1.2㎞에서 퍼 올린 온천수가 아주 따끈하다. 야외 온천탕 주변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둘러 싸 마치 중세를 노니는 기분을 갖게 한다. 휴식용 긴 벤치에 수영복 차림으로 드러누워 하늘을 보면 천상의 기분이 든다.

각 나라 국민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시장 구경도 필수다. 페스트지구에 자리한 중앙시장은 마치 중후하고 유서 깊은 기차역을 연상시킨다. 유럽에서 매년 선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시장’에 3번이나 뽑혔다고 상인들은 자랑한다.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시장은 아주 짜임새 있고 위생적이라 음식도 안심하며 맛볼 생각이 든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은 ‘굴라쉬’다. 일명 ‘마녀 수프’로도 불리는 굴라쉬는 여러 종류의 채소와 쇠고기를 듬뿍 넣고 끓이다 매콤하게 조리한 헝가리안 스튜다. 여기에 유명한 헝가리언 포도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헝가리 전역에는 총 7개 지역 내 22개의 와인 재배지가 산재해 있다. 로마인들이 5세기경 고대 로마의 속주였던 헝가리·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등에 포도나무를 심은 게 계기가 됐다. 그 중 특히 헝가리의 기후와 토양이 적격이었다. 이 나라 와인 종류 중 토카이(Tokai) 산지의 화이트 디저트 와인, 에게르(Egar) 지역의 레드와인인 ‘수소의 피(Bull’s Blood)’ 등이 인기 상품이다. 특히 토카이 와인은 프랑스 루이 15세가 ‘왕의 와인’이라 극찬하며 유명해졌다. 시장 매대에 줄줄이 진열된 것을 보니 일반용은 과히 비싸지 않은 모양이다.

헝가리에는 삼성전자·한국타이어·LG전자 등 290여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은 지난 3년간 헝가리의 최대 투자국이었다. 지난 5월 헝가리 문화혁신부 장관이 바이오·레이저 분야의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 강화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두 나라가 윈윈하는 동반자 관계가 굳건하게 지속되길 기대한다.

※ 고혜련 - 칼럼니스트. 자연과 함께하기, 온 세상 여행하기가 요즘 주요 관심사다. 중앙일보 등 국내 외 주요 일간지에서 기자·문화부장·런던특파원을 지냈다. [어머니, 당신은 내 운명], [힘내! 이제 다시 시작이야] 등 7권의 저서가 있다. 이화여대를 거쳐 미국 뉴저지주립대, 영국 런던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저널리즘을 전공했다. 현재 출판사(주)제이커뮤니케이션 대표로 일한다.

202409호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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