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세기의 사랑이 살아 숨쉬다 

반클리프 아펠 Van Cleef & Arpels 

글 김지연 기자, 사진 반클리프 아펠 제공
자연 속에서 방금 채취한 듯 살아 숨쉬는 보석, 손목 위에서 찬란하게 빛나며 시간을 알려주는 주얼 워치(보석 시계)…. 100년의 역사를 지닌 반클리프 아펠이 뿜어내는 신비로운 가치는 보석 그 이상이다.

압사라(Apsara) 목걸이

늘 그렇듯이 사랑은 역사를 창조한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도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에서 시작됐다.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의 유명 다이아몬드 상인의 아들인 알프레드 반클리프는 원석 무역업자의 딸 에스텔 아펠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결혼하게 된 그들이 두 보석 가문의 결합으로 세기의 보석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두 사람의 이름을 딴 ‘반클리프 아펠’은 반클리프의 처남이자 보석 전문 감정사였던 샤를 아펠과 줄리앙 아펠의 도움으로 1906년 파리의 심장부인 플라스 방돔 22번지에 첫 부티크를 열었다.

당시는 사치가 극에 달했던 시대로, 유럽의 부호와 사교계 명사들이 모여들던 방돔 광장에 문을 연 반클리프 아펠의 보석은 큰 환영을 받았다. 고급 의상과 보석을 구입하려고 파리로 몰려든 러시아 귀족들과 미국 부자들이 반클리프 아펠의 보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반클리프 아펠은 부자 고객들이 모여 사는 리비에라와 비아리츠, 비시 등 해변 리조트에도 매장을 냈다.

도비유 해변가에 새로 문을 연 매장들은 슬라보진 대공(大公)과 인도 부자, 그리고 수많은 귀족과 화가, 정치가가 단골이 되면서 날로 번창했다. 25년 파리에서 개최된 아르데코전에서 장미꽃으로 표현한 디자인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그에 힘입어 전 세계 왕실 등 상류층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로맨틱한 러브 스토리로 시작된 브랜드답게 반클리프 아펠의 역사에는 유독 세기의 커플들과 관련된 사연이 많다. 미국 케네디가의 약혼 반지로, 영화배우 리처드 버튼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준 선물로, 왕위를 포기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선택한 윈저 공이 심슨 부인에게 청혼하며 건넨 사랑의 징표로 반클리프 아펠의 스페셜 오더 주얼리를 선택했다.

왕실 결혼식과 같은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해왔으며 수많은 셀리브리티에게 사랑 받아왔다. 모나코 왕국의 라이니에 3세는 55년 그레이스 켈리를 위한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우아한 약혼 예물 세트를 특별 주문했다. 그들의 딸인 캐롤린 공주가 결혼식에서 착용했던 다이아몬드 티아라, 이란의 마지막 황후인 소라야 왕비의 역사적인 대관식을 위해 제작된 왕관, 재클린 케네디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으로 우아함을 더욱 빛나게 했던 플람 브로치.

역사 속에 반클리프 아펠은 빛을 발한다. 반클리프 아펠이 상류층에서 사랑 받는 이유는 견고한 품질과 독창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작은 서브 스톤 하나까지도 최상급 원석만을 고집하는 장인정신은 널리 알려졌다.

다이아몬드는 최상등급 원석만을 사용하며, 루비나 에메랄드도 자연 상태 그대로 컬러와 투명도가 가장 뛰어난 원석만 선별하고, 일정 캐럿 이상이면 모두 국제 공인 보증서를 보유한다. 재료만 좋다고 하이 주얼리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반클리프 아펠의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창조하는 세공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33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미스터리 세팅’이라는 세공 기법은 주얼리 디자인과 세팅 기술에 혁신을 가져왔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0.2mm 이하의 골드 네트에 원석이 딱 들어맞도록 커팅하는 정교한 이 세공 기법은 재료의 출처와 컬러가 같은 원석만 써야 가능하다. 독창적인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디자인은 아름다운 꽃, 잎사귀, 나비 같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 살아있는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한순간을 포착해 주얼리에 옮겨 놓은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주얼리 중 하나로 다양하게 변형해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 콘셉트는 반클리프 아펠 주얼리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다.


반지 하나를 한 손가락 혹은 두 손가락에 모두 낄 수 있게 디자인한 ‘비트윈 더 핑거 링(Between the fingers ring)’이나 팔찌, 목걸이, 브로치 또는 벨트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파스 파투 목걸이(뮤지엄 피스, 1938년)’는 주얼리의 변형성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최근 반클리프 아펠은 워치 라인에도 특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75년 출시된 후 지금까지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사랑 받는 ‘알함브라’ 컬렉션은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와 나비, 나뭇잎, 하트를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주얼리 디자인을 시계에 응용한 카데나 워치와 시크릿 워치, 예술 작품으로 평가 받는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반클리프 아펠은 현재의 시간을 넘어 과거와 미래의 시간까지 아우르는 워치 컬렉션들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 여성의 꿈을 창조의 영감으로 받아들이는 반클리프 아펠의 장인정신은 1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매력적인 ‘참 워치’ 컬렉션 론칭

반클리프 아펠은 우아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참 워치(Charms Watch)’ 컬렉션을 선보인다. ‘참 워치’는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로셰 패턴의 자개 다이얼과 거울처럼 완벽하게 연마된 베젤 부분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절제된 스타일의 모던함과 곡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동그란 케이스는 가운데 부분이 약간 볼록하게 디자인돼 부드러운 착용감과 섬세한 볼륨감을 느끼게 한다. 케이스 측면에는 브랜드 시그너처가 이탤릭체로 새겨져 있다. 베젤과 케이스 중간에 달려 있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네잎클로버 참은 365도 자유롭게 회전한다.

특별히 고안된 스트랩 자가 교체 시스템을 장착해 전문가 도움 없이 다양한 색상의 가죽 줄이나 새틴 스트랩 등 새로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론칭 기념으로 다양한 정보를 담은 미니 웹사이트(www.charmsbyvancleef-arpels. com/ko)도 오픈했다.


200904호 (200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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