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People

Home>포브스>CEO&People

김윤환 토즈(TOZ) 대표 

아이디어 나누고 꿈을 얘기할 공간을 팝니다 

김영문 포브스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토즈는 모임전문 공간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고객 재방문율 95%, 차별화된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맞춤형 공간을 제공하는 김윤환 대표를 만났다.

▎2001년 신촌 1호점으로 시작한 토즈는 올해 100호점을 돌파했다. 김윤환 토즈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간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인이다.
선데이토즈는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대박을 낸 기업이다. 지난 1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정웅(34) 선데이토즈 대표는 사명 탄생의 배경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 토즈에 모여 창업 얘기를 나눴죠. 그래서 회사명을 선데이토즈로 지었습니다.” 그렇다.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회사가 바로 그 토즈다.

국내에서 ‘공간을 판다’는 개념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 기업은 토즈가 처음이다. 스터디 그룹과 각종 업무에 필요한 세미나·워크숍·프레젠테이션 공간 등을 빌려준다. 지난 6월 3일 홍대입구역 인근 토즈 사무실에서 만난 김윤환(43)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험을 준비한 지 6년 만이었다. 타지에서 올라와 고시원과 독서실을 숱하게 다녀봤지만, 공부 상황에 맞는 모임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공부하는 이들 말고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꿈을 얘기할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확신이 들더라.”

아이디어를 나누고 꿈을 얘기하는 공간. 토즈를 거쳐 간 내로라하는 벤처기업 대표들이 한둘이 아니다. 선데이토즈는 물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서 1조원 투자를 받은 쿠팡,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로 성장한 티켓몬스터(티몬) 등이 모두 토즈를 거쳐 갔다.

김 대표는 토즈를 창업하기 2년 전인 1998년에 미국 공인회계사(AICPA)에 합격해 회계법인 입사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공간 서비스 사업에 대한 구상이 그의 마음을 뛰게 했다. 결국 외환위기로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창업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그의 나이 29세였다. 창업에 대한 결심은 확고했지만 그의 행보는 신중했다. 2001년 2월에 사업을 결심한 후 10개월 동안 400여 명을 만나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제가 사업계획서에 담은 생각을 시장에 묻고 싶었다. 1인당 3만원씩 담긴 돈 봉투까지 마련해 인터뷰에 나섰다”며 당시 손으로 적었던 자료까지 꺼내 보여주었다. 이런 치밀한 리서치 과정을 거친 후 그는 2001년 11월 신촌에 토즈 1호점을 열었다.

그로부터 14년이 흘렀다. 토즈는 국내에 100여 곳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전국 대학가와 역세권, 사무실 밀집 지역 등에서 하루 평균 이용 고객 1만6000명, 누적 이용객 1000만명을 바라본다. 기업 회원사만 따져도 약 8000여 개. 14년 동안 폐점률은 놀라지 마시라. 0%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00억원대다. 설립 이후 단 한 차례의 마이너스성장도 겪지 않았다는 것도 김 대표의 자랑이었다. 그는 “올해도 두 배 성장을 확신한다. 새로운 형태의 공간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공간 제공에 ‘공간 컨설팅’ 능력까지


하지만 토즈가 1호점 개점 초기부터 지금처럼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었다. 상권 분석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창업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만 장 넘게 전단을 뿌렸지만 창업 첫해에는 손님이 하루 10명 정도였다. 적자를 면한 건 1년 6개월이나 지난 후였다.” 이후 김 대표는 기존 마케팅 방법을 과감히 버렸다고 했다. “그동안 방문한 고객을 살펴보니 재방문율이 95%에 달했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 거다. 그래서 한번 방문한 고객에게 집중하게 됐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토즈는 모임센터는 물론 비즈니스센터, 스터디센터(독서실)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2009년 설립한 비즈니스센터는 김 대표의 두 번째 공간 프로젝트였다. 이곳은 사무실은 물론 비즈니스에 필요한 각종 시설과 장비를 임대해준다. 현재 7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공간을 연구했다. 목적에 맞는 공간을 설계하기 위해서였다. 이러다 보니 비즈니스센터·스마트워크센터를 자체 운영하면서 공간 컨설팅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2012년에 설립한 스마트워크센터는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공간제공으로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공부방으로 알려진 토즈의 스터디센터는 김 대표 본인이 6년에 가까운 수험생활을 한 당사자로서 특히 애착을 갖고 시작한 사업이다. 그는 “사람마다 공부가 잘되는 환경이 다르다. 우리는 좋은 시설을 만드는데 치중하기보다 다양한 공간을 제공해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게 만드는 식이다. 사람을 공간에 끼워 맞추지 않겠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토즈의 스터디센터는 한참 인기몰이 중이다. 등록하려면 평균 3개월 정도 대기해야 할 정도다. 스터디센터는 벌써 80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100호점 목표, 2~3년 안에 4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공간이라는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데 노력 중이다. “공간 사업을 하다 보니 제안받는 일이 많아졌다. 대형 수험 학원인 메가스터디, 의대 진학 수업에 집중하는 메가엠디가 독서실 공간을 토즈화하고 싶다고 요청해왔다. 실제 이곳 사업권은 메가에 있지만, 운영은 토즈가 맡고 있다”면서 “토즈라는 공간이 주는 문화를 전달하는 것도 토즈의 몫”이라고 했다.

인터뷰 도중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 걸린 세계지도가 눈에 띄었다. 그는 지도를 바라보는 기자에게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5년 안에 아시아 지역 공간서비스 분야 1위가 목표다”라며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과 미국·유럽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2003년부터 외국을 돌아다녔다”는 그는 교육열이 뜨거웠던 베트남을 인상적인 나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스터디센터는 우리나라에만 있다. 하지만 공부는 전 세계 모든 젊은이가 다 하지 않나. 앞으로 토즈의 해외 진출이 기대되고 설레는 이유”라고 말했다. 공간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진 그였다.

- 글 김영문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201507호 (2015.06.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