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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엔씨소프트 웨스트 대표 

엔씨소프트의 서구권 정복기 

DAVID M. EWALT 포브스 기자
홈그라운드인 아시아 시장에서 연달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게임을 내놓으며 승승장구한 엔씨소프트이지만, 정작 미국 시장에서는 고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그러나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엔씨소프트 창업자 김택진 대표가 MIT 출신인 아내 윤송이 사장에게 미주사업을 맡기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웨스트의 윤송이 대표이사가 쓴 박사논문의 주제는 현실감 있는 인격과 감정을 지닌 가상의 생물체를 디자인하는 새로운 방법이었다.
1998년에 신생기업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게임은 역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한 비디오게임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출시 후 18년 동안 이 게임은 26억 달러의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16년에도 3억 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럼에도 서구권의 독자들은 아마 주변에서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창업 20년이 넘은 한국기업 엔씨소프트는 전세계 최대의 게임회사 중 하나로, 무수히 많은 성공작과 프랜차이즈 게임을 내놓았지만 미주 시장에서 엔씨소프트라는 이름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동안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거듭되었지만,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억만장자인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이사는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엔씨소프트는 캘리포니아에 새로운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보다 리스크가 높은 모바일 전략을 위주로 서구권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택진 대표이사는 심지어 가족까지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에서 천재소녀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뛰어난 경영자이자 컴퓨터신경과학자인 아내 윤송이가 미국 지사 경영을 맡기 위해 자녀들과 함께 2015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것이다. “저희는 아시아와 한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웨스트 윤송이 대표이사의 말이다.

‘천재소녀’ 윤송이 대표이사가 미국으로 이주

김택진 대표이사가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것은 1997년 3월의 일이다. 당시 30세로 현대전자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김택진 대표가 몸담았던 부서는 R&D 업무와 한국 최초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원래 엔씨소프트는 시스템통합업체로 포지셔닝했으나, 열혈 게임 마니아였던 김택진 대표를 비롯한 몇몇 핵심 직원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 노하우를 이용해 수천 명의 게이머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비디오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1998년 9월, 엔씨소프트는 한국의 대규모다중사용자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1세대로 손꼽히는 게임 리니지를 출시했다. 게이머들이 가상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전투를 벌이며 탐험하는 게임인 리니지는 성공을 거뒀다. 출시 후 3년이 지나자 매달 25달러를 지불하는 유료사용자의 수가 300만 명을 상회했다.

김택진 대표는 이같은 성공을 미국에서도 재현하기 위한 작업에 곧 착수했다. 2000년 5월 엔씨소프트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자회사 엔씨소프트 인터액티브를 설립하고 1년 후 북미 시장에 리니지의 영문버전을 출시했다. 그러나 서구권 게이머들의 반응은 한국에 비해 영 신통치 않았다. 리니지는 PC방에 모여 비교적 저사양의 컴퓨터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아시아권의 소비자들에게 제격이었다. 반면 집에서 혼자 최신 PC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리니지는 플레이하기 어렵고 반복적이며 구식 게임처럼 느껴졌다. 리니지는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한국에서 엔씨소프트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오늘날 엔씨소프트의 직원 수는 3000명을 상회하며, MMORPG 게임 히트작 7개를 거느리고 있고 2016년 글로벌 매출은 8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엔씨소프트는 중견기업에 속하며 매출의 대부분이 한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DFC인텔리전스의 대표이사 데이비드 콜의 말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한 가지 재주만 부릴 줄 아는 조랑말이라 할 수 있지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책을 맡게 된 주인공이 바로 엔씨소프트 웨스트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윤송이 대표다. 2000년 24세의 나이로 MIT에서 컴퓨터신경과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윤송이에게 한국 언론사들은 ‘천재소녀’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윤송이는 졸업 후 맥킨지와 SK텔레콤에서 고속승진을 거듭했다. 2007년 김택진 대표이사와 결혼한 윤송이는 1년 후 남편이 일하는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제가 공부한 분야는 전기공학, 컴퓨터과학, 인공지능, 그리고 두뇌과학입니다. 제가 게임업계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요.” 윤송이 사장의 말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최고전략 책임자를 맡은 윤송이는 유료사용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지능 사업에 주력했다. 2011년 11월 윤송이는 엔씨소프트 웨스트의 최고경영자직에 올랐고, 2015년 5월에는 캘리포니아 샌마티오에 모바일게임사업부인 아이언타이거스튜디오스를 설립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언타이거의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올해 말까지 직원수가 150명에 이를 것이며, 몇 달 안에 최초의 게임(아이온: 리전스 오브 워)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엔씨소프트 웨스트는 한국시장에서 출시한 기존의 게임을 보다 개선된 서구권용 버전으로 내놓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즉 게임 안의 언어만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요소를 서구권 취향에 맞게 각색하고 서구권 게이머의 취향에 맞게 액션을 변형하는 것이다. “서구권의 게이머들은 내러티브 그리고 게임 안에서 자신들이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관심을 갖습니다… 반면 그 이면에 숨은 서사나 전설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미국 게이머들은 영웅이 되는 것을 좋아하며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성향이 더 크다는 것이 윤송이 사장의 말이다.

서구권 게이머 취향에 맞게 각색하고 액션 변형

이제까지 이같은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 작년 1월 엔씨소프트 웨스트는 한국 시장에서 2012년 데뷔한 자사의 무협게임 블레이드 & 소울의 서구권 버전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넘기며 즉각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블레이드 & 소울의 이용자는 400만 명에 이르며, 엔씨소프트가 한국에서 개발해 북미 및 유럽시장에서 출시한 게임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으로 손꼽힌다. 결과적으로 북미와 유럽시장의 2016년 매출은 25% 신장해 엔씨소프트가 사업을 벌이는 지역 중 최고를 기록했다. 2017년 애널리스트들의 말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전세계 매출은 1조3000억원, 달러화로는 11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창사이래 최고의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미권의 게이머들이 아시아권의 게이머들보다 한 발 앞서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즐기는 날이 올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내놓은 다중사용자온라인배틀아레나 프랜차이즈게임 ‘마스터 X 마스터’는 현재 서울에 소재한 본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이나 올해 말 예정된 글로벌시장 데뷔는 북미 시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에서 개발해 미국에서 최초로 출시한다는 개념입니다. 서구권 지역에서 모든 피드백을 얻는 것이지요.” 윤송이 사장의 말이다. “만약 훌륭한 게임이라면, 북미 시장에서 나온 것이든 혹은 그 어떤 다른 시장에서 나온 것이든 모든 이들이 좋아할 겁니다.”

- DAVID M. EWALT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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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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