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지프 뉴 체로키 시승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절묘한 구동 

조득진 기자
지프 체로키가 4년 만에 부분변경모델(페이스오프)로 등장했다. 세련미를 강조한 스타일 속에 지프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적절히 탑재했다는 평가다.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450㎞를 달린 총평은 ‘SUV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차’였다.

지난 4월, 4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중형 SUV 뉴 체로키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도로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안정감 있는 주행 성능을 보였다. 지난 6월 초 서울 도심과 올림픽대로, 서해안고속도로 등에서 450㎞ 남짓 달렸다. 시승 모델은 가솔린 엔진의 론지튜드(Longitude)로, 가격은 4490만원이다.

우선 디자인. 뉴 체로키는 지프 고유의 패밀리 룩을 세련되고 대담한 스타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다. 범퍼 상단 부분에 수직으로 떨어지며 폭포를 연상시키는 워터폴 후드, 이를 담은 직사각형 모양의 7개 슬롯은 지프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그대로 이었다. 여기에 LED 주간 주행등과 합쳐진 새로운 LED 헤드램프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크고 뚜렷해지면서 세련미를 갖추었다. 전체적으로 군용차 이미지를 벗고 둥글게 다듬어진 느낌이다.

시동을 걸자 강한 엔진음이 주위를 환기시킨다. 2.4L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177마력, 최대 토크 23.4㎏·m의 힘을 보인다. 주행 모드는 오토, 스노, 스포츠, 샌드·머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사실 일반 도로에서는 지프의 특징을 느끼긴 힘들었다. 승차감 좋은 일반 SUV다. 하지만 비 내린 다음 날 일부러 진흙길에 들어서자 지프 특유의 힘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구불구불한 시골 언덕길에서도 거침없다. 특히 핸들링 반응이 즉각적이고 정확하다. 신형 9단 변속기는 신속하게 단수를 바꿔가며 쿨렁거림 없이 주행케 한다.

시속 80㎞를 넘어서면 가속이 다소 더디다. 가벼운 주행감과 달리 치고 달리는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땐 스포츠 모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가속 페달의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묵직한 엔진음은 더욱 거세진다. 뉴 체로키는 4×4 시스템을 갖추었다. 4×4 시스템을 구동하지 않을 때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뒤 차축 분리 기술이 적용된다. 2륜 구동과 4륜 구동은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매끄럽게 전환된다. 공인 복합연비는 9.2㎞/L로 우수한 편이다.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450㎞를 달린 결과도 일치했다.

오프로드 재미에 안전·편의사양 더해


실내 디자인은 여전히 투박한 편이다. 론지튜드와 론지튜드 하이 모델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17인치 알루미늄 휠, 애플 카플레이와 핀치-앤-줌 기능이 포함된 유커넥트 8.4인치 터치스크린,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이 적용됐다.

반면 넉넉한 공간과 강화된 안전·편의 사양은 합격점이다. 기존 모델 대비 더 길어지고 넓어진 트렁크 공간은 최대 1549L로, 트렁크 아래를 발로 차는 동작만으로 문을 쉽게 여닫을 수 있다. 햇빛을 막아주는 파워 선셰이드가 장착된 파노라마 선루프도 아주 유용하다. 사고를 방지하고 사고 이후에도 탑승자를 보호해주는 80여 가지 기술도 돋보인다. 크루즈 컨트롤, 파크센스 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파크뷰 후방 카메라 등이 기본 탑재됐다. 차선 이탈 시 경고음이 울리고, 후진 시 디스플레이에 후방이 널찍하고 선명하게 보인다.


▎지프가 선보인 뉴 체로키의 특징은 안전성 강화다. 80여 개 주행 안전 기술로 포장도로뿐 아니라 비포장도로에서도 안전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 사진:FCA코리아 제공
시승 총평은 ‘지프 브랜드의 아날로그적 감성과 함께 운전의 안전과 편의까지 요구하는 운전자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처럼 스피드를 즐길 만한 도로가 적은 상황에선 오프로드 주행에서 얻는 재미가 쏠쏠하다. 뉴 체로키의 판매가격은 론지튜드 4490만원, 론지튜드 하이 4790만원. 하반기엔 디젤 모델 리미티드, 오버랜드가 출시된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7호 (2018.06.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