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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메리어트 

 

조득진 기자
말 그대로 공격적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올해 상반기 각기 다른 콘셉트의 호텔 5개를 오픈하며 국내 호텔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확산하고 있다. 급기야 글로벌 호텔체인 중 처음으로 한국지사까지 설립했다.

지난 4월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 비즈니스호텔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이 오픈했다. 전 세계에서 호텔 900개 이상을 운영 중인 페어필드는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에서 두 번째로 큰 브랜드로, 국내에선 첫선을 보였다. 객실은 총 572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다.

페어필드는 목장인 페어필드 팜에서 시작한 숙박시설을 호텔 디자인으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호텔 로비의 팜하우스 테이블을 비롯해 자연을 소재로 호텔 곳곳에 독특한 질감의 디자인을 살렸다. 인테리어도 목재 소재를 활용했고, 객실은 자연광에 최대한 노출되도록 설계했다. 객실은 모두 동일한 20㎡ 크기로 비즈니스 고객, 합리성을 추구하는 자유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말이면 제법 룸이 찬다. “불필요한 서비스를 제외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층 등 개별관광객에게 인기”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영등포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지하철과 KTX를 이용하기 편리하고, 인천공항 리무진버스가 호텔 바로 앞에 정차해 공항 접근성도 뛰어나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반경 500m 내에 이미 메리어트 계열 호텔 두 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콘셉트가 다른 페어필드 호텔은 현재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한국 시장 진격이 매섭다. 올해 들어서만 5개 호텔을 오픈해 모두 11개 브랜드 21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이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호텔체인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하반기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해운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호텔을 수년 내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징은 다양한 콘셉트의 비즈니스급 호텔이다. 경쟁 브랜드인 하얏트나 힐튼이 대도심 또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대형 특급 호텔을 선보이는 것과 다른 행보다.

세컨드 브랜드 대거 진출로 계층·지역 공략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리츠칼튼, JW 메리어트, 웨스틴, 쉐라톤, W호텔, 르메르디앙,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알로프트 등을 보유한 글로벌 1위 호텔체인이다. 직영, 프랜차이즈 등의 형태로 124개 국가에서 총 30개 브랜드, 약 6100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웨스틴조선호텔이나 JW 메리어트 서울,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호텔 모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소속 브랜드다.

한국, 일본, 괌을 묶어 관리하던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한국 시장이 성장하자 올해부터 지사를 설립하고 부사장을 따로 뒀다.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3~4년 내에 한국 내 메리어트 호텔은 35개로 늘어난다. 국내 호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에도 메리어트가 공격적인 확장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지브 메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5월 한국지사를 설립하면서 “레저 및 비즈니스 고객 모두에게 거대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한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메리어트는 아·태 시장 내에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를 주요 국가로 보고 있다. 지난해 2400만 명에 이르는 한국 관광객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메리어트의 브랜드를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전략은 비즈니스급인 세컨드 브랜드 호텔 론칭이다. 비즈니스급은 특급호텔에 비해 개성이 강하고 가격대가 합리적인 것이 특징이다. 올 들어 오픈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포포인츠 바이쉐라톤 서울 강남 등은 모두 비즈니스급이다. 현재 메리트가 운영 중인 21개 호텔 중 이에 10개가 해당한다. 호텔을 세우는 파트너 입장에서도 비즈니스호텔은 특급호텔에 비해 신축 비용이 적게 들어 투자금 회수 기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메리어트가 진출하는 지역도 강남, 명동뿐 아니라 영등포, 홍대입구, 마곡 등으로 다양하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30개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100개 이상의 호텔을 운영 중인 코트야드 메리어트는 서울 영등포, 성남 판교, 서울 남대문에 이어 서울 마곡에 지난 5월 오픈했다. 앞서 3월엔 가장 개성이 강한 브랜드인 오토그래프 컬렉션이 옛 서교호텔 자리에 오픈해 홍대 앞 새로운 명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내수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해외여행객들의 여행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리어트 측은 “명동을 중심으로 한 쇼핑 위주의 단체관광에서 체험을 즐기는 개별여행으로 관광 지형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멤버십 강화에 브랜드 인지도 높이는 활동도


▎지난 4월 한국에 진출한 메리어트 계열 호텔 브랜드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 사진:전민규 기자
호텔 이용객의 이용 형태 변화도 세컨드 브랜드 호텔을 확대한 이유다. 최근 호텔 이용객들은 온라인 예약사이트에서 직접 여러 호텔을 비교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호텔을 선택한다. 4월에 오픈한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에서 반경 500m 안에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영등포 타임스퀘어 내)와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여의도’(전경련회관 옆)가 영업 중이다. 세 호텔은 콘셉트가 확연히 다르다. 페어필드가 20대 여행객을 위한 콘셉트라면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는 호텔에서 장기 거주하길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코트야드 타임스퀘어는 가족 방문객이 시간을 보내도록 쇼핑과 오락시설을 연계한 게 특징이다.

이 세 호텔을 책임지는 이민영 총지배인은 메리어트 브랜드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는 “소비자 인생 전반에 걸쳐 메리어트 브랜드가 함께 따라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20대 여행객이 페어필드 서울에서 처음으로 메리어트 브랜드를 경험한 뒤 30~40대가 되면 코트야드 메리어트에서 가족과 숙박하고, 메리어트 레지던스에서 거주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매튜 쿠퍼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총지배인은 “이는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와 신세계, SSG(온라인쇼핑몰) 브랜드와 흡사하다. 소비 경험에서 만족감을 느낀 고객은 이 브랜드 안에서 순환한다”고 분석했다.

규모가 되니 브랜드를 앞세운 자체 프로모션과 이벤트, 사회적 활동도 활발하다. 우선 멤버십 서비스다. 메리어트 멤버십은 전 세계에 1억1000만 명, 아·태 지역에 1850만 명이 등록되어 있다. 투숙객의 50~60%가 멤버십일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투숙 시 적립된 멤버십 포인트는 무료 숙박, 객실 업그레이드는 물론이고 항공 마일리지와 교환할 수도 있다. 미국에선 포인트로 슈퍼볼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 티켓을 구입하고, 중국에선 콘서트 관람권을 산다. 국내 21개 메리어트 산하 호텔에서도 모두 이처럼 사용할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계열 국내 16개 호텔은 아름다운가게와 ‘아름다운 하루’ 바자회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로 5회째다. 호텔 임직원들이 물건을 기증하고 이를 모아 아름다운가게에서 바자회를 개최해 직접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했다. 3월 24일 저녁 한 시간 동안 실시된 ‘어스아워(Earth Hour, 지구촌 전등 끄기) 2018’에도 참여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등 8개 호텔이 캠페인에 맞춰 소등했다.

[박스기사] 매튜 쿠퍼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총지배인 - “최상위 5성급도 빛난다”


‘메리어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텔은 5성급인 JW 메리어트다. 현재 30개국에서 81개 호텔이 운영 중이다. 한국에는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과 ‘JW 메리어트 서울’이 오픈했다. 특히 보물 1호 동대문을 품에 안고 있는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은 뛰어난 전망과 함께 다양한 식음료 매장을 갖춰 도심 속 럭셔리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지하 6층, 지상 11층 규모로 15개 스위트룸, 19개 스카이뷰룸을 포함해 객실 170개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부임한 매튜 쿠퍼 총지배인은 지난 5월 국제 호텔리어 시상식 ‘더 호텔리어 어워드 아시아 2018’에서 국내 최초로 ‘올해의 총지배인상’을 수상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이 럭셔리 호텔로 안착한 것에 대한 평가다. 호주 출신인 그는 메리어트 브랜드에서만 20년을 근무했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호텔 총지배인 타이틀을 달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 호텔리어 어워드 아시아 2018’ 수상 의미는?

17개 분야별로 뛰어난 성과를 보인 호텔리어를 시상한다. ‘올해의 총지배인’은 수치는 기본이고 전체적인 호텔 운영 관점에서 평가한다.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등 지난해 한국 호텔업계의 어려움에도 객실평균요금(ADR)이 올라가고, 특급호텔 가운데 점유율도 증가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모두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하는 호텔리어들과 오너기업 덕분이다.

하얏트, 힐튼 등과 차별화된 경쟁력은?

럭셔리 시설은 5성급 호텔의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매니지먼트다. 우리는 손님의 모든 니즈를 충족하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다. 우리는 소믈리에, 바텐더 등 업계에서 핫한 직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룸이 크고, 한식 메뉴도 특화되어 있다.

디스카운트가 없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유는?

럭셔리 카 페라리가 한 달 실적이 좋지 않다고 세일에 나서는 걸 봤는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우리는 오히려 서비스 컬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JW 메리어트 브랜드의 컬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마케팅이자 매니지먼트다. 사실 5성급 호텔의 고객은 가격에 그리 민감하지 않다. 경험 가치를 중시한다.

한국 관광산업 전망은?

한국 관광업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안보’가 핫이슈다. 그러나 서비스, 교육, 시설 등도 중요한 요소다. 이것이 긍정적으로 비추어져야 마켓이 커진다. 그러나 한국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정보가 아직은 부족하다. 월드 엑스포 등을 포함해 마이스 산업을 키워야 한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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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호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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