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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빅 4’의 미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JY의 뉴 삼성’ 성장보다 방향이다 

조득진 기자
“핸드폰 장사는 끝났다. AI 등 반도체 이외의 성장동력을 집중 발굴해야 한다.” “ 삼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해법에 따라 그의 경영승계 정당성과 기업 활동이 강화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엔 그만큼 비판과 주문도 많다. ‘신(新)샌드위치’ 상황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판단과 도전은 삼성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7월 9일 인도 노이다 공단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신규 생산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이 발표되던 날, 최고경영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북미·유럽으로 장기간 해외 출장 중이었다.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선뜻 ‘축배’를 들 수 없는 삼성그룹과 오너의 초조함이 엿보인다. 선제적으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그룹 안팎에 짙게 깔려 있다.

10월 5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잠정치)을 공개했다.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 달성이 예상되며 이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1.15%, 17.69% 증가한 수치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평택 반도체 공장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으로 D램과 낸드 플래시 출하량이 크게 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1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전체 영업이익의 약 80%에 이른다.

문제의 본질 | 영업이익 80% 차지 반도체, 그 이후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반도체 편중 이익구조다. 실제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가전 부문은 2011년 이후 뒷걸음질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 자릿수 점유율에 불과하고,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 대를 밑돌면서 매출 100조원 벽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정도 좋지만은 않다. 올 4분기부터 D램 가격 하락 전망, 끊이지 않는 반도체 고점론, 감가상각비 상승 영향 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인공지능(AI)과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발표했다. 이 분야에만 3년간 25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성장동력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재계는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글로벌 경쟁자가 상당 부분 앞서 나간 분야이거나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매출을 키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누가 미래 산업을 선도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엔 아직도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라는 수식어가 떨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이 ‘사업 재편’ 차원을 뛰어넘어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 더 활발하게 혁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영의 지속성 | 8년 새 크게 바뀐 ‘신성장동력’

10월 27일은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지 2년 되는 날이다. 그는 2016년 10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큰 위기를 맞은 시점에서 등기이사에 취임했다. 당시 삼성 측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있어,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2014년 5월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이후 ‘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다가 ‘실질 경영자’로 취임한 것이다.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한 지 25년 만에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집단의 총수가 됐다.

부친이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변화를 꾀했던 ‘신(新)경영’을 내세운 반면, 이 부회장은 ‘실용주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앞서 2년간 화학, 방산 등 일부 비주력 계열사들을 매각한 그는 2016년 ‘전자·바이오·금융’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전장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으로, 이른바 ‘JY의 뉴 삼성’ 출발이다.

이 부회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되면서 올스톱됐던 ‘뉴 삼성’은 지난 2월 초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유럽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인공지능(AI) 분야 관련 전문가들과 스킨십에 나선 데 이어 5월 중국 선전과 일본 도쿄, 6월 홍콩과 도쿄, 7월과 8월 각각 인도와 유럽 현지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한 분야를 점검했다.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8월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간담회, 180조원 규모 초대형 투자계획 발표와 미래 먹거리 발굴의 전초기지인 삼성종합기술원 방문, 그리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까지 이어졌다.

관건은 이 부회장이 거대 규모의 삼성그룹을 이끌 판단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냐는 것이다. 2000년 처음으로 경영에 참여한 ‘e삼성’의 실패는 그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안과 전자결제 등 IT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였던 e삼성은 탄탄한 내부거래 수요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적자를 내다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그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등기이사로 있었던 소니와 합작회사 에스엘시디(S-LCD)도 초기 3년 큰 적자를 보이다가 계열사의 지원을 받고서야 흑자전환 했다.

박근혜 게이트 수사에서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의심케 하는 증언도 등장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은 특검수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입원 뒤 내가 경영 전반을 책임져왔고 이재용 부회장은 의견을 내는 정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일가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일 수도 있지만,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삼성 측이 강조한 이 부회장의 리더십엔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구속되어 있는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큰 폭의 신성장동력 투자 변경도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의심케 하는 요소다. 2010년 이건희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며 태양광전지·자동차 배터리·발광다이오드(LED)·의료기기·바이오제약 등 ‘5대 신수종사업’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이재용 부회장과의 합작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태양광전지 사업은 이미 중단됐고, 의료기기 분야는 현재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8년 만에 선보인 ‘4대 미래 성장 사업’에 포함된 것은 바이오제약뿐이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의 신성장동력 발굴 과정을 보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말이 생각난다”는 비아냥거림이 있을 정도다.

반도체·스마트폰 양대 산맥 | ‘신(新) 샌드위치 신세’ 탈출구는


▎지난 8월 6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AI, 바이오 등에 과감한 투자,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한 ‘4대 미래 성장 사업’의 핵심은 반도체나 스마트폰 등 그룹의 핵심사업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 등 4차 산업혁명 선도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또한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은 이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분야다. 반도체 사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지난 2012년,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9조7000억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했다. 이어 2014년 평택공장에 15조6000억을 투자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 반도체 사업 실적을 두고 삼성 측이 “이 부회장의 ‘반도체 사랑’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고점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올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특히 모건스탠리는 “D램 수요가 줄고, 재고는 늘어나 가격 인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이 지나치게 많아 어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두 삼성전자 반도체의 주력 분야다.

이 부회장은 선제 투자를 통한 ‘기술 초격차’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 8월 임직원에게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달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품질의 제품을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생산해서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를 등에 업은 국영기업의 도전이 만만찮다. 삼성전자와 기술력에서 3~4년의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그 간극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삼성전자의 핵심 매출원이던 스마트폰 사업은 성장세가 꺾였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대략 2조원 초반대. 전년 동기(3조3000억원)에 비해선 무려 1조2000억원이나 뒷걸음질했다. 추정 매출도 2조원 넘게 줄어든 25조1660억원이다.

이는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과 성능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선적량에서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제조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마이너스 10%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2분기엔 화웨이가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오르며 2012년 이후 형성된 삼성전자·애플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사정은 다르다. 애플은 콘텐트 등 서비스사업을 새 수익원으로 키워내며 경쟁에 대응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기기 판매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안리뷰는 8월 27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이전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봤지만 최근에는 하드웨어 혁신과 품질 발전에도 빠르게 성과를 내 더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애플과 중국 기업 사이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탈출구는 결국 혁신이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의 판매량 감소는 혁신성 부재로 분석된다. 갤럭시노트9 역시 다양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 부회장은 그의 내면에 있는 ‘스티브 잡스’를 이끌어내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그동안 볼 수 없던 기술 혁신을 이뤄내도록 온 힘을 쏟아야만 한다”고 보도했다.

‘4대 미래 성장 사업’ | 순혈주의 버리고 과감히 M&A 나서야


삼성이 밝힌 ‘4대 미래 성장 사업’은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 등이다. 이 부회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AI다. 그는 AI를 삼성전자의 ‘간판 사업’으로 전면 배치하며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와 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등 글로벌 주요 거점에 ‘AI 연구센터’를 잇달아 세우고 선도기업들과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이 AI 분야에 주력하는 이유는 삼성이 세계 최대 디바이스 기업이기 때문이다. 매년 5억대의 가전·IT 기기를 팔고 있어, 모든 기기가 상호 연결되는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사물인터넷(IoT)과 AI를 중심으로 첨단기술 분야와 헬스케어, 바이오, 자동차 전장사업 등에 활용성도 크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과 가전, TV 사업의 돌파구이기도 하다. IT 업계에선 “구글 등 다른 경쟁 기업과 향후 협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도 세계 최대 하드웨어 인프라스트럭처를 가진 삼성의 강점은 협상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과감한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다. 이 부회장 역시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전 부문의 혁신 ▶반도체의 초격차 전략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신사업 확대로 신성장동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11월 9조4000억원을 투입해 미국의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삼성의 M&A는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AI 관련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규모는 몇십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주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16년 11조 3000억원 규모의 특별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했다. 경영권 방어 수단의 일환이었다. 당시에도 “11조가 넘는 돈을 자사주 매입·소각 같은 방어적 수단에 쓸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무릅쓰더라도 글로벌 M&A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엔 ‘게임 체인저’ 수준의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면서 “이번 투자 계획에 2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 비용 등도 포함됐으니 빅뉴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 특유의 순혈주의를 파괴하고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세계 IT 기업들은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인재 영입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경쟁사 전문가를 서로 빼앗는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애플은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을 총괄한 존 지안난드리아 부사장을 전격 영입했고, 구글은 삼성전자 AI 플랫폼인 ‘빅스비’ 개발을 총괄한 이인종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영입해 구글의 사물인터넷(IoT) 기술 개발 업무를 맡겼다.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AI 석학인 래리 헥 박사,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를 비롯해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 교수, AI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다니엘 리 박사, 뇌신경공학 기반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 세바스찬 승 박사 등을 영입했다. 그러나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박스기사] 이재용의 말·말·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끊임없는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달라.”
(2018년 8월 평택 반도체사업장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간담회를 마친 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지난 1년은 나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
(2018년 2월 구치소에서 나오며)

“바닥까지 떨어져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막막하다. 엉망으로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도 모르겠고 언젠간 풀리기나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2017년 12월 박근혜 게이트 항소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삼성의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과 사회가 거는 기대는 더 엄격하고 커졌다. 내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존경받겠다는 다짐을 했다.”
(2017년 8월 박근혜 게이트 1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앞으로 어떤 압력에도 국민께 실망스러운 일을 하지 않겠다. 삼성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경영권을 넘길 생각이 있다.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다면 모시고 오는 게 제 임무다.”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하는 시기다.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하다. 100년 삼성 위해 다시 한번 바꾸자.”
(2014년 1월 삼성 신입임원 승진 만찬에서)

“억울하면 출세하고, 잘나갈 때 우쭐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 1월 삼성 신입임원 승진 만찬에서)

[박스기사] 삼성그룹의 핵심 경영인


‘이재용의 뉴 삼성’을 추진할 새 판 짜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18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계획은 지난해 연말 각 사업 부문장으로 승진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이른바 ‘삼성의 신CEO 트로이카’가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품) 부문장은 반도체 외길을 걸어온 ‘정통 엔지니어’다. 반도체 산업 부문에서 리더십과 전략적 비전, 뚜렷한 영향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다. 51세던 2010년 종합기술원장에 올라 최연소로 사장단에 합류했고 2013년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 사장을 맡기도 했다.

김현석 CE(소비자 가전) 부문장은 1992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에 수석 연구원으로 입사해 이후 모니터개발그룹장, LCD TV 개발그룹장 등 연구개발직을 두루 거쳤다. 2020년까지 사업부 매출의 30%를 B2B로 채운다는 목표로 ‘시네마 LED’ 등 신제품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IM(IT·모바일) 부문장을 맡고 있는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를 수습해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글로벌 신뢰를 회복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평소 팀워크 중심의 업무를 중시하는 성향이라 수평적 문화로 대변되는 이재용식 경영과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책임을 맡고 있는 정현호 사장은 ‘JY의 뉴 삼성’ 새 판 짜기의 실세로 불린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삼성전자와 다른 전자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조직한 사실상의 컨트롤타워다. 미래전략실에서 인사지원팀을 맡았던 정 사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이 부회장의 ‘하버드대 인맥’으로 분류된다. 이 부회장 구속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미전실 간부들이 사퇴한지 7개월여 만에 현직으로 돌아올 정도로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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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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