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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빅 4’의 미래]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차종·조직까지 대대적 ‘리셋’ 나서야 

조득진 기자
‘글로벌 판매 800만 대의 저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대책은 안일했고 그마저 실행도 더뎠다. 지금 현대차엔 미국의 통상 압력, 중국 로컬 브랜드의 약진 등 외부 환경보다 혁신이 사라진 ‘기업 관료주의’가 더 큰 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 기업’ 비전은 현재로선 험하고 먼 여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 (CES) 현장을 찾는다. 올해는 현장에서 “ICT (정보통신기술) 기업보다 더 ICT스러운 기업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4대 그룹 중 가장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글로벌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한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 새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서는 경쟁사에 뒤처지고, 국내에선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혔다. 게다가 최근에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해외 투자자들과 힘겨운 사투까지 벌이는 상황이어서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이는 곧 발표될 3분기 매출이 증명한다. 현대차만 보면 3분기 실적은 매출 24조4000억원, 영업이익 95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0.8% 감소한 것으로, 4개 분기 연속 1조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4조원 정도로, 2013년 8조원에서 반토막이 나는 셈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9% 성장률을 기록했던 판매량은 2015년 이후 -2%로 역주행하고 있다.

사상 최악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투자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양적 성장 중심인 과거의 체질을 바꾸지 못한 게 현재 어려움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미국의 수출 축소 압박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당분간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의선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운전대 잡은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 ‘내우외환’ 위기를 넘어서라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14일 정의선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래 9년 만이다. 그룹 측은 “미국과 중국발 통상 현안과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그룹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력이 필요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철강(현대제철 등), 건설(현대건설 등), 금융(현대카드·현대캐피탈, 현대차증권 등) 등 그룹 55개 계열사 전반을 책임진다.

재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정의선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룹 신사업뿐 아니라 경영 전반과 핵심 프로젝트를 챙겨야 하는 그의 앞길은 가시밭길이다.

우선 현대차는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 미국에서 판매가 급격히 떨어졌다. 최근 중국 시장 월 판매량은 9년 만에 처음으로 3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후폭풍과 중국 현지 완성차 품질 향상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상반기에 33만5000대를 팔면서 지난해보다 3.3%가 줄었다. 기아차 역시 0.7% 줄어든 29만4000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의 전체 산업 수요가 전년 대비 1.9%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행정부는 수입산 자동차·부품에 대해 최고 25% 관세 폭탄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미 자동차 수출량의 절반가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 중순 평양 남북 정상회담 참석을 포기하면서까지 미국으로 날아가 정부와 의회의 고위 인사들을 만난 것도 그만큼 상황이 다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은 최근 시장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는 북미·유럽·인도에, 기아차는 북미·유럽 지역에 권역본부를 각각 설립했다. 인도에는 첨단 교통수단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맞춰 전기차 모델 3종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조기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연간 판매 100만 대 돌파가 예상되는 유럽 시장에서는 친환경차와 고성능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스위스에 수소전기 버스 1000대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프랑스에도 500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빠르게 전환하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비전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9월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량·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그동안 보여온 수차례의 ‘실기(失機)’ 탓에 시장의 반응은 시원찮다. 게다가 그룹 내 ‘관료주의’가 여전해 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위기의 본질 | 잘못된 판단·전략으로 덫에 갇혀


▎현대차는 지난 6월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 ‘CES 아시아 2018’에 참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자오용 딥글린트 CEO가 현대자동차-딥글린트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제공
현재 현대차그룹이 겪고 있는 위기는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전문가들은 “현대차는 판매량에 연연하다가 품질경영과 멀어졌고, 독일과 일본의 고급 브랜드 자동차와 저가 중국산 자동차의 틈새 속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진단한다. “2010년부터 7년 연속 지켜온 글로벌 5위 위상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미래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투자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김정하 국민대 학장(자동차융합대학)은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고연비·저공해를 골자로 한 전기차 등 친환경차 기술 개발,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의 안전까지 생각한 고안전 차량 개발 등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현대차는 이 같은 변화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투자는 경쟁사 대비 미흡한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R&D 투자비용은 2조4995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2.6%였다. 도요타, GM, 폴크스바겐은 R&D 비중이 4~6%에 이른다.

이 때문에 2014년 9월 현대차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겠다면서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평가액의 3배인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것은 두고두고 비판받고 있다. 2014년 당시 인도 타타그룹은 포드가 갖고 있던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를 사들였다. 중국 둥펑자동차는 푸조-시트로엥 지분 14%를 확보했고, 지리자동차도 볼보를 손에 쥐었다.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살 돈이면 재규어랜드로버(2조3000억원), 볼보(2조1000억원), 크라이슬러(4조4600억원)를 모두 사고도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통해 기술력을 키울 기회를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GBC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해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에는 ‘속도’만 있고 ‘브랜드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2000년대 들어 빠른 양적 팽창에 취해 세부적 전략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도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메이커들이 동반 부진에 빠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2014년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자체 경쟁력 향상보다는 반사이익 효과였다. 이에 고무된 정몽구 회장은 2012년 ‘800만 대 생산 강행군’을 지시했지만 결국 장기·저리할부 남발, 보증기간 연장, 렌터카 영업 확대 등 사실상 가격할인이나 다름없는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매출은 올랐는데 영업이익률이 2012년 10.0%에서 2017년 4.7%로 반토막 난 이유다. 빠른 확장에 따른 후유증, 이른바 ‘현대 속도’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 향상과 다양한 모델 출시는 뒤처졌다. 현대차는 2015년 11월에야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14종 이상 출시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은 지난해 1월에야 나왔다. 도요타는 이미 1997년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선보였고 2012년 닛산 리프, GM 볼트 등 전기차도 시장에 출시됐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코나EV’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였다. 일본의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수년 전부터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면서 수입차 공세에 대비해 경쟁력을 갖춰왔다”며 “일본 완성차회사는 중국 고급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고급차 제품군을 강화했지만 현대차는 모호한 모델만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AI 투자와 인재 영입 | ‘관료주의’ 조직문화 혁신해야 효과

지난 9월 정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이라는 현대차의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3대 전략 방향성으로 ▲친환경 이동성(Clean Mobility)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된 이동성(Connected Mobility)을 들었다.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동력을 사용하고, 자율주행·공유경제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되는 미래형 모빌리티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AI와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전기차·수소전지차 등 미래차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과 벤처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수소차 분야에서 독일의 아우디와 협력하고, AI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중국의 딥글린트, 미국의 오로라·메타웨이브 등과 지분 투자 등 협력 관계를 맺었다. 아이오닉머티리얼·바르질라 등 배터리 개발 업체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 들어 전략적 투자 건수는 10건을 훌쩍 넘는다. “M&A가 아니라 기술이전이라 한계가 명확하고, 그나마 투자 규모도 작아 효과는 미지수”라는 일각의 지적에 현대차 측은 “기술 확보 가능성이 높은 업체와 글로벌 동맹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전문가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미래차부터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까지 전 분야를 망라한다. 지난 9월 현대차 고객경험본부 스페이스이노베이션담당 상무로 폴크스바겐그룹 출신 코넬리아 슈나이더를 선임했다. 7월에는 마틴 뷔어레 BMW코리아 R&D 센터장을 전략기술본부 이사로 영입했고, BMW 고성능 브랜드 ‘M’을 담당한 토마스 쉬미에라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정 부회장은 폴크스바겐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해 기아차의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은 물론 K시리즈, 제네시스 브랜드 등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이른바 정 수석부회장이 강조해온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이다. ‘외인 임원 부대’와 ‘글로벌 동맹’을 통해 생존 방식을 찾고, 제조업 중심의 그룹에 긴장을 주겠다는 의지다. 구승환 교토산업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 내 기업을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도요타 등 일본차 업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쟁사와 협업을 활발히 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재는 영입했으나 쇄신은 더디다는 지적이다. 고질적인 관료주의 조직문화 탓에 외부 전문가 영입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안팎에선 현대차가 그동안 이어왔던 DNA를 근원적으로 바꾸는 특단의 쇄신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현대차그룹 특유의 상명하복 시스템을 우선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주요 경영진은 양적성장을 주도해온 인물들이다. 그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다양한 외부 변수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 인사에서 과감한 물갈이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포브스는 “현대차가 독일, 일본 등 경쟁회사들과 어깨를 겨누기 위해서는 진정한 글로벌 완성차회사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본사에서 영어 공용화, 외국 출신 주요 임원 영입, 해외법인의 자율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적한 국내 현안 | 지배구조·노사문제 브레이크 없애야


정 부회장에겐 풀어야 할 국내 현안도 수두룩하다. 급한 것은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 상반기에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헤지펀드 엘리엇의 집요한 공격 끝에 실패한 만큼 새로운 개편안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경영 보폭은 넓혔지만 실질적인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내놓을 개편안은 시장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엔 숙제가 늘었다. 정부가 총수 일가가 보유한 기업에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면서 당장 현대글로비스 등의 지분 처리 문제가 떠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부회장의 중요한 자금줄로 여겨져왔는데, 이번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23.29%를, 정몽구 회장이 6.71%를 보유하고 있다. 이 또한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맞춰 지분율을 낮춘 결과다.

경직된 노사문제에서 비롯되는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도 해결 과제다. 사실 현대차만큼 매년 노사문제로 허덕이는 기업도 없다.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사 간 극심한 갈등은 직접적 생산 차질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훼손 등 무형의 손실까지 발생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경직된 노사관계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회피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몰렸던 제너럴모터스(GM)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박스기사] 정의선의 말·말·말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다.”
(2018년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해 개선토록 하겠다.”
(2018년 5월 지배구조 개편 철회와 관련한 메시지에서)

“전자화되고 친환경차로 가면서 일하는 방식이나 모든 게 달라져야 한다. 의사결정 방식이나 속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ICT 업체들보다 더 ICT 업체 같은 기업이 돼야 한다.”
(2018년 1월 미국 ‘CES 2018’ 현장에서)

“도요타가 미국에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한다. (도요타만큼 수소차에서 경쟁력이 있냐는 질문에) 우린 함께 경쟁하면서도 노력하는 관계다. 사실 우린 갈 길이 멀다.”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한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간담회에서)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고객들이 원하는 걸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감성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2011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를 발표하며)

[박스기사] 현대차그룹의 핵심 경영인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 인사’는 가능할까. 올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재계 안팎에서 가장 주목하는 곳이 바로 현대차그룹이다. 지난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 취임으로 세대교체 등 파격적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관심은 현재 부회장들의 거취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단은 정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의 김용환(기획조정)·윤여철(노무·국내생산)·양웅철(연구개발총괄)·권문식(연구개발) 부회장, 현대제철의 우유철 부회장,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 등 7명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2인자로 올라서면서 기존 정 회장을 보좌하던 일부 부회장의 역할이 모호해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출신 외부 영입파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몇 해 전부터 삼성전자 출신 IT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인사는 대부분 미래차와 IT 융복합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부사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미국 AT&T, 맥킨지, 액센츄어를 거친 전략통이자 엔지니어다. 2007년 삼성전자에 합류한 이후 10년간 중장기 전략 수립 업무를 맡았고, 지난해 현대차에 합류해 미래차 융복합 부문을 다루는 전략기술연구소를 책임지고 있다. 송관웅 인포테인먼트 설계실장(이사)과 안형기 차량지능화사업부 커넥티비티실장(이사)도 삼성전자 출신 젊은 피에 속한다.

재계 안팎의 분위기는 ‘새 술은 새 부대에’이지만 기존 체제가 당분간 유지되는 선에서 인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정몽구 회장 역시 최근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리더십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면 안 된다. 과도기 리스크를 겪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대대적인 개편은 없고 예년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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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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