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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BM 인프라 서비스 총괄 김병수 상무 

레드헷과 시너지 본격화하는 IBM, 클라우드 시장 공략 속도 낸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복수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조합해 운영하는 멀티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멀티 클라우드 중에서도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주목받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THINK 2019’ 컨퍼런스에서 “지금까진 전체 애플리케이션의 20%만 클라우드로 전환했지만, 앞으로는 나머지 80%,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션 크리티컬(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앱에 클라우드 운영 모델이 적용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단일 클라우드로 모든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 더 적극적으로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BM은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해 약 39조원을 들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강자 레드헷을 인수했다. 109년 역사를 자랑하는 IBM의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경쟁사들을 물리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한국IBM 서비스사업본부인 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IS)를 총괄하는 김병수 상무를 만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상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포함한 애플리케이션 운영 및 보안을 담당하는 IS의 국내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직무를 소개 해달라.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인프라 운영 서비스를 제안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특정 업체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클라우드를 사용하며 유연한 IT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SaaS, PaaS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여러 프로그램과 응용 소프트웨어들을 쉽게 구축하고 이관할 수 있다.

사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클라우드 환경도 고도화되고 있다. 금융권의 오픈뱅킹이나 비대면 채널 확대를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이에 맞춰 클라우드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기존 클라우드가 데이터 저장이나 인프라 역할에 중점을 두었다면, 지금은 좀 더 세분화된 업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클라우드 1.0 시대에서 클라우드 2.0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공급자보다 사용자가 중심이다. 고객사들은 시장의 니즈에 24시간 대응체제를 갖추고,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더욱 전문성 있는 기술 지원이 필요해졌다.

시장의 니즈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금융, 게임, 유통, 여행, 운송 등 다양한 업계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금융업계의 경우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유통업계는 ‘반짝 세일’ 등 신속하고 막힘없는 환경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 현황은.

국내 기업들은 자체 구축 시스템(온프레미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보안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과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특히 관심이 많다. IBM은 국내 기업 환경을 고려해 컨설팅부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구축, 관리, 최적화, 유지와 보수에 이르기까지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 사례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하나금융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IT 통합시스템관리(Multivendor Support System, MVS)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해외 사례로는 싱가포르 DBS은행과 호주 웨스트팩은행이 IBM 퍼블릭 클라우드와 자체 데이터센터 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클라우드 2.0 환경에 맞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7000여 개에 달하는 클라우드 기술특허를 토대로 탄탄한 기본기가 있다. IBM이 지난 6년간 취득한 특허는 상위 경쟁사 3곳을 합친 숫자보다 많다. 또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공공기관 등 140개국에서 2만1000여 개 기업 고객의 클라우드 도입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의 최강자인 레드헷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객사 입장에선 기존 인프라에 어떤 순서로 얼마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을 것 같은데.

맞다. 그래서 IBM은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Cloud Managed Service)를 통해 기업의 사업 형태와 작업량에 따라 기존 인프라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통합해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올해 기업들의 클라우드 플랫폼 전환은 얼마나 가속화될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며, 오픈소스 기술 기반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토대다. 오픈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플랫폼 전환은 모든 기업에 위협이자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가 될 것이다.

- 김민수 기자 kim.minsu2@joongang.co.kr·사진 이원근 기자

202003호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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