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업군의 다양한 스테이지 펀딩을 진행하다 보니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투자자들과 수많은 미팅을 경험했다.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답해야 하는 질문은 5가지밖에 없었던 것 같다.첫 번째는 시장 규모다.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한 직접적인 시장 규모는 누군가가 집계해주지 않기 때문에 추정을 해야 한다. 재밌는 점은 똑같은 숫자와 로직으로 설명해도 누구는 크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작다고 느낀다. 즉, 시장 규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규모의 절대적 크기나 숫자 도출 과정의 정확성보다는, 왜 이 시장이 매력적인지 잘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두 번째는 확장성이다. 저금리에 돈이 넘치는 시장이다 보니, 얼마나 큰 시장을 타깃으로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인식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를 선호하지 않는 추세는 상당히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왔다. 인당 부가가치가 큰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세 번째는 수익성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재무제표상 영업이익과 순이익만으로 비즈니스 구조를 설명해야 했다면, 최근에는 필요하다면 수익이 발생하는 시기를 좀 더 뒤로 미루고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과정이라는 점도 공헌이익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매출에 따른 직접적 변동비의 비중이 크지 않고, 또 기본적인 고정비가 매출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기 쉽게 구조화해서 설명한다면, 수익성에 대한 질문에 효과적으로 답변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네 번째는 경쟁 상황이다. 기술이나 특허로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회사의 경쟁우위는 특정 기술이나 특허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이 질문은 경쟁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과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경쟁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즉, 지금은 경쟁사와 격차가 크지 않을지라도 추후 이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