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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의 생각 여행(36) 세계의 크리스마스 여행과 연말 단상(斷想) 

 


▎서울의 크리스마스 장식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건물 외벽 전체를 덮어서 디스플레이까지 동원한 역동적인 크리스마스 장식과 분수대의 꽃불은 너무 멋져서 길 가는 사람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즐거운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한 해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해마다 마지막 달이 되면 왠지 마음이 분주해진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2022년 새해를 맞으며 계획했던 일들도 점검해야 한다. 개인적인 새해 계획은 용두사미가 된 것도 있고, 작심삼일이 되어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도 있다. 반면 잘 실행한 일도 있어 흐뭇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업적으로도 지난 한 해 동안 회사의 경영 상태를 점검하고, 경제가 크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해 계획과 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 또 코로나 팬데믹 동안 가지 못했던 여러 송년회에도 참석해야 한다.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세계 각지의 멋진 크리스마스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평생 간직할 아름다운 추억들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여러 나라와 도시의 특징 있는 거리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평생 간직할 크리스마스 풍경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를 뒤덮은 크리스마스 꽃불이 아름다운 색을 뿜으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제일 먼저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여행을 시작해보자. 캄캄한 밤,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데 멀리서 조그만 농가의 크리스마스 꽃불 장식이 깜박깜박 보인다. 쌀쌀하지만 상큼한 공기가 코끝을 스친다. 덴마크 시골에 멀리 홀로 떨어져 있는 조그만 식당의 귀여운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정감이 가는 시골 가정집 같은 북유럽 식당에서 바삭하게 구운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즐긴다. 덴마크의 크리스마스 전통 요리로, 딱딱한 돼지 껍질 기름이 고소하다.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달짝지근한 쌀 푸딩도 먹는다. 소설 속 풍경처럼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의 한 장면이다.

덴마크에선 수도 코펜하겐 중심에서 상가가 밀집해 있는 보행자 거리를 산책하며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과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생각만 해도 무척이나 즐거운 여정이다. 이에 더해서 1843년에 개장해 디즈니랜드의 모델이 되었다는 티볼리 놀이공원(Tivoli Gardens)도 찾는다. 이곳의 크리스마스 장식과 조명은 글로는 이루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북유럽 여행을 계획한다면 11월 하순부터 12월 말까지 코펜하겐을 방문해 티볼리 놀이공원에서 안데르센의 동화 같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젖어볼 것을 ‘강추’한다.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는 개선문부터 콩코르드 광장까지 길게 뻗은 샹젤리제 거리의 양쪽 가로수를 장식한 꽃불이 크리스마스를 상징한다. 색상이 계속 바뀌는 특이한 디자인의 꽃불 장식은 보행자들을 위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쌀쌀한 겨울 날씨에 코트 깃을 올리고 머플러도 두른 채 크리스마스 꽃불이 춤추는 듯 색상이 바뀌는 낭만적인 분위기의 샹젤리제 거리를 걷는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파리의 백화점들이 매년 크리스마스 장식을 처음 소개하는 날엔 엄청난 방문객들이 아침 일찍부터 개점을 기다리다가 오픈과 동시에 우르르 몰려 들어간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멋진 크리스마스 장식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탄성을 지르며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다양한 장식 하나하나가 입이 벌어질 만큼 아름답다. 각기 다른 백화점들이 개성 넘치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뽐내며 손님을 유혹한다.

샹젤리제 옆길로 들어서면 호텔 건물의 꽃불 장식 너머로 조명등이 장식된 에펠탑이 저 멀리 보인다. 전 세계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파리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꼭 챙겨야 할 연말 여행 일정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광장에 들어선 크리스마스 마켓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각양각색의 조그만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북적거리는 시장 분위기가 마냥 재미있다. 마켓 가운데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는 장식들로 치장돼 있다. 엷은 연기가 조그만 지붕을 뚫고 솟은 굴뚝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가보니 매듭 모양으로 만든 커다란 프레츨(Pretzel) 빵을 굽고 있다. 마켓 이곳저곳에서 크리스마스 조명과 장식들이 예쁘게 반짝인다. 작은 지붕 위에 앉아 있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인형도 재미있다는 듯 마켓에 모여든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마켓에서 나와 모퉁이를 돌면 큰길가에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 가게의 창문 안으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눈사람, 눈사람 만드는 아이 등 귀여운 꼬마 인형들이 보인다. 덕분에 행복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저마다 색다른 세계의 크리스마스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앞. 광장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의 자태가 멋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선 두오모 대성당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여행을 시작해보자.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두오모 대성당 건물에 조명이 비쳐 더욱 성스럽고 웅장하게 보인다. 성당 앞 광장에 우뚝 선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꽃불 장식과 함께 멋진 자태를 뽐낸다.

두오모 광장에서 스칼라 광장(Piazza della Scala)까지 이어지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Galleria Vittorio Emanuele II)도 둘러본다. 지붕이 있는 보행자 거리는 상업 갤러리답게 상점마다 독특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놓았다. 밖으로 나와서 스칼라 오페라 극장을 지나 조금 더 가면 명품 거리인 몬테나폴레오네 입구에 다다른다. 명품 거리를 따라 걷노라면 상점마다 특색 있게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눈길을 끈다. 쇼윈도 안에 전시된 크리스마스 상품들이 너무 예뻐 걸음을 멈추게 된다. 쇼윈도에 비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신 사진에 담는다.

런던의 크리스마스 여행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다. 연말이 되면 런던 곳곳에 있는 명소들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기 때문이다. 트래펄가 광장, 피커딜리서커스, 빅벤, 국회의사당, 런던아이, 타워브리지의 풍경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특히 리젠트 스트리트를 따라 거리 양쪽의 건물을 연결하며 펼쳐진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 조명은 환상적인 디자인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바바리코트를 입고 런던 특유의 날씨와 기온을 느끼며 크리스마스 장식을 따라 걸으면 가슴속에 뜨거운 감성이 불쑥불쑥 차오름을 느낀다.

이제 미국으로 건너가보자. 뉴욕에서는 11월 말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나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야외 스케이트장이 있는 록펠러센터에서 엄청나게 큰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식이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한다. 스케이트장에서는 연인들, 부모와 아이들이 거대한 마천루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을 즐긴다. 스케이트장을 둘러싼 계단 위에는 만국기가 펄럭이고 수많은 관광객이 링크를 내려다보며 연신 사진을 찍는다.

스케이트장에서 5번가에 있는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 백화점 쪽으로 가는 통로에는 아름다운 천사들이 나팔을 불고 있는 모습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어 천국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해마다 엄청난 인파가 이곳에 모여든다. 맨해튼 중심부에는 여러 가지 크리스마스 장식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지금은 롯데그룹이 소유한 팰리스호텔 정원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트리와 실내의 거대한 계단 양옆을 따라 장식해놓은 전통적이고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이 멋지다.


▎서울의 중심에 청계천이 흐르고, 그 입구에 독특한 디자인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어우러져서 특이한 장면을 연출한다.
우리나라 서울의 크리스마스 장식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청계천 입구에 세운 특이한 디자인의 크리스마스트리는 맑게 흐르는 청계천 물줄기와 어우러져 너무도 멋지고 낭만적인 연말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리를 조금 옮겨서 시청 앞 광장으로 가면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사랑의 온도탑이 의미 있는 연말 메시지를 전한다. 소공동을 지나서 신세계백화점 앞에 도착하면 백화점 건물 전체를 덮은 멋진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이 형태를 바꿔가며 중심가를 돋보이게 한다.

하얏트호텔 앞에는 큰 나무 위를 장식한 꼬마 꽃불들이 멋지다. 로비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많은 방문객이 분주히 사진을 찍는 모습이 정겹다. 롯데호텔 바깥에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도 서울 시내 중심부에서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흥미로운 건 겨울이 없는 더운 지방의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12월에 열대지방인 태국 방콕에 도착했는데 시내 곳곳에서 대형 크리스마스 구조물과 장식이 성탄절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물론 징글벨이나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캐롤이 울려 퍼지진 않았다.

1년 내내 여름인 괌을 12월에 찾았을 때도 호텔에는 크리스마트리가 장식되어 있고, 각 층의 엘리베이터 홀 창가에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인형이 앉아 있어 눈이 즐거웠다. 내일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어디로든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나고 싶다.

존경받는 리더의 품격과 언행


▎파리의 대표적인 명품 쇼핑 공간과 리츠호텔,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석상과 시계상들이 있는 방돔 광장(Place Vendôme).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 아름답다.
2022년을 돌아본다. 지속되는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글로벌 공급망 붕괴, 엄청난 고금리와 고물가, 심각한 환율 문제, 엄중한 안보 상황, 여러 사건·사고 등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한 해를 보내고 정리하자니 어느 곳보다 복잡다단한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회상이 떠오른다.

여러 단편적인 생각이 떠오른 가운데 인간 삶의 근본에 관한『맹자(孟子)』의 사단(四端)을 다시 찾아보았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本性)은 선(善)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면서 선을 싹틔우는 4가지 단서(실마리)를 이야기한다.

첫째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으로, 인(仁)의 단서인 측은지심(惻隱之心), 둘째는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의(義)의 단서인 수오지심(羞惡之心), 셋째는 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마음으로, 예(禮)의 단서인 사양지심(辭讓之心), 넷째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마음으로, 지(智)의 단서인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측은해하는 마음(惻隱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是非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無惻隱之心이면 非人也며 無羞惡之心이면 非人也며 無辭讓之心이면 非人也며 無是非之心이면 非人也니라.

신문과 TV 등 여러 언론에 나오는 리더들의 언행이나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 퍼뜨리는 가짜뉴스와 거짓말 등을 접하면서 우리가 선진 사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근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특히 잘못된 말과 행동을 부끄러워하는 마음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을 비롯한 사단(四端)의 정신이 사회질서의 기반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특히 리딩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조직 구성원이나 국민에게 미래지향적인 희망을 구체적인 비전으로 제시하고,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구현하게 해야 한다. 더불어 실망을 주는 언행을 하지 말고 존경받을 수 있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

2022년을 시작하며 포브스코리아 1월호에도 ‘생각여행’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 매우 취약한 우리나라의 ‘식량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유비무환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했고, 그 여파로 더 많은 경제문제가 연말 분위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우리가 넘어야 할 파고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돌아보면 오일 크라이시스·블랙먼데이·IMF 경제위기·글로벌 금융위기 등 벼랑 끝까지 몰렸던 수많은 위기를 우리는 모두 잘 극복해왔다. 또다시 몰려오고 있는 위기의 파고를 우리는 여전히 극복해낼 것으로 믿는다. 물러서지 않는 용기로 어려움을 돌파하고, 희망찬 새해인 2023년을 준비하고 맞자!

“즐겁고 행복한 성탄절을 맞으시고, 희망찬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일을 모두 성취하시고 건강과 행운이 항상 깃들길 기원합니다.”

“Merry Christmas and a Happy & Prosperous New Year!”

※ 이강호 회장은… PMG, 프런티어 코리아 회장. 덴마크에서 창립한 세계 최대 펌프제조기업 그런포스의 한국법인 CEO 등 37년간 글로벌기업의 CEO로 활동해왔다. 2014년 PI 인성경영 및 HR 컨설팅 회사인 PMG를 창립했다. 연세대학교와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다수 기업체, 2세 경영자 및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영과 리더십 코칭을 하고 있다. 은탑산업훈장과 덴마크왕실훈장을 수훈했다.

202212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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