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서울 재동의 한 골목. 아직 겨울이 먼 10월 중순이었지만 바람은 을씨년스러웠다. 다닥다닥 붙어 앉은 10여채의 한옥들 사이로 눈빛이 날카로운 사내 둘이 잰걸음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영원경찰서와 종로경찰서에서 나온 형사들이었다. 골목길 양쪽의 한옥들에는 대부분 휘문고보 교원들이 살고 있었다. 수근수근 모의를 하고 난 두 사람은 골목 중간쯤에 있는 한 집의 대문을 다짜고짜 밀고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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